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자금을 썼어도 불법영득의사 없으면 무죄일까
사건 개요
회사 경리 담당자나 대표, 사업부서 직원이 급한 사정으로 법인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쓰고 나중에 다시 채워 넣거나 갚으려다가, 회사 측이나 다른 동업자로부터 업무상횡령으로 고소당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이 상담에서 가장 먼저 하는 말은 "회사를 위해 쓴 돈"이라거나 "갚을 생각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 자금에 손을 댔다는 사실 자체가 곧바로 횡령죄의 성립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나중에 갚으려 했다", "회사를 위한 지출이었다"는 해명만으로 무죄가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무에서 유무죄를 실제로 가르는 것은 인출한 액수의 크기가 아니라, 그 처분 행위에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라는 주관적 요건입니다.
결국 이런 사건은 자금을 인출·사용한 그 순간, 그 처분이 위탁받은 취지에 반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회사의 이익을 위한 정당한 업무 처리였는지를 증거로 재구성할 수 있는가에서 승패가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피고인이 업무상 임무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는지입니다(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 둘째, 문제된 처분행위가 위탁받은 취지의 범위 안에 있는 정당한 업무 집행이었는지, 아니면 그 범위를 벗어난 것이었는지입니다. 셋째, 가장 핵심적인 부분으로, 그 처분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자기 소유인 것처럼 권한 없이 처분하려는 의사—즉 불법영득의사—에 따른 것이었는지, 아니면 소유자인 회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입니다. 넷째, 유죄로 인정될 경우 이득액이 얼마인지인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에 따라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이 크게 가중되기 때문입니다.
불법영득의사는 내심의 의사이기 때문에 피고인이 부인하면 직접 증거로 밝히기 어렵고, 결국 간접사실과 정황사실을 쌓아 증명하거나 반박하는 싸움이 됩니다. 그래서 승패는 법정 진술보다 사건 당시 남아 있던 자료에서 사실상 판가름 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처분행위가 '위탁 취지'에 반하지 않았음을 객관적으로 구성하기
불법영득의사를 다투는 첫걸음은 "그 돈을 왜, 누구를 위해 썼는가"를 자료로 증명하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보관자가 자기 또는 제3자가 아니라 소유자(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처분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기준을 반복해 밝혀 왔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지출의 사업 관련성을 문서로 남깁니다.
인출 당시 결재라인의 승인 문서, 지출품의서, 거래 상대방과의 계약서·세금계산서, 사용처를 뒷받침하는 영수증과 회계 전표를 모아 지출이 회사 업무를 위한 것이었음을 시점별로 정리합니다. 사후에 급조된 자료보다 인출 당시 이미 존재했던 자료의 증명력이 훨씬 크므로, 회계 시스템과 메신저·이메일 기록까지 폭넓게 확보합니다.
2) 회사 채무의 이행이었다는 법리를 적용합니다.
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도2296 판결은, 회사에 대해 개인적인 채권을 가진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해 보관하던 회사 자금으로 자신의 채권 변제에 충당한 행위는 대표이사 권한 내의 회사채무 이행행위로서 유효하여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문제된 지출이 실제로는 회사가 부담해야 할 채무를 갚거나 회사의 정당한 지출 의무를 이행한 것이었다면, 이 법리를 근거로 처분의 성격 자체를 다툽니다.
3) 내부 절차 준수 여부를 함께 확인합니다.
이사회나 내부 결재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자체만으로 불법영득의사가 곧바로 추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절차를 지켰다는 사실은 처분이 회사의 의사에 부합했다는 강력한 반박 근거가 됩니다. 그래서 인출 당시 실제 결재권자의 구두 승인 정황, 유사 지출의 관행 등을 함께 정리해 둡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일시 사용·변제 의사'만으로는 부족한 지점을 정확히 짚어 대응하기
"나중에 갚으려 했다"거나 "다른 돈으로 메꿨다"는 해명은 실무에서 생각보다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최근 판례의 흐름을 정확히 짚어 대응 방향을 설계합니다.
1) 인출 당시의 의사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별도로 갖춥니다.
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4도6728 판결은 업무상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에 관해, 단순한 일시 사용이나 차용 의도만으로는 부족하고 반환할 의무를 무시하고 영구적으로 소유권을 배제하려는 태도가 있었는지를 전체 정황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다른 출처의 자금으로 차용금을 상환하는 행위가 있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소유권 침해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래서 사후 변제 사실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출 당시 이미 존재했던 반환계획·상환 일정·이자 지급 약정·가지급금 회계처리 등 그 시점의 의사를 보여주는 자료를 별도로 확보하는 것이 실제 방어의 핵심입니다.
2) 이득액을 다투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구간을 좁힙니다.
여러 차례에 걸친 인출이 문제 되는 사건에서는 이미 반환된 금액을 이득액에서 공제할 수 있는지, 개별 인출을 포괄일죄로 묶을지 실체적 경합으로 볼지에 따라 최종 이득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득액이 5억 원 미만으로 정리되는지, 5억 원과 50억 원 중 어느 구간에 속하는지에 따라 형량 자체가 갈리므로, 초기 단계부터 계산 근거를 세밀하게 다툽니다.
3) 검사의 엄격한 입증책임을 근거로 정황증거의 허점을 짚습니다.
불법영득의사와 같은 내심의 의사는 법관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할 수 있는 엄격한 증거로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제출된 정황증거가 추측이나 개연성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 그 허점을 조목조목 짚어 무죄추정 원칙이 적용되어야 함을 다툽니다.
결론
회사 자금을 인출하거나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곧장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처분이 위탁받은 취지에 반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회사의 이익을 위한 정당한 업무 처리였는지를 놓고 다툴 여지는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그 다툼의 승패는 법정에서의 해명이 아니라, 자금을 쓴 바로 그 순간의 의사와 목적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를 얼마나 갖추고 있는가에서 갈립니다. 지금 이런 혐의를 받고 있거나 고소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초기 단계에서 어떤 자료를 남기고 어떤 방향으로 대응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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