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채팅·SNS 통매음, 메시지 맥락이 무죄를 가른다
랜덤채팅·SNS 통매음, 메시지 맥락이 무죄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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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랜덤채팅·SNS 통매음, 메시지 맥락이 무죄를 가른다 

김강희 변호사


랜덤채팅·SNS 통매음, 메시지 맥락이 무죄를 가른다


사건 개요


랜덤채팅 앱이나 SNS 오픈채팅에서 낯선 상대와 대화를 이어가다 경찰서 출석 통지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의 사연은 대개 비슷합니다. 며칠, 길게는 몇 주에 걸쳐 서로 농담을 주고받고 때로는 야한 이야기도 오갔는데, 어느 날 갑자기 대화가 끊기더니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되었다는 통보를 받는 것입니다. 손에 들려 온 고소장이나 수사기관의 카카오톡 캡처를 보면, 정작 문제 삼은 것은 수십 통 대화 중 한두 문장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야한 이야기를 꺼낸 건 상대방이었다", "그날 이후로도 대화가 계속됐다", "장난으로 주고받은 말이었다"고 항변하지만, 캡처 한 장만 놓고 보면 일방적인 성희롱처럼 비칩니다. 실제로 랜덤채팅·SNS 통매음 사건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그 한 장의 캡처가 아니라, 그 문장이 오간 대화 전체가 어떤 흐름과 관계 속에 있었는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발성 캡처 이미지가 아니라 대화의 전체 맥락을 재구성해 제출하는 것이 이런 사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다만 랜덤채팅 앱은 대화가 일정 시간 뒤 자동 삭제되거나 상대방이 나가면 로그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 확보해 두지 않으면 방어에 쓸 자료 자체가 사라져 버립니다.


핵심 쟁점


성폭력처벌법 제13조가 정한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하려면 네 가지가 모두 인정되어야 합니다. 첫째, 자기 또는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는지(목적성)입니다. 둘째, 전화·SNS·랜덤채팅 앱 등 통신매체를 이용했는지입니다. 셋째, 그 표현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글·영상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넷째, 그 표현이 실제로 상대방에게 도달했는지입니다.

이 중 랜덤채팅·SNS 사건에서 실제로 다툼이 벌어지는 지점은 대부분 첫째와 셋째, 즉 목적성과 성적 수치심 해당성입니다. 그리고 이 두 요건은 문제 된 문장 한 줄만 떼어 놓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발신자와 상대방의 관계, 대화가 시작된 경위, 그 문장이 나오기까지의 흐름, 표현의 수위, 그리고 상대방이 그 뒤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 목적성과 수치심 해당성을 판단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바꿔 말하면, 대화의 전체 맥락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재구성해 내느냐가 곧 방어의 성패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끊어진 캡처 한 장이 아니라 '전체 대화록'을 확보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고소인이 제출한 캡처가 대화 전체 중 어느 지점을 잘라낸 것인지 확인하고, 그 앞뒤 맥락을 되살리는 것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자료를 정리합니다.

1) 대화가 삭제되기 전에 로그를 통째로 백업합니다.

랜덤채팅 앱은 상대방이 나가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화방 자체가 사라지는 구조가 흔하고, SNS 다이렉트메시지도 상대방이 대화를 삭제하면 원본을 다시 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건화 정황을 인지한 즉시 남아 있는 대화방 전체를 화면 녹화나 순차 캡처로 처음부터 끝까지 확보하고, 카카오톡이라면 대화 내보내기 기능으로 시간순 원본 텍스트를 남깁니다. 일부만 캡처하면 훗날 "본인에게 유리한 부분만 골랐다"는 반박을 받을 수 있으므로, 불리해 보이는 대목도 빼지 않고 전부 확보하는 것이 오히려 신뢰를 높입니다.

2) 대화의 시작 경위와 발화 순서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누가 먼저 성적인 뉘앙스의 말을 꺼냈는지, 상대방이 이에 어떻게 응했는지, 문제 된 문장이 전체 대화의 몇 번째 발화였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표로 정리합니다. 상대방이 먼저 유사한 수위의 표현을 보낸 이력이 있다면 그 캡처를 별도로 특정해 두고, 문제 된 발화가 상대방의 앞선 말에 대한 대응이나 장난의 연장선이었다는 흐름을 객관적으로 드러냅니다.

3) 상대방의 사후 반응을 함께 기록합니다.

그 문장 직후 상대방이 즉시 불쾌감을 표시하고 대화를 끊었는지, 아니면 이후로도 며칠간 대화가 이어졌는지는 목적성과 수치심 해당성을 다투는 데 중요한 정황입니다. 대화가 끊기지 않고 계속된 기록, 상대방이 먼저 다시 말을 건 기록이 있다면 이를 시점과 함께 정리해 둡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목적성·성적 수치심 요건을 대화의 정황증거로 다툽니다


대화록이 갖춰졌다면, 이를 근거로 성립요건 자체를 정면으로 다투는 단계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두 가지를 중심으로 방어 논리를 구성합니다.

1)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킬 목적'이 없었다는 정황을 제시합니다.

단순히 성적인 단어가 쓰였다는 사실만으로 목적성이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대화 전체를 두고 볼 때 그 발화가 상호간 주고받던 농담의 연장이었는지, 상대방의 앞선 발언에 대한 감정적 반응(분노·조롱)이었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성적으로 대상화한 것이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앞서 정리한 대화 흐름 자료를 근거로, 문제 된 발화가 성적 만족이 아닌 다른 동기(말싸움 중 홧김에 나온 말, 상대방의 도발에 대한 대응 등)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합니다.

2)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실제로 일으켰는지를 관계와 정황에 비추어 다툽니다.

이 요건은 상대방이 주관적으로 불쾌했다고 진술하는 것만으로 자동 성립하지 않고, 그 표현이 오간 관계와 대화의 흐름에 비추어 통상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만한 것이었는지를 함께 따집니다. 두 사람이 그 이전부터 유사한 성적 농담을 주고받아 온 사이였다면, 문제 된 한 문장만을 떼어 일방적 성희롱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대화록으로 뒷받침합니다. 다만 랜덤채팅·SNS 특성상 상대방이 처음부터 원치 않았음을 표시했는데도 표현 수위를 높인 경우라면 이 항변이 통하기 어려우므로, 상대방의 거부 의사 표시 여부도 대화록에서 정직하게 함께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참고로 이 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해져 있어(성폭력처벌법 제13조), 벌금형이라도 전과로 남고 신상정보 등록·고지 대상이 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초기 대응의 밀도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결론


랜덤채팅·SNS에서 시작된 통매음 사건은 캡처 한 장이 사건의 전부처럼 보이기 쉽지만, 실제 판단은 그 한 장이 어떤 대화의 흐름 속에 있었는지를 보고 이루어집니다. 대화방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랜덤채팅 앱의 특성상, 사건화 조짐을 느낀 바로 그 시점에 대화 전체를 확보해 두는 것이 방어의 첫걸음입니다.

목적성과 성적 수치심 해당성은 결국 대화의 맥락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그리고 불리한 부분까지 정직하게 재구성해 냈는가에서 갈립니다. 랜덤채팅이나 SNS 대화로 통매음 고소장을 받으셨다면, 남아 있는 대화 기록을 어떻게 정리하고 제출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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