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고소 후 합의금 협상, 유리한 조건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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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고소 후 합의금 협상, 유리한 조건 만드는 법 

김강희 변호사


피해자 고소 후 합의금 협상, 유리한 조건 만드는 법


사건 개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는 연락을 받거나, 고소장이 접수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나면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많은 분들이 "일단 사과하고 돈을 얼마라도 드리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상담을 받아 보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상대와 연락이 닿아 합의금을 건네고 각서까지 받았는데도 처벌을 피하지 못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적은 금액으로도 사건이 조기에 종결된 사례도 함께 존재합니다.

그 차이는 합의금의 액수가 아니라, 그 죄명에서 합의가 갖는 법적 효과가 무엇인지, 어느 시점에, 어떤 문구로 합의를 받아냈는지에서 갈립니다. 같은 "합의"라도 사건 유형에 따라 공소권 자체를 소멸시키는 합의가 있고, 형량을 낮추는 참작자료에 그치는 합의가 있습니다. 이 차이를 모른 채 협상에 나서면, 시간과 돈을 들이고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합의금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만드는 핵심은 이 사건이 합의로 무엇까지 얻어낼 수 있는 사건인지를 먼저 정확히 가리고, 그에 맞춰 시기·문구·금액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상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된 죄명이 반의사불벌죄(폭행·협박·명예훼손·과실치상 등)인지, 친고죄(모욕·사자명예훼손·비밀침해 등)인지, 아니면 둘 다 아닌 일반 범죄인지입니다. 이에 따라 합의의 법적 효력 자체가 달라집니다. 둘째, 합의를 수사 단계에서 받아내는지 기소 이후에 받아내는지입니다. 셋째, 합의서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명확한 문구로 담겼는지입니다. 넷째, 피해자가 협상 자체에 응하지 않을 때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맞물려 있어, 죄명 분류를 잘못하면 그 뒤의 협상 전략 전부가 헛수고가 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죄명별 합의 효과를 정확히 가려 협상 설계하기


이 사건이 합의만으로 처벌 자체를 막을 수 있는 사건인지, 형량 감경 자료에 그치는 사건인지를 가장 먼저 구분합니다. 이 구분에 따라 이후 협상에 들이는 시간과 문구, 우선순위가 전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1) 죄명부터 정확히 분류합니다.

폭행·존속폭행(형법 제260조), 협박·존속협박(제283조), 명예훼손(제307조), 과실치상(제266조)은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이미 기소된 뒤라도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합니다(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반면 모욕(제311조)·사자명예훼손(제308조)·비밀침해(제316조) 등은 친고죄로, 피해자의 고소 자체를 취소받으면 같은 효과가 발생합니다. 다만 고소 취소는 재고소가 금지되고, 두 유형 모두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가능합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사기·절도·성범죄 등 이 범주에 들지 않는 죄명이라면, 합의는 공소권을 없애지 못하고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 조건과 양형기준상 감경인자로만 작용한다는 전제에서 협상 우선순위를 다시 세웁니다.

2) 합의서에 반드시 넣어야 할 문구를 챙깁니다.

반의사불벌죄·친고죄에서 실무상 가장 흔한 실수는, 합의금을 주고받고 "원만히 합의했다"는 각서만 받은 채 정작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또는 "고소를 취소한다"는 문구를 넣지 않는 것입니다. 이 문구가 없으면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이를 처벌불원 의사표시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어, 합의금만 지급하고 처벌은 그대로 진행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합의서에는 합의금액과 함께 해당 사건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기재하고,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인 문장으로 담아야 합니다.

3) 합의 시점에 따라 목표를 다르게 설정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합의를 마치면 반의사불벌죄·친고죄는 애초에 공소가 제기되지 않고, 그 외 죄명이라도 검사가 기소유예 등 불기소 처분을 고려할 여지가 커집니다. 이미 기소된 뒤의 합의는 반의사불벌죄·친고죄가 아닌 한 공소권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고, 집행유예·벌금형 감경 등 양형 자료로만 반영됩니다. 그래서 사건 초기, 특히 수사기관의 처분이 내려지기 전에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같은 합의금으로도 더 큰 효과를 얻는 길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협상을 실제로 유리하게 이끄는 방법


법적 효과를 정확히 파악했다면, 다음은 그 효과를 실제로 얻어내는 협상의 기술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접촉 방식과 금액, 그리고 협상이 막혔을 때의 대안을 함께 준비합니다.

1) 직접 접촉 대신 변호인을 통한 협상 채널을 만듭니다.

피의자·피고인 본인이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면, 그 의도와 무관하게 2차 가해나 회유·압박으로 비칠 위험이 있고, 정도에 따라 별도의 형사 문제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변호인이 대리인으로 나서 접촉하고, 협상 경위와 대화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 둡니다. 이는 피해자에게도 안심 요소가 되어 협상 성사 가능성을 높이고, 수사기관·법원에도 진지하게 피해 회복을 시도했다는 정황으로 남습니다.

2) 합의금 액수를 사건 유형과 손해 정도에 맞게 설계합니다.

합의금은 정해진 시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상해 정도·재산 피해액·피해자의 처벌 의사 강도에 따라 폭넓게 형성됩니다. 지나치게 낮은 금액을 먼저 제시하면 피해자의 감정을 자극해 협상 자체가 결렬되고, 반대로 무리하게 높은 금액을 서둘러 제시하면 향후 민사소송이나 추가 요구의 근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사 사건에서 실제 인정된 배상·합의 수준과 피해자의 구체적 피해 내역을 근거로 액수의 폭을 먼저 설정한 뒤 협상에 임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안정적입니다.

3) 피해자가 응하지 않을 경우 형사공탁을 검토하되 한계를 알아 둡니다.

피해자가 연락을 받지 않거나 합의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 형사공탁 특례(공탁법 제5조의2, 2022년 12월 시행)를 활용하면 피해자의 인적사항 없이 사건번호만으로 공탁금을 예치해 피해 회복 노력을 객관적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다만 공탁은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표시와 같지 않아, 반의사불벌죄·친고죄에서 공소기각과 같은 효과를 자동으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피해자가 수령을 명백히 거부하며 엄벌을 원한다는 뜻을 밝히면 양형에서 참작되는 정도도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탁은 협상이 막힌 상황의 차선책으로 준비하되, 끝까지 직접 합의를 우선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론


합의금 협상은 얼마를 준비했느냐보다, 이 사건에서 합의가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를 먼저 아는 데서 결과가 갈립니다. 반의사불벌죄인지, 친고죄인지, 아니면 양형 자료에 그치는 사건인지에 따라 목표와 문구, 시기가 전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고소를 당한 사실을 알게 된 바로 그 시점이, 합의 전략을 세우기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합의로 어디까지 얻어낼 수 있는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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