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인 줄 몰랐다면,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방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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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통장인 줄 몰랐다면,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방어법 

김강희 변호사


대포통장인 줄 몰랐다면,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방어법


사건 개요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신용등급 조회용" 또는 "대출 심사용"이라며 통장과 체크카드,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문자나 게시글을 받아 본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큰 의심 없이, 혹은 몇만 원에서 몇십만 원의 사례비를 받고 넘겼다가 몇 주 뒤 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를 받고 나서야 그 통장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인출하는 데 쓰인 대포통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실제로 상당히 많습니다.

본인은 사기 조직과 무관하고, 그저 급전이 필요해서 혹은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통장을 넘겼을 뿐이라고 억울해하지만, 수사기관은 이 상황을 그렇게 단순하게 보지 않습니다. 통장을 넘긴 행위 자체로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가 성립할 수 있고, 여기에 더해 그 통장이 보이스피싱에 쓰였다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고 판단되면 사기방조 혐의까지 얹혀 조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통장을 넘긴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어떤 경위로 넘겼는지, 그리고 보이스피싱에 쓰일 것을 인식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조문과 최종 처분 수준은 크게 달라집니다. 이 차이는 수사 초기 단계에서 진술과 증거를 어떻게 정리해 두는가에서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처분 수준을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접근매체(통장·카드·비밀번호)를 넘긴 행위가 소유권·처분권을 확정적으로 넘긴 '양도'인지, 아니면 잠시 맡기거나 되돌려 받기로 한 '대여'에 그친 것인지입니다(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둘째, 그 과정에서 대가를 수수·요구·약속했는지, 그 액수와 명목이 무엇이었는지입니다. 셋째, 넘길 당시 이 통장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이용될 것을 인식(미필적 고의 포함)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 있는지—이것이 사기방조 혐의로 확대되는지를 가릅니다. 넷째, 초범인지, 통장을 넘긴 경위가 자신도 속은 것인지, 수사에 협조했는지 등 정상참작 사유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했는지입니다.

이 네 지점은 서로 맞물려 있어서, 앞의 두 가지가 어떻게 정리되는가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지고, 뒤의 두 가지가 어떻게 소명되는가에 따라 기소유예·구약식·집행유예 같은 최종 처분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전자금융거래법위반 자체의 성립 요건을 다투기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통장을 넘긴 행위가 법이 정한 처벌 대상 행위 중 정확히 무엇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은 제6조 제3항 제1호를 위반해 접근매체를 양도·양수한 자와, 제2호·제3호를 위반해 대여받거나 대여, 보관·전달·유통한 자를 모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처벌 대상이라는 점은 같더라도,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사실관계 구성과 양형 판단의 근거가 달라지므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건을 재구성합니다.

1) '양도'와 '대여'를 구분해 사실관계를 다시 세웁니다.

대법원은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의 '양도·양수'란 양도인의 의사에 따라 접근매체의 소유권 내지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받는 것을 의미하고, 단순히 대여받거나 일시적인 사용을 위해 위임받는 행위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1도6965 판결). 통장을 되찾아 오기로 약속했는지, 카드나 비밀번호만 일시적으로 넘겼는지, 언제까지 사용하고 반환하기로 했는지 등 당시 정황을 문자·통화 내역으로 재구성해, 실제 행위가 어느 조문의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명확히 합니다.

2) 대가 수수의 유무와 액수를 정확히 확인합니다.

접근매체 양도·대여가 처벌 대상이 되려면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한 사정이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속아서 넘긴 경우인지, 소액의 '수고비' 명목으로 받은 돈이 실제로 접근매체 제공의 대가였는지, 아니면 별개의 명목(대출 실행을 위한 형식적 절차 등)으로 오인했는지를 계좌 입출금 내역과 대화 기록으로 특정해, 사실관계를 정확한 형태로 정리합니다.

3) 초기 진술이 왜곡되지 않도록 조사 단계부터 관여합니다.

이런 사건은 초기 경찰 조사에서 통장을 넘긴 경위를 애매하게 진술하면, 이후 정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통장을 요구받은 경위, 상대방과 주고받은 메시지, 대가 지급 시점을 시간순으로 정리한 진술서를 준비해 조사에 임하도록 해, 조서에 실제와 다른 내용이 남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사기방조 혐의로 확대되지 않도록 미필적 고의를 차단하기


전자금융거래법위반보다 실제로 더 무겁게 다뤄지는 것이 사기방조 혐의입니다. 형법상 방조범은 정범의 범행을 쉽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처벌되며(형법 제32조), 통장을 넘긴 상대가 보이스피싱 조직이었다는 것을 넘길 당시 확정적으로 몰랐더라도, 그럴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넘겼다면(미필적 고의) 방조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인식 가능성을 부정하는 정황을 구체적으로 모읍니다.

수사기관은 대가 액수가 크거나, 요구 명목이 부자연스럽거나, 통장을 여러 번 개설해 넘긴 이력이 있으면 인식이 있었다고 추정합니다. 반대로 대출 심사·신용조회 등 그럴듯한 명목으로 접근했다는 문자·게시글 캡처, 대가가 소액이었다는 입금 내역, 통장을 넘긴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계좌 개설 이력 등은 인식이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자료가 됩니다. 이런 자료를 조사 전에 미리 정리해 제출합니다.

2) 조직과의 공모 관계가 없었음을 소명합니다.

사기방조가 인정되려면 정범인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을 인식하면서 도왔다는 점이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조직 구성원과 대면 없이 비대면 메신저로만 접촉했는지, 통장 요구 이후 추가로 지시를 받거나 역할을 부여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 단순히 속아서 통장 한 번을 넘긴 것과 조직적 범행에 가담한 것이 다르다는 점을 사실관계로 구분합니다.

3) 처분 단계의 선처 요소를 조사 초기부터 준비합니다.

초범인지, 받은 대가를 자진 반환하거나 공탁했는지, 수사에 성실히 협조했는지는 기소유예·구약식·집행유예 여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사정은 재판 단계에 가서 준비하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아, 수사 초기부터 관련 자료를 갖추어 처분권자가 판단할 시점에 곧바로 제출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결론


대포통장 관련 사건은 "통장을 넘긴 것은 사실이니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는 순간, 정작 다퉈볼 수 있는 부분—양도인지 대여인지, 대가가 있었는지, 보이스피싱을 인식했는지—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채 조사가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이 네 가지 지점을 수사 초기부터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리해 소명했는가에 따라 적용 법조와 최종 처분이 달라집니다. 출석요구서를 받았거나 이미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진술하기 전에 경위를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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