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자금 횡령, 대표냐 직원이냐로 대응이 달라집니다
사건 개요
회계 마감을 하다가, 혹은 은행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에 회사 계좌의 이상한 흐름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리 담당 직원이 몇 년에 걸쳐 조금씩 빼돌린 금액이 쌓여 억대가 되어 있거나,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이 이사회 승인 없이 법인 계좌에서 개인 용도로 자금을 인출해 온 정황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대표자 입장에서는 "우리 회사 돈인데 당연히 형사고소하고 민사로 다 받아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 돈을 빼낸 사람이 직원인지, 아니면 이사·대표이사인지에 따라 청구의 법적 근거와 절차가 상당히 달라집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회사들을 보면, 형사 고소만 서둘러 넣고 민사적 회수 전략은 손대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사이 가해자는 재산을 미리 처분하거나 명의를 옮겨 두고, 정작 유죄판결이 확정된 뒤에는 회수할 재산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을 맞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회사 자금을 임의로 소비한 대표·직원에게는 형사상 업무상횡령죄 책임과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청구의 뿌리가 되는 법 조항이 가해자의 지위에 따라 달라지고, 그 차이를 처음부터 정확히 세워야 회수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자금을 가져간 사람이 회사 재산을 업무상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는지, 그리고 반환을 거부하거나 임의로 소비한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는지입니다(형법 제356조 업무상횡령). 둘째, 횡령·배임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인지 50억 원 이상인지입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되므로, 이 액수 산정이 형사 대응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셋째, 민사 손해배상을 어떤 조항에 근거해 청구할 것인지입니다. 가해자가 이사·대표이사라면 상법 제399조(회사에 대한 책임), 단순 직원이라면 민법 제750조(불법행위)가 근거가 되고, 두 경우 입증해야 할 사실관계와 방어 논리가 다릅니다.
이 세 가지는 순서대로 맞물려 있어, 이득액 산정과 지위 확정이 먼저 끝나야 형사 고소장의 죄명과 민사 청구원인이 정확히 설계됩니다. 초기에 이를 흐릿하게 두면, 수사기관도 혐의를 좁혀 보기 어렵고 민사에서도 청구 자체가 흔들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횡령의 정황을 증거로 확정하고, 재산을 먼저 묶어 둡니다
가장 먼저 무너지기 쉬운 지점은 "얼마를, 어떻게 가져갔는가"를 증거로 특정하는 일입니다. 대표자가 심증만으로 형사 고소를 넣으면 수사기관도 혐의를 구성하기 어렵고, 그사이 가해자에게는 재산을 정리할 시간만 주어집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세웁니다.
1) 자금 흐름을 계좌·전표 단위로 재구성합니다.
법인 계좌 거래내역, 법인카드 사용명세, 지출결의서와 세금계산서, 회계 프로그램의 전표 기록을 대조해 정상적인 업무 지출과 사적 유용을 구분합니다. 특히 소액이 오랜 기간 반복된 사안이라면 개별 건이 아니라 전체 기간을 하나의 표로 정리해, 합산 이득액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억 원 또는 50억 원 구간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부터 계산해 둡니다. 이 액수에 따라 형량 구간과 공소시효(업무상횡령 10년, 무기징역이 가능한 50억 원 이상 구간은 15년까지)가 달라지기 때문에, 산정 오차는 곧 전략 오차로 이어집니다.
2) 형사 고소와 동시에 재산 가압류를 신청합니다.
횡령 사실이 드러난 순간, 가해자는 자신의 부동산·예금·차량 명의를 정리할 유인이 가장 큰 시점에 있습니다. 그래서 고소장 접수와 병행해 가해자 명의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해 처분을 묶어 둡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을 통해 자금이 흘러간 최종 경로(제3자 명의 계좌, 부동산 취득 등)를 밝혀내는 데도 협조하여, 은닉된 재산까지 회수 범위 안에 넣을 근거를 마련합니다.
3) 이사회·감사 절차 위반 여부를 함께 정리합니다.
가해자가 대표이사·이사라면, 그 지출이 이사회 승인이나 내부 결재 절차를 거쳤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지출이라는 사실은 업무상횡령의 불법영득의사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뒤에서 다룰 상법상 이사 책임을 구성하는 핵심 사실이 되므로 형사·민사 양쪽에서 쓰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가해자의 지위에 맞추어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를 다르게 설계합니다
형사 절차만으로는 회사가 입은 손해 자체가 회복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같은 금액을 가져갔더라도 가해자가 대표이사인지 일반 직원인지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를 세우는 방식이 달라야 실제로 회수까지 이어집니다.
1) 대표이사·이사라면 상법 제399조로 회사의 청구권을 세웁니다.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임무를 게을리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면,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상법 제399조 제1항). 회사 자금을 임의로 유용한 행위는 이사의 선관주의의무·충실의무 위반에 해당하므로, 형사상 업무상횡령죄 성립 여부와 별개로 이 조항을 근거로 회사가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대표이사가 이 청구를 미루거나 다른 이사들과의 관계 때문에 소극적이라면,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을 가진 주주가 회사에 소 제기를 서면으로 청구하고, 회사가 30일 안에 응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직접 이사 책임을 추궁하는 대표소송(상법 제403조)도 함께 검토합니다.
2) 일반 직원이라면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와 신원보증 책임을 함께 검토합니다.
이사 지위가 없는 경리·재무 담당 직원이 가해자라면 상법 제399조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민법 제750조의 일반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청구 구조를 세웁니다. 이때 입사 당시 신원보증서를 받아 둔 경우라면 신원보증인에게도 배상 범위 안에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함께 검토합니다. 다만 신원보증인의 책임은 피용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손해로 한정되고, 회사가 그 직원의 업무 내용이나 근무지 변경을 신원보증인에게 통지하지 않은 경우 책임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통지 이력까지 함께 확인합니다.
3) 배상명령과 소멸시효를 관리해 회수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업무상횡령·배임죄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의 배상명령 대상범죄에 해당하므로, 별도 민사소송 없이 형사 공판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해 신속히 집행권원을 확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사안이 복잡해 배상명령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통상의 민사소송으로 넘어가야 하므로, 처음부터 두 절차를 함께 준비합니다.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하므로(민법 제766조), 협상이 길어지는 사이 시효가 임박하지 않는지도 함께 점검합니다.
결론
회사 자금에 이상이 감지되는 순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 자금 흐름을 증거로 확정하고 가해자의 재산을 묶어 두는 일입니다. 그다음 단계는 가해자가 대표이사·이사인지 일반 직원인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법 조항 위에서 설계해야 회수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올라갑니다.
같은 횡령이라도 지위에 따라 청구의 뿌리가 달라진다는 점을 놓치면, 형사 고소는 성공해도 정작 회사가 입은 손해는 회복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지금 회사 자금에 의심스러운 흐름이 있다면, 가해자의 지위와 이득액부터 정리해 형사·민사 대응의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