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부존재확인 소송 — 근저당권자의 확인의 이익
유치권부존재확인 소송 — 근저당권자의 확인의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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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권부존재확인 소송 — 근저당권자의 확인의 이익 

강대현 변호사

부동산 경매를 신청한 근저당권자 입장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상황 중 하나는, 경매개시 이후 누군가 유치권을 신고하며 건물을 점유하고 있다고 나서는 경우입니다. 유치권 신고가 붙으면 입찰인들은 낙찰받아도 점유자에게서 곧바로 건물을 넘겨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응찰을 꺼리고, 그 결과 매각가가 크게 낮아져 근저당권자가 배당받을 몫도 함께 줄어듭니다. 문제는 근저당권자가 그 건물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소유자가 아니므로 점유자를 상대로 건물명도를 구할 지위 자체가 없고, 그렇다고 유치권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른 채 경매를 지켜만 볼 수도 없는 처지에 놓입니다. 이럴 때 근저당권자가 쓸 수 있는 소송이 바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이며, 이 글에서는 근저당권자에게 정말 이 소송을 낼 자격, 즉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있다면 소송에서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유치권, 왜 근저당권자를 불안하게 만드나 — 인도거절권과 낙찰가 하락

민법 제320조에 따른 유치권은 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그 물건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근저당권과 달리 등기부에 나타나지 않고 오직 점유만으로 성립·공시된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등기부를 아무리 꼼꼼히 확인해도 유치권의 존재 자체는 알 수 없고, 경매기록상 유치권 신고가 접수된 뒤에야 비로소 그 존재를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신고가 들어오면 실무적으로 상황이 크게 달라집니다.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담보권 실행경매에는 같은 법 제268조에 의해 준용)에 따르면 유치권자는 매수인에게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청구할 수는 없지만, 변제받을 때까지 목적물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입찰을 검토하는 사람들은 낙찰 후에도 유치권자와 별도로 돈을 지급하거나 협의해야 건물을 넘겨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입찰가를 낮춰 부르게 되며, 그 결과 매각가가 실제 가치보다 크게 낮게 형성됩니다. 근저당권자가 신청한 경매에서 매각가가 낮아지면 배당재원 자체가 줄어들어 근저당권자의 배당액 감소로 곧바로 이어집니다.

유치권 신고는 등기부에 남지 않지만, 그 존재는 낙찰가와 배당액을 실질적으로 좌우한다.

확인의 소의 요건과 근저당권자의 확인의 이익 — 소유자가 아니어도 소를 낼 수 있는 이유

확인의 소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그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됩니다. 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9다247385 판결은 이 확인의 이익이 법원이 당사자의 주장과 무관하게 직접 살펴야 하는 직권조사사항이며, 사실심 변론이 끝난 뒤에 요건이 갖춰지거나 흠결되더라도 상고심에서 이를 참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송 내내 다퉈질 수 있는 요건이라는 뜻입니다.

근저당권자가 이 요건을 충족하는지는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99409 판결이 정리해 두었습니다. 유치권자는 경락인(매수인)에게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청구할 수 없지만 변제받을 때까지 목적물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어, 입찰인들이 이를 고려해 낮은 가격에 입찰하게 되고 그에 따라 경매목적 부동산이 낮은 가격에 낙찰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 우려는 근저당권자의 법적 지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사유로 인정되고, 근저당권자는 소유자가 아니어서 건물명도소송을 낼 지위조차 없다는 점까지 더해져, 판례는 근저당권자에게 유치권부존재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 근저당권자는 소유자가 아니므로 건물명도소송을 제기할 지위가 없다.

  • 유치권 신고로 낙찰가·배당액이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불안이 현존한다.

  • 확인판결로 그 불안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

경매개시결정 이후 취득한 유치권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 압류의 처분금지효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은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그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러한 점유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해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이 정한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점유자는 그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이 판례가 실무에서 갖는 의미는 명확합니다. 유치권이 성립했는지를 따지기 전에, 점유를 시작한 시점과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일의 선후관계부터 확인하는 것이 근저당권자가 가장 먼저 점검할 사항이라는 것입니다. 등기부등본상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일, 그리고 집행법원의 현황조사서·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된 점유 조사 시점을 비교해 점유 개시가 그 이후였다는 사실 하나만 증명해도 유치권 전부를 무너뜨릴 수 있어, 소송에서 가장 강력하고 명료한 공격 지점이 됩니다.

근저당권보다 늦게 성립해도 유치권이 앞선다 — 함정이 되는 구조

위 2005다22688 판결은 한 가지를 더 명시했습니다. 이러한 법리는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설정 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근저당권이 등기부상 먼저 설정되어 있었더라도, 압류(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되기 전에만 점유를 시작해 유치권을 취득했다면 그 유치권은 매수인에게 그대로 대항력을 가집니다.

이 구조가 근저당권자에게 특히 위협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등기부상으로는 후순위에 해당하는 유치권이, 경매절차에서 유치목적물의 인도를 거절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선순위 근저당권보다 먼저 회수를 시도하는 효과를 낳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 소송에서는 유치권이 정말 요건대로(점유·견련성·변제기 도래) 성립했는지가 다툼의 핵심이 되고, 요건이 흠결되었거나 애초에 허위였다면 부존재확인 소송으로 이를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가정을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근저당권이 2020년에 설정되고 그로부터 한참 뒤인 2024년에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이루어졌는데, 공사업자가 그 기입등기보다 앞선 2024년 초에 건물 점유를 넘겨받아 유치권을 취득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유치권은 근저당권보다 훨씬 늦게 생겼는데도 압류 이전에 성립했다는 이유만으로 매수인에게 대항력을 가지며, 근저당권자보다 사실상 먼저 회수를 시도할 수 있는 지위에 서게 됩니다. 근저당권자 입장에서는 등기부상 순위를 아무리 앞서 확보해 두어도 이런 결과를 막지 못하므로, 점유 개시 시점과 채권의 실체를 직접 다투는 것 외에는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습니다.

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증명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유치권부존재확인 소송은 소극적 확인소송의 구조를 따릅니다.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84971 판결과 앞서 본 2013다99409 판결은 모두, 원고가 먼저 청구를 특정해 채무발생원인 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면 그 다음부터는 피고인 유치권 주장자가 권리관계의 요건사실을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유치권의 요건사실인 목적물과 견련관계 있는 채권의 존재, 목적물에 대한 계속 점유 사실은 모두 피고가 증명할 몫이라는 것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원고가 "피고가 주장하는 공사대금채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는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 후에 비로소 점유를 개시했다"는 정도로 청구를 구체적으로 특정해 부정하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이후 증명책임은 피고에게 넘어갑니다. 피고는 도급계약서·공사대금 정산자료 같은 채권의 존재를 뒷받침할 자료와, 점유 개시 시점을 증명할 현장 사진·출입기록·관리비 납부내역 등을 제출해야 하며, 이를 대지 못하면 패소합니다.

  • 목적물과 견련관계 있는 채권의 존재 — 피고가 증명.

  • 그 채권의 변제기 도래 여부 — 피고가 증명.

  • 점유 개시 시점과 계속 점유 사실 — 피고가 증명.

  • 점유가 불법행위로 취득된 것이 아닐 것 — 피고가 증명.

전부 부존재가 아니어도 된다 — 대항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만 걷어내는 소송

2013다99409 판결은 판단 범위에 관해서도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근저당권자는 유치권 전부의 부존재뿐만 아니라,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내세워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도 있습니다. 심리 결과 유치권 신고자가 피담보채권으로 주장하는 금액 가운데 일부만이 실제로 대항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초과 부분에 대해 일부패소 판결을 내려야 합니다.

이 기준이 실무에 주는 의미는 큽니다. 유치권 신고 전부가 허위가 아니어도, 예컨대 공사대금 중 일부는 실제 채권이지만 다른 항목은 목적물과 견련성이 없거나 금액이 부풀려진 경우에도 그 초과분만을 겨냥한 청구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청구취지를 설계할 때 "전부 부존재" 하나로만 못 박기보다, 예비적으로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의 부존재"를 함께 구성해 두는 편이 패소 위험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유치권 신고서에 피담보채권 8천만 원이 기재되어 있는데, 심리 결과 목적물과 견련관계가 인정되는 채권은 3천만 원뿐이고 나머지 5천만 원은 다른 현장의 미수금이 섞여 있었다고 밝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법원은 유치권 자체를 통째로 부정하는 대신, 5천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원고 승소로 판단하고 3천만 원 상당의 유치권은 그대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결론을 냅니다. 근저당권자 입장에서도 전부 부존재를 노리다 전부 패소하는 것보다, 이렇게 범위를 좁혀 다투는 편이 실제로는 훨씬 승산이 높습니다.

소송에서 승소하면 경매절차에서 무엇이 달라지나

승소 확정판결을 집행법원에 제출하면, 매각물건명세서와 현황조사서에 기재된 유치권 신고 내용을 다투는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재감정이나 매각조건 변경을 거쳐 정상적인 가격으로 매각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고, 이미 유치권을 전제로 낮게 낙찰된 상태였다면 매수인 쪽에서 제기할 수 있는 담보책임 등 후속 다툼도 함께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시점이 중요합니다. 확인판결은 경매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 받아야 실효성이 큽니다. 유치권 신고가 확인되는 즉시 조기에 소를 제기해 매각기일 전에 심리를 받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이미 낙찰과 배당까지 끝난 뒤라면 별도의 배당이의나 부당이득 반환 다툼으로 넘어가야 해 절차가 한층 복잡해집니다.

소송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집행법원 경매기록 열람을 통해 유치권 신고서와 첨부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신고서에 기재된 피담보채권의 발생 경위, 점유 개시 시점, 첨부된 계약서·정산서의 날짜를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일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소를 제기하기 전부터 승소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근거자료가 부실하거나 날짜가 앞뒤가 맞지 않는 신고일수록 부존재확인 소송으로 무너뜨릴 여지가 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근저당권자가 아니라 가압류권자 같은 다른 채권자도 유치권부존재확인 소송을 낼 수 있나요?

A.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경매절차에서 배당을 받는 지위에 있는 채권자라면 근저당권자가 아니더라도 같은 논리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개별 사안마다 그 채권자의 지위와 불안의 정도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Q. 유치권 신고가 여러 건일 때 그중 하나만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나요?

A. 네, 유치권을 신고한 사람별로 각각 소송의 상대방이 되므로 특정 신고인만을 피고로 삼아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신고인의 유치권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매각가 하락 문제 자체는 해소되지 않을 수 있어, 신고 현황 전체를 먼저 확인한 뒤 대응 범위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소송 중에 경매절차가 먼저 진행돼 낙찰까지 끝나버리면 소송은 의미가 없어지나요?

A. 낙찰과 배당이 이미 끝났더라도 확정판결로 유치권이 부존재로 정리되면 배당이의나 부당이득반환 청구 같은 후속 절차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각가 하락을 사전에 막는 효과는 사라지므로, 가능한 한 매각기일 전에 심리를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Q. 유치권자가 점유를 시작한 시점을 근저당권자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A. 집행법원의 현황조사서와 매각물건명세서에 조사 당시의 점유 상황이 기재되어 있어 우선 참고할 수 있고, 등기부등본상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일과 점유 개시를 뒷받침하는 공사계약서·출입기록·관리비 납부내역 등을 비교해 구체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유치권의 피담보채권 자체는 실재하는데 금액만 부풀려진 경우도 소송 대상이 되나요?

A. 네, 이 경우에도 경매절차에서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부존재확인을 구할 수 있고, 법원은 심리 결과 인정되는 금액만큼만 유치권을 인정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원고 승소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Q. 유치권부존재확인 소송에서 근저당권자가 패소하면 어떤 불이익이 있나요?

A. 패소하면 해당 유치권이 경매절차에서 유효하게 인정되어 매수인이 그대로 인수하게 되고, 소송비용도 부담하게 됩니다. 다만 패소가 유치권 전부에 대한 것인지 일부에 대한 것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청구범위를 신중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근저당권자가 신청한 경매에 유치권 신고가 붙으면 낙찰가와 배당액이 동시에 흔들리지만, 소유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확인의 소의 일반 요건과 근저당권자의 지위를 고려한 확인의 이익 법리,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와 점유 개시의 선후에 따른 대항력 판단, 그리고 소극적 확인소송에서의 증명책임 구조까지 함께 살피면 유치권 신고에 정면으로 대응할 근거를 세울 수 있습니다.

특히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처럼 다세대주택·상가 경매 물건이 꾸준히 나오는 지역에서는, 유치권 신고 하나로 매각가가 크게 떨어지는 사례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신고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점유가 시작된 시점과 채권의 실체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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