1. 사건의 개요
30대 남성 의뢰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1년 가까이 교제했던 여성과 헤어진 뒤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메신저로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고, 상대방이 만남과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연락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의뢰인은 우연히 상대방의 차량을 발견하게 되었고, 순간적인 충동으로 자신의 차로 그 뒤를 따라갔습니다. 짧지 않은 거리를 뒤따라간 끝에 결국 별다른 접촉 없이 상황은 종료되었지만, 상대방은 이 일을 매우 두렵게 받아들였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가 개시되었고, 의뢰인은 저를 찾아왔습니다. 상담 과정에서 저는 의뢰인에게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의뢰인은 메신저로 연락을 반복한 사실, 그리고 상대방의 차량을 따라간 사실 자체는 모두 인정했습니다. 다만 상대방을 해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순간적으로 이야기라도 나눠보고 싶은 마음에 벌어진 일이라고 했습니다.
의도와 별개로 이러한 행위는 스토킹처벌법상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실제로 상대방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 연락을 계속하는 행위는 법에서 정한 스토킹행위의 유형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의뢰인에게 사실관계를 부인하거나 축소하는 방식으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설명했고, 사실을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대응 방향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2. 변호사의 조력
이 사건에서 제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피해자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전달하는 것, 다른 하나는 법리적으로 이 사안이 처벌 대상인 '스토킹범죄'의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따져보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저는 의뢰인에게 반성문을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단순히 형식적인 사과가 아니라, 상대방이 느꼈을 두려움을 진지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 다시는 연락하거나 접근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구체적으로 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피해자 측에 연락하여 의뢰인의 반성 정도와 재발 방지 의지를 전달하고, 피해자가 원하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차분히 들었습니다.
피해자는 처음에는 강한 불안감을 호소했지만, 의뢰인이 이후 어떠한 연락이나 접근도 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는 점이 전달되면서 점차 대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저는 피해자에게 접근금지 의사를 서면으로 명확히 전달하고, 향후 어떠한 형태로도 연락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문서로 남겼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피해자는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수사기관에 밝히게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저는 법리적으로도 이 사안을 검토했습니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 등을 '스토킹행위'로, 이러한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경우를 '스토킹범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따라다니거나 지켜보는 유형의 행위는 그 속성상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당연한데, 이를 곧바로 '지속성'이 인정되는 범죄로 단정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저는 의견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의뢰인의 행위는 단 한 차례,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진 것으로, 이를 넘어서는 별도의 미행이나 접근 행위가 반복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3. 사건의 해결
수사기관은 의뢰인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내리며 불기소 결정을 했습니다. 처분 이유서에는 의뢰인이 한 차례 상대방 차량을 뒤따라간 사실은 인정되나, 이것만으로 지속성·반복성이 요구되는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어 그 밖의 스토킹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는 점이 명시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의뢰인의 행위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되는 사안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진지한 반성과 재발 방지 약속을 통해 피해자의 불안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도록 이끌어 낸 것이 결과에 크게 작용했습니다. 의뢰인에게는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었던 것 이상으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관계를 매듭짓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4. 이 사건의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스토킹범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상대방을 따라다닌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행위가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단 한 번의 미행 행위만으로는 '스토킹행위'에는 해당할 수 있어도 처벌 대상인 '스토킹범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둘째, 피해자의 의사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스토킹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형사처벌을 원하는지, 추가 피해 사실을 밝히고자 하는지에 따라 수사와 처분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 밖의 연락 내역 등을 통해 추가 스토킹행위를 입증할 자료 자체가 부족해졌고, 이는 불기소 판단에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5.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
스토킹 사건은 사실관계를 무작정 부인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진지한 반성과 재발 방지 노력을 보이고, 피해자의 불안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려는 태도가 훨씬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당사자가 직접 나서는 것보다 변호사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피해자에게도, 의뢰인에게도 안전하고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또한 스토킹범죄의 성립 요건을 정확히 이해하고, 어떤 자료를 어떻게 정리해 제출하는지에 따라 사안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행위라도 초기 대응 방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수사 초기 단계부터 충분히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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