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손해배상, 과실상계·손익상계로 왜 깎일까
건물 손해배상, 과실상계·손익상계로 왜 깎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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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

건물 손해배상, 과실상계·손익상계로 왜 깎일까 

김강희 변호사


건물 손해배상, 과실상계·손익상계로 왜 깎일까


사건 개요


인접 대지에서 신축 공사가 시작된 뒤 상가 건물 벽체에 균열이 가고 바닥이 내려앉는 사고가 드물지 않게 일어납니다. 굴착 공사를 진행하던 시공사가 지반 조사나 흙막이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인접 건물의 지반이 침하되고, 그 여파로 벽체 균열, 누수, 심하면 임차인의 계약 해지까지 이어지는 것입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수리비뿐 아니라 임대료 손실, 세입자 이탈로 인한 공실 손해까지 떠안게 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건물주가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시공사는 좀처럼 청구 금액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건물이 원래 노후화되어 있었다", "정기적인 안전점검을 소홀히 하지 않았느냐"며 건물주 측 과실을 걸고넘어지고, 또 "건물종합보험에서 이미 수리비 일부를 받지 않았느냐"며 그만큼을 배상액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상담을 오는 건물주들도 "분명히 시공사 잘못인데 왜 내 돈도 못 받고 깎이기만 하느냐"며 답답해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과실상계와 손익상계는 각각 적용 요건이 뚜렷이 다르고, 상대방이 주장한다고 그대로 인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쪽이든 요건을 제대로 다투지 않으면 받아야 할 배상액이 부당하게 깎이거나, 반대로 다투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다투다 신뢰를 잃을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 배상액을 좌우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건물주의 과실이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실제로 기여했다고 볼 근거가 있는지입니다(민법 제763조, 제396조). 둘째, 건물주가 받은 보험금 등 이익이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격의 것인지입니다. 셋째, 과실상계와 손익상계를 어떤 순서로 적용하느냐에 따라 최종 금액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이 세 가지는 서로 다른 법리이면서도 맞물려 있어, 어느 하나를 소홀히 다투면 나머지 두 가지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어도 최종 금액에서 손해를 봅니다. 그래서 배상액은 감정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 세 지점을 각각 얼마나 정교하게 다투었는가로 결정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과실상계 주장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좁히기


과실상계는 법원이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반드시 참작해야 하는 법정 사유이지만(민법 제763조, 제396조), 상대방이 주장하기만 하면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과실상계 주장에 대응합니다.

1) 과실이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실제로 기여했는지를 먼저 따집니다.

과실상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부주의가 막연히 존재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부주의가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원인으로 작용했어야 합니다. 건물이 다소 노후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침하·균열의 원인이 되지 않으며, 굴착 공사의 진동과 지반 변형이라는 별개의 원인이 개입한 이상 노후화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시공사가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할 몫입니다. 안전점검 미비를 다투려면 시공사는 '점검을 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손해'를 특정해야 하는데, 지반침하처럼 외부 요인이 압도적인 사고에서는 그 특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파고듭니다.

2) 쌍방 과실의 비중을 시공사의 주의의무 위반과 대비해 상대적으로 낮춥니다.

과실상계 비율은 가해자와 피해자 각각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를 비교해 정해집니다. 굴착·흙막이 공사에는 관련 법령과 시방기준에 따른 지반조사·계측관리 의무가 있는데, 이를 소홀히 한 시공사의 주의의무 위반은 통상 건물 관리 소홀보다 훨씬 무겁게 평가됩니다. 착공 전 지반조사 결과서, 계측관리 기록, 인근 공사 관련 민원 이력 등을 확보해 시공사의 의무 위반이 사고의 지배적 원인이었음을 부각하면, 건물주의 과실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게 인정받을 여지가 커집니다.

3) 손해액 산정 순서를 명확히 해 이중으로 깎이는 것을 막습니다.

판례는 과실이 있는 손해배상 사건에서 손익상계까지 함께 문제 되는 경우, 먼저 산정된 손해액에 과실상계를 적용한 다음 그 금액에서 손익상계를 하는 순서를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손익상계부터 반영한 금액에 다시 과실비율을 곱하면 건물주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서면 단계에서부터 산정 순서를 명확히 짚고 넘어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손익상계 대상인지 아닌지부터 가려내기


손익상계는 민법에 명문 규정은 없지만, 피해자가 손해를 발생시킨 것과 동일한 원인으로 이익까지 얻었다면 그 이익만큼 배상액에서 공제해 이중의 이득을 막는다는 공평의 원칙에서 인정되는 법리입니다. 문제는 상대방이 이 법리를 넓게 끌어다 쓰려 한다는 점입니다.

1) 보험금인지, 가해자가 지급한 돈인지부터 구별합니다.

시공사가 사고 직후 위로금이나 수리비 명목으로 직접 지급한 돈은 손해배상채무의 일부를 미리 이행한 것이므로 당연히 공제 대상입니다. 그러나 건물주가 스스로 보험료를 납입해 가입한 건물종합보험에서 받은 보험금은 성격이 다릅니다. 이 보험금은 손해를 전보할 목적으로 시공사가 지급한 것이 아니라, 건물주가 별도로 체결한 보험계약에 따라 우연한 사고를 원인으로 받은 급부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책임의 원인 행위와 '동일한 원인'에 의한 이익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2) 보험자대위와 손익상계를 혼동하지 않도록 방어합니다.

자기 비용으로 가입한 손해보험에서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상법 제682조에 따라 그 지급 범위에서 가해자에 대한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해 스스로 시공사에 구상할 수 있습니다. 즉 이중이득 문제는 보험자의 대위권 행사로 해결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지, 피해자인 건물주의 청구액을 깎는 방식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닙니다. 이 구조를 근거로 "보험금을 받았으니 그만큼 빼야 한다"는 시공사의 주장이 법리를 잘못 적용한 것임을 지적합니다.

3) 공제 대상이 되는 이익과 공제 범위를 명확히 특정해 방어선을 정리합니다.

반대로 산재보험급여나 사회보장적 급부처럼 손해 전보 목적이 뚜렷하고 법률상 대위 규정이 없는 이익은 손익상계 대상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건마다 어떤 급부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를 미리 정리해 두어야, 협상이나 소송 단계에서 상대방이 근거 없이 넓혀 주장하는 공제 항목을 초기에 차단하고 실제로 공제해야 할 항목만 정리된 상태로 협상에 임할 수 있습니다.


결론


시공사의 잘못이 명백해 보여도,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과실상계와 손익상계라는 두 갈래의 방어논리가 반드시 따라붙습니다. 이 두 법리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적용 요건과 판단 기준이 전혀 다르고, 어느 하나라도 안일하게 대응하면 정당하게 받아야 할 금액이 그대로 깎여 나갑니다.

배상액을 지키는 길은 상대방의 주장을 무조건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실상계와 손익상계 각각의 요건에 비추어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지를 정확히 가려내는 데 있습니다. 인접 공사로 건물 피해를 입었는데 상대방이 과실상계나 손익상계를 내세워 배상액을 낮추려 한다면, 그 주장이 법리에 맞는 것인지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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