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빈 변호사입니다.
"5년 전에 정리된 일인데 이제 와서 소장이 왔습니다." "이미 다 지난 일 아닌가요?" 상간소송 소장을 받은 분들 중에는 그 관계가 벌써 몇 년 전에 끝났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오래된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고 답변서를 미루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시효를 다투지 않고 넘기면 남는 것은 지급액수만이 아닙니다. 오래전에 끝난 일인데도 이제 와서 그런 사람이었다는 판단이 그대로 확정되어 버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시간이 지났다는 사정은 방어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저절로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민법 제766조는 손해배상청구권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기간이 언제부터 흐르기 시작했는지를 두고 다툼이 벌어진다는 점, 그리고 이 항변은 가만히 있어도 법원이 알아서 챙겨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민법 제766조가 정한 두 개의 기간이 무엇인지, '안 날'을 둘러싼 다툼이 왜 생기는지, 시효 항변이 왜 스스로 주장해야만 힘을 갖는지, 그리고 내 사건의 기산점을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몇 년 전 일인데, 소장을 받아도 그냥 두면 되지 않을까요?"
1. 민법 제766조 — 3년과 10년, 두 개의 기간
상간소송의 손해배상청구권에도 소멸시효가 있습니다. 민법 제766조는 두 가지 기간을 동시에 정해 두고 있고,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먼저 지나면 청구권은 소멸합니다. 오래전 일이라는 막연한 느낌이 아니라, 법이 정한 구체적인 기간의 문제입니다.
- 제1항 — 안 날로부터 3년 —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 제2항 — 한 날로부터 10년 —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도 청구권은 소멸하며, 이 기간은 안 날과 무관하게 행위 자체를 기준으로 흐릅니다
- 둘 중 먼저 오는 쪽이 기준 — 3년과 10년 중 어느 하나만 충족돼도 시효는 완성되므로, 두 기간을 각각 따져봐야 합니다
- 완성되면 청구권 자체가 소멸 — 시효가 완성됐다는 것은 단순히 다투기 유리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원고가 행사할 권리 자체가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즉 상간소송 소장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부정행위가 있었던 시점, 그리고 원고가 그 사실을 안 시점입니다. 이 두 날짜에 따라 사건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10년은 행위일 기준이라 계산이 비교적 단순한 반면, 3년은 '안 날'이라는 주관적 요소가 끼어들어 다툼의 여지가 훨씬 큽니다. 바로 이 지점이 다음에서 다룰 쟁점입니다.
※ 소멸시효 조항은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766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 쟁점은 '안 날'이 언제인가입니다
10년은 부정행위가 있었던 날을 기준으로 하니 비교적 명확합니다. 문제는 3년입니다.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 정확히 언제인지는 사건마다 다르게 판단될 수 있는 영역이고, 이 시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시효 완성 여부가 뒤바뀝니다.
- 부정행위를 알게 된 시점 — 배우자가 부정행위 자체를 알게 된 날이 출발점이 될 수 있고, 막연한 의심이 아니라 확인에 이른 시점이 기준으로 다뤄집니다
- 상간자의 인적사항을 안 시점 — 부정행위는 알았지만 상대가 누구인지 특정하지 못했던 기간이 있었다면, 그 인적사항을 알게 된 시점이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 원고가 실제로 안 시점은 원고만 압니다 — 언제부터 알았는지에 대한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고, 정황상 훨씬 이전에 알았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있다면 다툴 수 있습니다
- 뒤늦은 제소일수록 다툴 여지가 커집니다 — 부정행위가 있었던 시점과 소 제기 시점 사이의 간격이 클수록, 원고가 실제로는 훨씬 전에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살펴볼 지점이 늘어납니다
정리하면 '몇 년 전 일'이라는 사실만으로 시효 완성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원고가 언제 알았는지에 대한 다툼이 남아 있는 한, 이 부분은 사건마다 결과가 달라지는 영역입니다.
그렇다고 반대로 "다퉈봐야 소용없다"고 넘길 문제도 아닙니다. 원고 측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그 주장을 뒤집을 정황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 자체가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3. 시효는 주장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시효가 지났다고 해서 법원이 알아서 청구를 기각해주지 않습니다. 소멸시효는 당사자가 항변으로 주장해야만 재판에서 고려되는 사항이고, 답변서나 준비서면에 이 주장이 담기지 않으면 시효가 완성된 사건에서도 그대로 청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 법원의 직권 판단 대상이 아닙니다 — 소멸시효가 완성됐는지 여부는 당사자가 언급하지 않으면 재판부가 먼저 나서서 살펴주는 사항이 아닙니다
- 답변서에 명시적으로 담겨야 합니다 — "옛날 일이라 억울하다"는 감정적 호소만으로는 시효 항변이 되지 않고, 안 날과 한 날을 특정해 소멸시효를 주장한다는 취지가 문서에 담겨야 합니다
- 기산점을 뒷받침할 근거도 함께 필요합니다 — 언제 안 것으로 보이는지에 대한 정황과 자료를 함께 제시해야 항변이 실제로 힘을 갖습니다
- 놓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 답변서 단계에서 시효 항변을 빠뜨리면 이후 절차에서 뒤늦게 다투기가 훨씬 까다로워집니다
결국 시효는 저절로 나를 지켜주는 방패가 아니라, 꺼내 들어야만 작동하는 방패입니다. 다퉈볼 여지가 있는 사건에서도 이 항변 자체를 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항변을 놓치면 다툴 수 있었던 사건에서도 금액과 함께 그런 사람이었다는 판단이 그대로 굳어버립니다.
실제로 시효가 지났을 가능성이 충분한 사건인데도, 다른 사실관계를 다투는 데만 집중하다가 정작 시효 항변을 문서에 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툴 수 있었던 사건이 그대로 굳어지는 지점입니다.
4. 기산점을 잘못 세우면, 항변 기회는 한 번뿐입니다
소장을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언제 관계가 끝났는지는 알아도, 원고가 언제 그 사실을 알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기산점 판단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고, 이 지점을 짚지 못하면 시효 항변 자체를 시작할 수조차 없습니다.
- 원고의 인식 시점은 추정의 영역입니다 — 상대의 속마음을 직접 들여다볼 수 없으니, 정황과 자료를 모아 언제부터 알았을 가능성이 높은지를 재구성해야 합니다
- 두 기간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 3년과 10년 중 어느 쪽이 먼저 완성되는지, 그리고 그 계산이 실제로 사건에 들어맞는지를 함께 살펴야 항변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 주장 시점과 방식도 절차의 문제입니다 — 언제, 어떤 문서에, 어떻게 시효 항변을 담을지는 소송 절차 전체와 맞물려 있어 단순한 문구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 다른 방어 사유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 시효 항변만으로 부족한 사건이라면 기혼 사실 부지나 파탄 후 관계 같은 다른 다툼 지점과 함께 판단해야 전체 방어의 틀이 세워집니다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기산점을 정확히 짚어내느냐에 따라, 청구 전체가 소멸할 수도 있고 그대로 인정될 수도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소장을 받은 시점에는 이미 30일이라는 답변 기한이 흐르고 있습니다. 오래된 일이라 안심하고 미루는 사이, 정작 짚었어야 할 기산점을 놓친 채 기한만 지나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임승빈 변호사는 모텔 결제내역 같은 증거가 이미 제출된 상간소송에서, 매번 같은 갈래가 아니라 사건마다 다른 갈래를 짚어 결과를 냈습니다. 한 사건은 기혼 사실을 몰랐다는 갈래로 청구금액 3,000만원 전부를 방어했고, 다른 사건은 부정행위 자체를 다투기 어려운 상황에서 혼인관계 파탄이라는 갈래로 3,000만원을 1,000만원으로 줄였습니다. 아래는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과 똑같은 고민에서 시작된 실제 해결사례 두 건입니다. 눌러서 각각 어떤 갈래를 짚었는지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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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승빈 변호사의 상간소송 방어 대표 해결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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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간소송 방어 — 카톡·사진·모텔 결제내역에 2년간 만남 이력까지 있었지만, 기혼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점을 정황증거로 소명해 위자료 3,000만원 청구 전부 기각
두 사례는 시효가 쟁점이었던 사건은 아닙니다. 하지만 두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같습니다. 같은 3,000만원 청구라도 어떤 갈래를 짚어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는 것입니다. 기혼 사실 부지, 혼인관계 파탄처럼 두 사례에서 쓰인 갈래도 있고, 소멸시효 항변처럼 사건에 따라 쓸 수 있는 또 다른 갈래도 있습니다. 안 날이 언제인지를 정확히 짚어내지 못하면, 시효가 이미 지난 사건도 청구가 그대로 인정되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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