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물 소지·시청 혐의, 다운로드 경위가 무죄를 가른다
불법촬영물 소지·시청 혐의, 다운로드 경위가 무죄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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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불법촬영물 소지·시청 혐의, 다운로드 경위가 무죄를 가른다 

김강희 변호사


불법촬영물 소지·시청 혐의, 다운로드 경위가 무죄를 가른다


사건 개요


수사기관이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한 뒤 "불법촬영물이 다수 발견됐다"며 소환 통보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정작 당사자는 특정 영상을 콕 집어 구한 기억이 없습니다. 웹하드나 토렌트, 텔레그램 채널에서 대량으로 파일을 내려받아 폴더째 쌓아 두었을 뿐, 그 안에 성폭력처벌법이 정한 불법촬영물이 섞여 있었는지조차 몰랐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사 단계에서는 "몰랐다"는 말이 곧바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포렌식 보고서에 파일 목록과 해시값, 생성·접근 일시가 나열되면 그 자체로 소지의 정황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당사자는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정작 자신이 그 순간 무엇을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스스로 증명할 방법을 모르는 채 조사에 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불법촬영물 소지·시청 혐의는 파일이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되지 않습니다. 이 죄는 그 파일이 불법촬영물임을 인식하면서 소지·시청했는지를 요건으로 하는 고의범이고, 그 인식 여부는 다운로드 경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재구성해 소명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발견된 파일이 성폭력처벌법 제14조가 정한 촬영물—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의사에 반해 유통되는 것—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둘째, 그 파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했다는 사실관계가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즉 브라우저가 자동으로 남긴 캐시·썸네일과 당사자가 인식하고 보관한 파일이 구분되는지입니다. 셋째, 가장 중요한 고의—파일을 내려받거나 열어 볼 당시 그것이 불법촬영물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는지입니다. 넷째, 압수수색이 영장에 기재된 범위 안에서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입니다. 다섯째,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형량과 처분이 어느 선에서 정해지는지입니다.

같은 법 제14조 제4항은 제1항(촬영)·제2항(반포 등)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촬영·반포 행위(제1항·제2항,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보다 형이 가볍게 설계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사안으로 넘길 문제는 아닙니다. 결국 이 다섯 지점 중 어느 하나라도 검찰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하지 못하면 무죄 또는 불기소로 갈 수 있고, 그 승패는 수사 초기 진술과 다운로드 경위를 얼마나 정교하게 재구성했는가에서 사실상 결정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인식 없는 다운로드"임을 소명 — 고의 요건을 정면으로 다투기


이 죄는 과실범이 아니라 고의범입니다. 아무리 많은 파일이 발견되어도, 그것이 불법촬영물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소지·시청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인식 여부를 재구성합니다.

1) 다운로드 경위를 파일 단위로 재구성합니다.

포렌식 보고서의 파일 목록만 보면 모든 파일이 같은 무게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개별 검색 후 특정해 내려받은 파일과 압축 폴더·토렌트 묶음 안에 섞여 딸려 온 파일은 성격이 다릅니다. 검색어 기록, 다운로드 링크의 게시물 제목, 폴더 구조, 압축 해제 여부를 파일별로 대조해 어떤 파일이 특정 검색의 결과였고 어떤 파일이 대량 묶음 속에 있었는지를 구분해 정리합니다. 이 재구성이 촘촘할수록 "이 파일만은 몰랐다"는 주장이 막연한 진술이 아니라 기록에 근거한 소명이 됩니다.

2) '시청' 여부를 재생 기록으로 검증합니다.

단순히 폴더에 들어 있었다는 것과 실제로 재생해 본 것은 법적으로 다른 문제입니다. 미디어 플레이어의 재생 이력, 파일별 최종 접근 일시, 썸네일 캐시의 생성 시점 등을 대조해 실제 시청 여부를 가려냅니다. 자동 생성된 썸네일이나 인덱싱 캐시는 당사자가 능동적으로 시청한 흔적과 구별되므로, 이 차이를 포렌식 자료로 뒷받침하면 시청이라는 구성요건 자체를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3) 촬영물의 '성폭력처벌법상 요건' 해당성을 검토합니다.

제14조가 규율하는 촬영물은 아무 성적 영상이 아니라, 촬영대상자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했거나 사후 동의 없이 유통되는 영상이어야 합니다. 발견된 파일 중 상당수가 이 요건을 충족하는지, 아니면 이미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성인물이거나 대상자를 특정할 수 없는 영상인지를 개별적으로 검토해, 혐의 대상 파일의 범위 자체를 좁히는 작업을 함께 진행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압수수색 절차와 파일별 개별 판단으로 실질적 방어선을 만들기


고의를 다투는 것과 별개로, 수사 절차와 처분 단계에서도 실질적으로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1) 압수수색의 적법성과 범위를 다툽니다.

영장은 대개 특정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로 압수 범위를 한정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별건 수사 중 우연히 발견된 파일까지 포괄적으로 압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장 기재 범위를 벗어난 전자정보 압수는 위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이 배제될 수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압수 경위와 영장 기재 사항을 대조해 절차 위법 여부를 먼저 점검합니다.

2) 파일 개수·내용별로 개별 판단을 구합니다.

수백 개의 파일이 일괄로 혐의에 포함되어 있어도, 그중에는 중복 파일, 손상되어 재생되지 않는 파일, 확장자만 영상인 빈 파일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하나하나 가려내 실질적으로 소지·시청이 인정될 수 있는 파일의 범위를 최소화하면, 혐의 자체의 무게와 이후 양형에서의 유불리가 크게 달라집니다.

3) 양형 자료를 조기에 준비합니다.

혐의를 다투기 어려운 파일이 일부 남더라도, 초범인지, 파일을 스스로 삭제했는지, 재발 방지를 위한 상담·교육 이수 여부, 수사에 협조한 정도 등은 기소유예나 약식명령, 집행유예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 자료가 됩니다. 수사 초기부터 이런 자료를 준비해 두어야 처분 단계에서 불필요하게 무거운 결과를 받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결론


불법촬영물 소지·시청 혐의는 파일이 발견됐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파일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실제로 시청했는지, 어떤 경위로 내 기기에 들어왔는지가 결과를 가르는 사건입니다. 소환 통보를 받은 뒤 뒤늦게 기억을 되짚기보다, 통보를 받은 그 순간부터 다운로드 경위와 파일별 접근 기록을 정리해 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같은 포렌식 자료를 두고도 누가 그것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따라 혐의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지금 이런 통보를 받으셨다면, 다운로드 경위와 인식 여부를 어떻게 소명할지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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