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공사비 인상 분담금 — 조합원이 다 떠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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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공사비 인상 분담금 — 조합원이 다 떠안나 

강대현 변호사

최근 몇 년 사이 철근·레미콘 등 자재비와 인건비가 크게 오르면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재건축 현장마다 조합이 시공사로부터 공사비 증액을 요구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증액분이 그대로 조합원 분담금 인상 통보로 이어질 때입니다. 조합이 이미 시공사와 합의를 마쳤다는 안내문을 받으면, 조합원 입장에서는 왜 이만큼 올랐는지, 정말 이 금액을 다 떠안아야 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하지만 공사비 증액은 조합이 시공사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조합원이 그 적정성을 검증하고 절차상 하자를 다툴 수 있는 장치도 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공사비 인상이 분담금에 반영되는 구조와, 조합원이 증액분을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분담금 산정 구조 — 공사비가 오르면 왜 내 몫이 커지나

재건축 분담금은 단순히 "공사비를 조합원 수로 나눈 값"이 아닙니다. 분담금은 조합원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뺀 금액으로 산정되고, 권리가액은 조합원이 가진 종전자산의 감정평가액에 비례율을 곱해 계산합니다. 비례율은 다시 종후자산 평가액(재건축 완료 후 조합원분양·일반분양·임대 등 자산 가치 합계)에서 총사업비를 뺀 값을 종전자산 평가액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이 구조에서 공사비는 총사업비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공사비가 오르면 총사업비가 커지고, 총사업비가 커지면 비례율이 낮아집니다. 비례율이 낮아지면 조합원 개개인의 권리가액이 줄어들고, 분담금(조합원분양가-권리가액)은 그만큼 커집니다. 예를 들어 종전자산 평가액이 5억 원인 조합원의 경우, 비례율이 100%에서 90%로만 낮아져도 권리가액은 5억 원에서 4억 5천만 원으로 줄어 그 차액 5천만 원이 고스란히 분담금 증가로 이어집니다. 공사비 상승이 총사업비를 통해 비례율을 낮추는 경로와, 공사비 상승분이 조합원분양가 책정에 직접 반영되는 경로가 겹치면 체감 증액폭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 분담금 = 조합원분양가 − 권리가액

  • 권리가액 = 종전자산 감정평가액 × 비례율

  • 비례율 = (종후자산 평가액 − 총사업비) ÷ 종전자산 평가액 × 100

  • 공사비는 총사업비의 최대 비중 항목 — 공사비 상승이 곧 비례율 하락으로 이어짐

공사비 상승은 총사업비를 늘려 비례율을 낮추고, 비례율 하락은 권리가액을 줄여 분담금을 밀어올린다 — 통보받은 증액 숫자 하나만 볼 게 아니라 비례율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총회 의결 없는 공사비 증액 계약은 무효 — 도시정비법 제45조와 대법원 판단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총회 의결사항으로 규정합니다. 최초 공사도급계약 체결 이후 물가 변동이나 설계변경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올리는 변경계약을 맺는 경우에도, 그 추가 공사비는 원칙적으로 이 조항의 적용을 받아 총회 의결을 거쳐야 유효성을 인정받습니다.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끼리 협의만으로 증액분을 확정했다면, 그 절차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것입니다.

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0다64112 판결은 이 조항의 무게를 분명히 했습니다. 도시정비법에 따라 설립된 조합이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하면 그 계약은 효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조항은 강행규정으로 취급되므로, 시공사가 총회 결의가 없었다는 사정을 몰랐거나 결의 정족수를 오인했다 하더라도 계약의 무효라는 결론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예외는 있습니다. 최초 공사도급계약을 총회에서 의결할 때 물가 변동에 관한 구체적인 증액 기준(이른바 에스컬레이션 조항)을 명시해두었다면, 그 기준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증액은 이미 총회 의결로 예정된 지출로 보아 별도 총회 없이도 처리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기준이 모호하거나, 실제 증액이 정해둔 산식의 범위를 벗어난다면 다시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합니다.

총회 결의 없이 체결된 예산 외 조합원 부담 계약은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다 — 시공사가 절차 흠결을 몰랐어도 결론은 같다.

정비사업비 10% 이상 늘면 조합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도시정비법 제45조 제4항은 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및 변경(같은 조 제1항 제9호·제10호)을 의결할 때 원칙적으로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을 요구하면서도, 정비사업비가 100분의 10 이상 늘어나는 경우(생산자물가상승률분과 손실보상 금액은 제외)에는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건으로 둡니다. 일반 안건은 총회에 출석한 조합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는 것과 달리, 여기서 말하는 "조합원 과반수·3분의 2 이상"은 출석 여부와 무관하게 전체 조합원을 기준으로 한 정족수여서 훨씬 무겁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최근 몇 년처럼 자재비·인건비가 급등하는 시기에는 한 번의 공사비 조정만으로도 정비사업비가 10%를 넘어서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합이 실제로는 전체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 안건을, 출석 조합원 과반수 정도의 손쉬운 정족수로 처리했다면 그 결의는 정족수 미달로 효력을 다툴 수 있는 절차상 하자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증액을 여러 차례로 나눠 매번 10% 문턱을 넘기지 않는 방식으로 처리한 사례라면, 실질적으로는 하나로 이어진 증액을 인위적으로 쪼갠 것은 아닌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애초 계약금액 대비 누적 증액 비율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정족수 요건의 취지가 지켜지기 때문입니다.

공사비 검증 제도 — 오른 금액이 적정한지 따지는 절차

도시정비법 제29조의2는 사업시행자가 시공자와 계약을 체결한 뒤 다음 경우에 검증기관(한국부동산원 등)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토지등소유자 또는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검증 의뢰를 요청하는 경우, 당초 계약금액 대비 누적 증액 비율이 사업시행계획인가 이전에 시공자를 선정한 경우 10% 이상이거나 인가 이후에 선정한 경우 5% 이상인 경우, 그리고 검증이 완료된 이후에도 다시 3% 이상 추가로 증액되는 경우입니다.

검증기관은 계약서상 공사 내용, 설계도서, 물량·단가 산출 내역, 적정 물가상승률 반영 여부, 공종별 상세 내역 등을 대조해 부풀려진 금액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조합 집행부가 검증을 신청하지 않고 넘어가려 해도,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서명을 모으면 조합 의사와 무관하게 검증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이 조합원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지렛대입니다.

  • 조합원(토지등소유자) 5분의 1 이상 요청 시 — 의무적으로 검증 요청

  • 인가 전 시공자 선정 시 누적 증액 10% 이상 — 의무 검증 대상

  • 인가 후 시공자 선정 시 누적 증액 5% 이상 — 의무 검증 대상

  • 검증 완료 후 추가로 3% 이상 늘면 — 재검증 대상

관리처분계획 변경과 분담금 재산정 — 공람·의견제출 절차

공사비 증액이 총사업비에 반영되면 결국 관리처분계획(도시정비법 제74조) 변경 절차로 이어집니다. 개별 조합원이 실제로 내야 할 분담금 액수는 이 관리처분계획에 확정되어 통지되므로, 공사비 증액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아직 분담금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관리처분계획 변경 인가를 거쳐야 비로소 구체적인 숫자로 굳어집니다.

도시정비법 제78조는 사업시행자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기 전에 관계 서류의 사본을 30일 이상 조합원(토지등소유자)에게 공람시키고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이 공람 기간이 조합원이 재산정된 분담금 내역을 직접 확인하고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공식 창구입니다. 공람 기간 안에 제출한 의견은 조합이 검토해 반영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다만 시행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사항 변경에 해당하면 이 공람·의견청취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예외도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로는 분담금이 크게 늘어나는 변경인데도 "경미한 변경"으로 분류해 절차를 축소한 경우입니다. 이런 사례라면 절차 생략 자체가 적법했는지부터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총회 의결 없이 이미 확정됐다면 — 조합원이 다툴 수 있는 방법

공사비 증액이 총회 의결 없이(또는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채) 이루어지고, 그 결과가 이미 관리처분계획에 반영됐다면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그 증액을 의결한 총회결의 자체의 효력을 다투는 총회결의 무효확인의 소를 통해 절차상 하자를 확인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관리처분계획은 행정청의 인가를 받는 행정처분이므로, 인가가 이미 이루어진 뒤라면 관리처분계획 변경인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으로 다투는 방식이 실무상 일반적입니다. 이때 총회결의에 정족수 미달이나 결의 부존재와 같은 하자가 있었다는 점을, 관리처분계획 인가 자체를 취소해야 하는 사유로 함께 주장하게 됩니다.

이런 절차를 준비할 때는 관련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는 쪽이 유리합니다. 총회 소집통지서와 의결 안건 자료, 회의록·의사록, 최초 공사도급계약서와 변경계약서, 공사비 검증을 요청했는지와 그 결과, 관리처분계획 공람 기간에 제출한 의견서 사본 등을 정리해 두면 절차상 하자를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데 필요한 근거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합이 공사비가 올랐다고 통보하면 그대로 내야 하나요?

A. 아니요. 공사도급계약의 증액분은 원칙적으로 총회 의결을 거쳐야 유효하고, 정비사업비가 10% 이상 늘어나면 조합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합니다. 이 절차 없이 이루어진 증액이라면 통보받은 금액이라 해도 곧바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Q. 총회 의결 없이 오른 공사비가 이미 분담금에 반영됐다면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대법원은 총회결의를 거치지 않은 예산 외 조합원 부담 계약을 무효로 봅니다. 다만 실제로 바로잡으려면 그 결의나 계약이 무효라는 점을 소송으로 확정받고 관리처분계획도 함께 정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절차 하자를 뒷받침할 자료를 먼저 정리해 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Q. 공사비 검증은 누가 신청할 수 있나요?

A. 조합 집행부가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토지등소유자 또는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서명해 요청하면 조합은 검증을 의뢰해야 합니다. 증액 비율이 시공자 선정 시점에 따라 5%에서 10% 이상인 경우에도 의무적으로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Q. 정비사업비가 10% 넘게 올랐는데 조합이 과반수 찬성만으로 통과시켰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법이 요구하는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의결이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결의로 볼 여지가 큽니다. 이런 경우 조합원은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 등을 통해 그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Q. 관리처분계획 변경 내용에 이의가 있으면 언제까지 의견을 내야 하나요?

A. 사업시행자는 인가를 신청하기 전 관계 서류를 30일 이상 공람시키고 의견을 들어야 하므로, 이 공람 기간 안에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는 것이 공식적인 대응 창구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이후 다툴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질 수 있습니다.

Q. 분담금이 한 번 확정된 뒤에도 다시 늘어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공사가 진행되며 추가 물가 변동이나 설계변경이 생기면 다시 증액 계약과 총회 의결, 관리처분계획 변경 절차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매 증액 단계마다 같은 방식으로 의결 요건과 검증 절차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맺음말

공사비가 오르면 그 부담이 결국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구조 자체는 재건축 사업의 특성상 피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증액이 조합과 시공사 사이의 합의만으로 조용히 확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총회 의결, 공사비 검증, 관리처분계획 공람이라는 세 단계의 절차적 장치가 법에 마련되어 있고, 각 단계마다 조합원이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할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수원·경기남부 지역처럼 재건축 사업이 곳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곳에서는, 공사비 증액 통보를 받는 조합원도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통보받은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총회 의결 정족수가 맞았는지, 검증 대상인데도 검증을 건너뛴 것은 아닌지, 관리처분계획 공람 절차가 제대로 진행됐는지를 순서대로 짚어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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