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정비구역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청산금이, 준공 후 이전고시가 끝나고 나서야 예상보다 훨씬 큰 금액으로 확정되어 조합원을 당황하게 만드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때 가서 산정 기준이 잘못됐다며 다투려 해도, 이전고시가 이미 효력을 발생한 뒤라면 법원이 소송 자체를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청산금이 '확정'되는 절차와 관리처분계획을 다툴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 사실상 같은 지점에서 엇갈리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재개발 청산금이 어떻게 확정되는지, 이전고시 이후에는 왜 다투기 어려워지는지, 그리고 실제로 놓치지 말아야 할 시기가 언제인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재개발 청산금, 정확히 무엇을 정산하는 돈인가
재개발 청산금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9조에 따라, 조합원이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분양받는 대지·건축물의 가액과 사업 전에 갖고 있던 토지·건축물의 가액(종전자산가액) 사이의 차액을 정산하는 돈입니다. 분양받은 대지·건축물의 가액이 종전자산가액보다 크면 그 차액을 조합원이 조합에 추가로 납부해야 하고(청산금 부과), 반대로 분양받은 가액이 종전자산가액보다 작으면 조합이 그 차액을 조합원에게 지급합니다(청산금 수령). 조합원마다 종전 자산의 규모와 분양받는 평형이 제각각인 이상, 이 정산 절차 없이는 사업 참여자 사이의 부담을 공평하게 맞출 방법이 없습니다.
여기서 흔히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공사기간 중 계약금·중도금·잔금 형태로 납부하는 조합원 분담금과, 사업이 다 끝난 뒤 최종적으로 정산하는 청산금은 이름은 비슷해도 성격이 다릅니다. 분담금은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한 중간 납부금이고, 청산금은 준공 이후 실제 확정된 가액을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는 최종 정산금입니다.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할 당시 제시되는 청산금 액수는 감정평가와 분양신청 결과를 토대로 한 추산액일 뿐이고, 실제로 얼마를 더 내거나 돌려받는지는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야 정해진다는 점이 이 글에서 다룰 함정의 출발점입니다.
분양신청 단계의 '현금청산'과는 다른 문제
재개발 정비구역 관련 자료를 찾다 보면 '현금청산'이라는 말도 자주 마주치는데, 이 글에서 다루는 청산금과는 발생 단계와 성격이 다릅니다. 도시정비법 제73조는 분양신청기간 안에 분양신청을 하지 않았거나 신청을 철회한 토지등소유자,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분양대상에서 제외된 자 등에게 조합이 손실보상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고, 실무에서는 이를 흔히 현금청산이라고 부릅니다. 현금청산은 애초에 분양을 포기하거나 분양대상에서 빠진 사람을 상대로, 사업 초중반 분양신청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별도의 보상 절차입니다.
반면 이 글에서 다루는 청산금은 분양을 받아 끝까지 조합원 지위를 유지한 사람이, 준공 이후 사업이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종전자산가액과 분양가액의 차액을 최종 정리하는 절차입니다. 현금청산은 사업 초중반에, 청산금은 사업 막바지 이전고시 단계에서 각각 발생하는 사실상 별개의 제도인 셈입니다. 두 개념을 혼동해 현금청산 관련 절차나 기한을 기준으로 청산금 문제에 대응하려다가 정작 챙겨야 할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실무에서 종종 발생하므로,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부터 구분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청산금이 진짜 확정되는 순간 — 이전고시
재개발사업의 마지막 단계는 준공인가와 이전고시입니다. 도시정비법 제86조에 따르면 사업시행자는 준공인가 고시가 있으면 지체 없이 대지확정측량과 토지분할 절차를 거쳐 관리처분계획에서 정한 사항대로 대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을 조합원에게 이전하고, 그 내용을 지방자치단체 공보에 고시해야 합니다. 대지 또는 건축물을 분양받는 조합원은 이 고시가 있은 날의 다음 날에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실무에서 "이전고시가 났다"는 말은 곧 사업의 권리관계가 최종적으로 확정됐다는 의미로 통용됩니다.
청산금도 바로 이 지점에서 확정됩니다. 도시정비법 제89조는 청산금을 이전고시가 있은 후에 그 확정된 금액을 지급하거나 징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정관 등에서 분할징수·분할지급을 정하고 있거나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아 따로 정한 경우에는 이전고시 후 그 방식에 따라 나누어 정산할 수 있습니다). 즉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당시 제시됐던 추산액은 준공 후 대지확정측량과 최종 정산을 거쳐 이전고시 시점에 비로소 '확정 청산금'으로 바뀝니다. 이 과정에서 애초 추산액보다 훨씬 큰 금액이 확정되어 조합원이 뒤늦게 항의하는 사례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납니다.
청산금은 관리처분계획에 적힌 '추산액'이 아니라, 이전고시 이후 확정되는 금액이 실제 징수·지급의 기준이 된다.
왜 이전고시 이후에는 다투기 어려워지나 — 판례의 논리
청산금 액수가 과하다고 느껴질 때 그 근거를 따지고 들어가 보면, 결국 종전자산 평가액이나 분양예정가액 산정 등 관리처분계획의 내용 자체를 다투는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관리처분계획은 인가·고시를 통해 확정되면 조합원 등 이해관계인에 대한 구속적 행정계획으로서 독립한 행정처분에 해당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두4913 판결). 행정처분인 이상 그 내용에 위법이 있다면 항고소송, 즉 취소소송이나 무효확인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1두6400 전원합의체 판결은 여기에 결정적인 제한을 둡니다. 이전고시가 효력을 발생한 후에는 조합원 등이 관리처분계획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본 것입니다. 판례가 든 이유는, 이전고시로 이미 대다수 조합원에 대해 획일적·일률적으로 처리된 권리귀속 관계를 뒤늦게 모두 무효화시키고 처음부터 다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이전고시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은 정비사업이 갖는 공익적·단체법적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청산금이 확정되는 바로 그 이전고시라는 절차가, 동시에 그 금액의 근거인 관리처분계획을 다툴 길을 막아버리는 이중적인 성격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진짜 다퉈야 할 시기 —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직후
관리처분계획은 인가·고시가 있으면 그 시점부터 독립한 행정처분이 되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고, 이를 다투는 취소소송에는 행정소송법 제20조가 정한 제소기간, 즉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이라는 기간 제한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따라서 종전자산가액이나 분양예정가액 산정에 이의가 있는 조합원이라면, 준공과 이전고시를 기다렸다가 확정 청산금을 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가 난 직후 그 내용을 확인하고, 이의가 있다면 제소기간 안에 취소소송을 검토해야 합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이중으로 막히는 구조입니다. 이전고시 전이라도 제소기간이 지나면 관리처분계획은 불가쟁력이 생겨 다투기 어려워지고, 설령 제소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이전고시까지 지나버리면 위 전원합의체 판례에 따라 소의 이익 자체가 사라져 버립니다. 관리처분계획이 이후 변경인가를 거쳤다면 그 변경된 부분에 한해서는 변경인가 고시를 기준으로 제소기간이 다시 진행될 수 있지만, 변경되지 않은 나머지 부분까지 새로 다툴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챙겨야 합니다.
가정해 보면 이렇습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당시 조합원 갑의 종전자산가액이 낮게 평가되어 청산금 추산액이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었는데, 갑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준공과 이전고시까지 기다렸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전고시 후 확정 청산금 통지를 받고서야 종전자산 평가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그때는 이미 관리처분계획의 취소·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는 시점입니다. 반대로 인가고시 직후 평가액에 이의를 제기해 제소기간 안에 절차를 밟았다면 다툴 여지가 있었던 것과 대비되는 지점으로, 결국 같은 문제라도 언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여부와 시점을 먼저 확인할 것.
종전자산가액·분양예정가액에 이의가 있다면 감정평가 자료부터 확보할 것.
이의가 있다면 인가고시일로부터 90일(또는 1년)의 제소기간을 넘기지 말 것.
변경인가가 있었다면 변경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 확인할 것.
준공·이전고시가 임박했다면 남은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는 점을 인식할 것.
이전고시 이후에도 남아있는 좁은 다툼의 길
이전고시가 지나 관리처분계획의 내용 자체를 다시 여는 것이 막혔다고 해서 모든 다툼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처분계획에서 정한 산정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아 계산 과정에서 오류가 생겼거나, 청산금 통지 절차 자체를 거치지 않는 등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경우는 관리처분계획의 내용을 다시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그 집행행위인 청산금 부과처분 자체의 위법을 다투는 것이어서 별개로 취급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다만 이 길은 매우 좁습니다. 감정평가 방법이나 비례율 산정방식처럼 산정 '기준' 자체에 대한 불만은 결국 관리처분계획을 다시 문제 삼는 것과 다르지 않아 앞서 본 전원합의체 법리에 막힐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조합이 조합원으로부터 청산금을 강제로 징수하려면 원칙적으로 시장·군수에게 징수를 위탁해 지방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하는 절차(제90조)를 거쳐야 하고, 조합이 조합원을 상대로 곧바로 민사소송이나 공법상 당사자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시장·군수가 징수위탁 요청에 응하지 않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 한해, 예외적으로 조합이 직접 당사자소송으로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이전고시 이후 남는 것은 관리처분계획의 '내용'을 다시 여는 길이 아니라, 청산금 부과·징수 절차 자체의 위법을 다투는 좁은 길뿐이다.
반대로 청산금을 받아야 할 때 — 놓치면 안 되는 소멸시효
지금까지는 청산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조합원 입장에서 살펴봤지만, 반대로 조합으로부터 청산금을 지급받아야 하는 조합원도 놓치기 쉬운 함정이 있습니다. 도시정비법 제90조는 청산금을 지급받을 권리 또는 징수할 권리는 이전고시일의 다음 날부터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조합의 청산 절차가 지연되거나 조합 해산 절차가 겹치는 경우, 정작 받아야 할 청산금이 있는데도 이 기간을 넘겨 권리 자체가 소멸해 버리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이전고시 이후 조합으로부터 청산금 관련 통지를 받으면 산정 근거와 지급·징수 시기를 확인해두고, 지급받을 청산금이 있다면 조합에 지급 시기를 서면으로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합이 사업 종결 후 청산 절차에 들어가면 자료 보관이나 담당자 연락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확인 자체가 힘들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전고시일과 그 다음 날짜(소멸시효 기산일)를 먼저 특정해 둘 것.
조합의 청산금 통지서·산정내역서 등 관련 자료를 별도로 보관해 둘 것.
지급받을 청산금이 있다면 5년이 지나기 전에 서면으로 지급을 요구해 둘 것.
조합 해산·청산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 청산인 연락처와 절차 일정을 미리 확인해 둘 것.
자주 묻는 질문
Q.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때는 별문제 없어 보였는데, 이전고시 후 청산금이 훨씬 많이 나왔다면 이제라도 다툴 수 있나요?
A. 이전고시가 이미 효력을 발생했다면 판례상 관리처분계획의 취소·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어 산정 기준 자체를 다시 여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부과처분 자체의 계산 착오나 통지 절차 위반이 있다면 그 부분만 별도로 다툴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Q. 청산금 부과 통지에 이의가 있으면 누구를 상대로 다퉈야 하나요?
A. 관리처분계획의 내용 자체를 다투는 경우라면 사업시행자인 조합을 상대로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원칙이고, 지급받을 청산금을 직접 청구하는 경우는 시장·군수의 징수위탁 절차를 먼저 거치는 것이 원칙이므로 상황에 따라 상대방과 절차가 달라집니다.
Q. 관리처분계획 변경인가가 있었다면 제소기간이 다시 계산되나요?
A. 변경된 부분에 관해서는 그 변경인가 고시를 기준으로 별도로 제소기간이 다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변경되지 않은 기존 부분까지 새로 다툴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어느 부분이 실제로 바뀌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청산금을 한 번에 안 내고 나눠서 낼 수도 있나요?
A. 정관 등에서 분할징수·분할지급을 정하고 있거나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아 따로 정한 경우에는 이전고시 후 그 정한 방식에 따라 나누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런 정함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확정된 금액을 한 번에 정산합니다.
Q. 청산금을 받을 권리에도 시효가 있나요?
A. 있습니다. 청산금을 지급받을 권리나 징수할 권리는 이전고시일 다음 날부터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므로, 그 기간 안에 확인하고 청구해야 합니다.
Q. 조합을 상대로 청산금 미지급 소송을 조합원이 바로 낼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는 시장·군수에 대한 징수위탁이라는 특별 절차를 거쳐야 하고, 조합이 조합원을 상대로 곧바로 민사소송이나 당사자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시장·군수가 징수위탁에 응하지 않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직접 소송이 가능합니다.
맺음말
재개발 청산금은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당시의 추산액이 아니라 이전고시 이후 확정되는 금액이 실제 기준이 되고, 바로 그 이전고시가 관리처분계획을 다툴 수 있는 마지막 문턱이기도 합니다. 청산금 액수에 의문이 있다면 확정 통지를 받고 나서가 아니라,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직후 산정 근거를 확인하고 제소기간 안에 대응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전고시가 지나면 다툴 수 있는 범위가 부과처분 자체의 하자로 좁아진다는 점, 반대로 받을 청산금이 있다면 5년의 소멸시효를 챙겨야 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재개발구역이 준공과 이전고시 단계에 접어드는 사례가 늘면서, 확정된 청산금 액수를 보고서야 뒤늦게 문의하는 조합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시기를 놓치기 전에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단계에서부터 미리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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