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유한) 우승 박신영 변호사입니다.
"어깨를 잠깐 만졌을 뿐인데도 강제추행이 될 수 있을까요?"
"가슴이나 엉덩이처럼 일반적으로 성적인 의미가 있는 신체 부위를 만진 것이 아니라면 처벌되지 않는 것 아닌가요?"
강제추행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피해자측이든, 가해자측이든 종종 받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강제추행 여부는 단순히 접촉한 신체 부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추행인지 여부는 접촉 부위뿐 아니라 당시의 관계, 접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방법, 피해자의 의사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 강제추행은 신체 접촉 부위만으로 판단할까?
많은 분들이 강제추행은 가슴이나 엉덩이처럼 일반적으로 성적인 의미가 있는 신체 부위를 접촉한 경우에만 성립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어깨나 팔, 등처럼 성적인 부위가 아닌 곳을 접촉한 경우에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 기준은 다릅니다.
강제추행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어느 신체 부위를 접촉했는가가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접촉이 이루어졌는가입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의사, 당사자의 관계, 접촉에 이르게 된 경위, 접촉 방법과 정도, 당시의 객관적인 상황 등을 모두 종합하여 추행 여부를 판단합니다.
즉, 신체 접촉 부위는 하나의 고려 요소일 뿐, 그것만으로 강제추행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2. 대법원은 어깨를 만진 사건을 어떻게 판단했을까?
대법원 2004도52 판결은 직장 내에서 발생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사건으로서 위 사건의 쟁점은 '어깨를 만진 것만으로도 추행이 될 수 있는가'였습니다.
대법원은 추행을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여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추행인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과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기존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의 태양, 당시의 객관적인 상황, 사회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여성에 대한 추행에 있어 신체 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즉, 접촉 부위가 어깨라는 이유만으로 추행이 아니라고 단정해서는 안 되며, 당시의 관계와 상황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 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3. 강제추행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
이 판결이 의미하는 것은 어깨를 만지면 언제나 강제추행이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어깨를 접촉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추행이 아니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운동이나 치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통상적인 신체 접촉이나 사회생활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격려의 의미의 신체 접촉까지 모두 강제추행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면 상대방이 명확하게 거부하였음에도 접촉을 계속한 경우,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처럼 거절하기 어려운 관계가 있었던 경우, 반복적으로 신체 접촉이 이루어진 경우, 성적인 언동과 함께 접촉이 이루어진 경우 등이라면 접촉 부위가 어깨나 팔이라도 추행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법원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접촉 부위 자체가 아니라 접촉이 이루어진 전체적인 맥락입니다.
4. 이 판결이 실제 사건에 미치는 영향
대법원 2004도52 판결은 현재까지도 강제추행 사건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대표적인 판례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판결 이후에는 단순히 신체 접촉 부위만을 기준으로 추행 여부를 판단하기보다는 당시의 관계와 접촉 경위, 접촉 방법, 피해자의 의사와 반응 등 사건 전체의 맥락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따라서 실제 강제추행 사건에서는 "어깨를 만졌다", "팔을 잡았다"와 같이 접촉 부위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같은 신체 접촉이라도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졌는지,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표시하였는지, 양측의 관계는 어떠하였는지 등에 따라 법적 평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자주 묻는 질문(FAQ)
Q. 어깨를 만졌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추행이 성립하나요?
아닙니다. 접촉 부위만으로 강제추행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접촉이 이루어진 경위와 방법, 당사자의 관계, 피해자의 의사 등 사건 전체의 맥락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Q. 피해자가 바로 거부하지 않았다면 동의한 것으로 보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직장이나 학교처럼 위계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즉시 거부 의사를 표시하기 어려운 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동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Q. 팔이나 손목처럼 성적인 부위가 아닌 곳을 만진 경우에도 강제추행이 될 수 있나요?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접촉 부위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당시의 관계와 접촉 경위, 방법, 피해자의 의사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Q.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면 강제추행이 성립하지 않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 반드시 행위자에게 성욕을 자극하거나 만족시키려는 목적 또는 성적인 동기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행위자의 주관적인 주장만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따라서 "장난이었다", "격려하려고 그랬다", "성적인 의도는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강제추행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는 사정도 당시의 접촉 경위와 목적을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는 있으므로, 결국 접촉이 이루어진 전체적인 맥락과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6. 마치며
신체 접촉 부위만으로 추행 여부가 판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즉, 강제추행 사건에서는 '어디를 만졌는가'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습니다. 접촉이 이루어진 당시의 관계와 경위, 접촉 방법, 피해자의 의사 등 사건 전체의 맥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피해자라면 어깨나 손 등 일반적으로 성적인 의미가 있는 부위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강제추행이 아니겠지"라고 단정하여 신고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접촉 당시의 상황과 그로 인해 느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 상대방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혐의를 받는 입장에서도 "어깨만 만졌다", "손을 잡았을 뿐이다"라는 이유만으로 강제추행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당시 접촉이 이루어진 경위와 목적, 상대방과의 관계, 접촉의 방식과 정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충분히 정리한 후 그에 맞는 대응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강제추행 사건은 신체 접촉 부위 하나로 결론이 정해지는 사건이 아니라, 사건 전체의 맥락과 객관적인 증거를 종합하여 판단하는 사건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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