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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우람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이른바 '시청죄'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해두려 합니다.
이 주제 관련 상담은 특정 이슈가 터질 때 한꺼번에 몰렸다가 잠잠해지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유사한 질문들이 반복되는 사이클을 그리는 편입니다. 한 번쯤 정리해두면 회원분들께서 참고하시기 좋을 것 같아 오늘 다뤄봅니다.
시청죄가 언제, 왜 생겼는지부터 짚어드리는 편이 이해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이 조항은 2020년 6월 신설되었습니다.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이른바 n번방 사건이 직접적인 계기였습니다.
그 사건에서 드러난 구조가 이렇습니다.
유료 회원 중 일부는 파일을 실제로 내려받아 소지한 상태였지만, 상당수 참여자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화면으로 보기만 하고 파일을 다운로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개정 전 법률상 '소지' 조항만으로는 이 후자에 해당하는 참여자들을 처벌할 근거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대법원 역시 소지의 개념을 "성착취물을 자신이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고 그 지배관계를 지속시키는 행위"로 엄격하게 해석해왔기 때문에, 다운로드 없이 스트리밍으로만 소비한 행위는 소지에 포섭하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신설된 것이 시청죄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5항에 '시청'이 추가되었고,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에도 같은 취지로 시청 부분이 신설되었습니다.
즉 이 조항은 처음부터 "일반적인 단순 시청자를 광범위하게 잡아들이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텔레그램 사태와 같은 대규모 성착취물 유통 구조에서 소비 최말단까지 처벌 근거를 마련해두겠다는 취지에서 신설된 조항이라고 이해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렇다면 시청죄가 시행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 실제로 단순 시청만으로 입건된 사례가 있는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시적으로 확인되는 사례는 아직 찾기 어렵습니다. 이유는 명분의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수사 실무의 한계 때문입니다.
시청 행위를 형사처벌로 이어가려면, 결국 누가 언제 어떤 콘텐츠를 시청했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특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자체가 실무적으로 상당한 벽이 있습니다.
우선 시청 기록이 서버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문제가 되는 사이트는 대체로 정상적인 로그·캐시·데이터베이스 관리 체계를 갖추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애초에 불법 콘텐츠를 유통하는 목적의 사이트들은 수사기관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로그를 남기지 않거나, 남기더라도 짧은 주기로 삭제하는 구조를 취하며, 배너 광고 비용 등으로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사이트 만들 때 공을 들이는 편이 아닙니다.
단순 스트리밍 방식으로 소비된 콘텐츠는 이용자의 기기에도 지속적으로 남지 않고, 서버 측에도 특정 이용자의 시청 이력이 결합된 형태로 축적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남는다 하더라도, 데이터 족적 정도로 남는데 휘발성이라 포렌식할 때 극히 일부만 나오는 편입니다.
두 번째로, 설령 서버 자료를 확보하더라도 그것이 특정 개인에게까지 연결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IP만으로는 실사용자를 곧바로 특정하기 어렵고, VPN이나 익명 접속이 결합되어 있으면 그 어려움은 더 커집니다.
대법원 역시 최근 판결(2023도5757 등)에서 "자신이 지배하지 않는 서버 등에 저장된 성착취물에 단순히 접근한 것만으로는 소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취지를 분명히 했는데, 이 판시 자체가 시청과 소지의 경계 문제, 그리고 접근이라는 행위 자체의 입증 어려움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명확한 고의 입증의 문제입니다.
시청죄는 조문상 "성착취물임을 알면서"라는 요건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단순히 '봤다'가 아니라 '그것이 성착취물임을 알고 봤다'는 인식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짧은 노출이나 우연한 접속, 즉시 이탈 같은 사정이 얽혀 있으면 이 고의 자체를 다투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까지 시청죄가 활발히 적용되지 못한 것은 법에 하자가 있어서가 아니라, 수사 기술과 인프라가 이 조항이 상정한 넓은 범위의 시청 행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법은 이미 존재하고, 문이 열려 있으며, 다만 그 문을 통과해 개인을 특정할 실질적 도구가 아직 성숙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래서 이 지점에서 오해가 없으셨으면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잡힌 사례가 없으니 앞으로도 안전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 절대 아니며 텔레그램 방 관련 사건에서 이미 확인되고 있듯이, 특정 사이트나 특정 방이 수사기관의 표적이 되어 서버 자료가 통째로 확보되는 순간, 그 안에서 시청·소지·반포·제작 같은 각 행위가 개별 이용자별로 특정되어 나가는 구조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또한, 시청항목으로 아예 수사를 안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특정되어 있는 윤XXX 같은 영상을 일베 등 사이트에서 댓글로 구체적으로 어떤 영상을 보았다는 등의 내용을 작성한 것을 근거로 수사한 적도 있습니다. (다만, 인지가 아닌 고발사건임.)
정리하면, 시청죄는 처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설계된 조항이고, 지금은 수사 실무의 한계 때문에 그 적용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을 뿐입니다. 이 조항의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수사 기술이 축적되고 특정 사건을 계기로 표적이 정해지면 언제든 열릴 수 있는 문이라고 이해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우람 변호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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