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인 중 행방불명자가 있다면 — 재산분할 진행법
사건 개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남은 형제들이 모여 재산을 정리하려는데, 그중 한 사람과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경우가 있습니다. 젊어서 집을 나가 소식이 끊겼거나, 해외로 나간 뒤 주소도 전화번호도 알 수 없게 된 형제자매입니다. 나머지 상속인들은 "그 사람 몫은 나중에 챙겨 주기로 하고, 우리끼리 먼저 나누면 안 되느냐"고 묻곤 합니다.
그러나 상속재산분할은 공동상속인 전원이 참여해야 성립하는 협의입니다(민법 제1013조 제1항, 제2항이 준용하는 제269조). 상속인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빠진 채 나머지끼리 도장을 찍은 분할협의서는 처음부터 무효입니다. 행방불명인 사람의 몫을 비워 두거나 나머지끼리 임의로 등기까지 마쳤다 해도, 훗날 그 상속인이 나타나면 분할 자체의 효력이 통째로 다투어질 위험이 남습니다.
그래서 상속인 중 일부가 소재불명일 때 필요한 것은 "그 사람만 빼고 진행"하는 편법이 아니라, 그 사람의 법적 지위를 절차 안으로 끌어들이는 별도의 조치입니다. 어떤 조치가 맞는지는 행방불명 기간과 생사 확인 가능성에 따라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안에서 실제로 갈림길이 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행방불명 상속인의 생사불명 기간이 실종선고의 요건인 5년(보통실종) 또는 1년(특별실종)을 채웠는지입니다(민법 제27조). 둘째, 기간을 채우지 못했다면 그 상속인을 대신할 부재자 재산관리인을 세우고, 그 관리인이 분할협의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법원의 권한초과행위 허가(민법 제25조)를 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셋째, 협의로 끝내 정리되지 않을 경우 상속재산분할심판으로 넘어가되, 행방불명 상속인에 대한 송달을 어떻게 적법하게 갖추는지입니다.
이 세 지점은 순서대로 이어져 있습니다. 생사불명 기간이 실종선고 요건에 못 미치면 재산관리인 트랙으로 가야 하고, 재산관리인의 허가마저 여의치 않으면 결국 법원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어느 트랙을 타든 공통되는 것은, 행방불명 상속인을 빼고 가는 방법은 없고 대신할 주체를 세우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부재자 재산관리인을 세워 협의분할의 당사자를 갖추기
생사불명 기간이 아직 실종선고 요건에 못 미친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행방불명 상속인을 대신할 사람을 절차 안으로 들이는 것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부재자 재산관리인 선임을 먼저 신청합니다.
행방불명 상속인의 최후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이해관계인(공동상속인) 자격으로 재산관리인 선임을 청구합니다(민법 제22조).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말소자 초본, 마지막 연락 시점과 그 이후 백방으로 소재를 확인해 본 경위를 정리한 소명자료를 함께 냅니다. 법원은 신청이 이유 있다고 판단하면 관리인을 선임하고, 관리인에게 재산목록 작성 등 직무를 지웁니다(민법 제24조).
2) 이해상반 문제를 고려해 관리인 후보를 정합니다.
여기서 자주 놓치는 대목이 있습니다. 공동상속인 중 한 명이 스스로 부재자의 재산관리인이 되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그 사람 역시 같은 상속재산을 나누어 받을 이해관계인이므로 부재자와 이해가 상반됩니다. 법원은 이런 이해상반을 이유로 상속인이 아닌 친족이나 변호사 등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신청 단계에서부터 이해관계 없는 후보를 준비해 두면 선임이 지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관리인의 권한초과행위 허가를 별도로 받습니다.
관리인이 선임되었다고 곧바로 분할협의에 도장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인은 원칙적으로 재산의 보존·이용·개량 행위만 할 수 있고, 상속재산분할협의처럼 처분의 성격을 갖는 행위를 하려면 가정법원의 권한초과행위 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합니다(민법 제25조). 이 허가 없이 이루어진 분할협의는 무효로 다루어지므로, 협의안을 확정하기 전에 반드시 허가 심판부터 받아 두어야 합니다. 법원은 허가 여부를 심사할 때 분할안이 부재자의 법정상속분에 부합하는지, 부재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지 않은지를 살피므로, 처음부터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한 안을 준비하는 쪽이 허가를 받기에 유리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실종선고와 심판분할로 근본적으로 매듭짓기
재산관리인 트랙은 관리인의 임기 내내 매 처분마다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남습니다. 생사불명 기간이 요건을 채웠거나 협의 자체가 막힌 상황이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 더 근본적으로 정리합니다.
1) 생사불명이 5년(특별실종은 1년)을 넘었다면 실종선고를 검토합니다.
전쟁·선박 침몰·항공기 추락 등 사망의 원인이 될 위난을 당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실종으로, 생사불명이 5년간 계속되어야 요건을 채웁니다(민법 제27조 제1항). 이해관계인인 공동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실종선고를 청구하면, 법원은 일정 기간 공고를 거쳐 선고 여부를 정합니다. 선고가 확정되면 그 상속인은 실종기간이 만료한 시점에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고(민법 제28조), 그의 상속분은 대습상속인 또는 그의 상속인에게 넘어가 분할협의의 새 당사자가 정해집니다. 재산관리인을 매번 법원 허가 아래 움직이게 하는 것보다, 당사자 자체를 확정 짓는 이 방법이 장기적으로 더 깔끔합니다.
2) 협의가 막히면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합니다.
협의로 정리되지 않거나 재산관리인의 허가가 계속 지연된다면, 공동상속인 전원을 상대방으로 하는 상속재산분할심판을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13조 제2항에 따른 마류 가사비송사건). 행방불명 상속인에게 재산관리인이 선임되어 있다면 그 관리인이 심판절차의 상대방 지위를 받고, 주소를 알 수 없어 통상의 송달이 불가능하면 공시송달(민사소송법 제194조)로 절차를 진행합니다. 법원은 기여분·특별수익 등을 심리해 각자의 구체적 상속분을 정하고 그에 따라 분할 방법을 정합니다.
3) 실종선고가 나중에 취소될 가능성도 함께 대비합니다.
실종자가 살아서 돌아오거나 다른 시점에 사망한 사실이 증명되면 법원은 실종선고를 취소합니다(민법 제29조). 이 경우 취소 전에 선의로 이루어진 분할협의나 처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관련자가 실종자의 생존 사실을 알면서도 분할을 진행한 경우라면 그 부분은 보호받지 못하고 반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협의 당시 확보한 심판문·허가서·소명자료는 분할이 끝난 뒤에도 폐기하지 않고 보관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론
상속인 중 누군가와 연락이 끊겼다는 사정은 나머지 상속인들이 그 몫을 빼고 재산을 나눌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사람의 법적 지위를 어떻게 절차 안으로 들여올지부터 정해야, 나머지 협의도 흔들리지 않는 토대 위에 설 수 있습니다.
생사불명 기간이 짧다면 부재자 재산관리인 선임과 권한초과행위 허가로, 기간이 길어졌다면 실종선고나 상속재산분할심판으로 방향이 갈립니다. 지금 상속인 중 행방불명된 사람이 있어 분할이 멈춰 있다면, 어느 트랙이 우리 사안에 맞는지부터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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