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될 줄 알았습니다"가 사기 재판에서 잘 안 먹히는 이유
"그때는 될 줄 알았습니다"가 사기 재판에서 잘 안 먹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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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될 줄 알았습니다"가 사기 재판에서 잘 안 먹히는 이유 

이상협 변호사

투자금·차용금 사기 상담에서 거의 예외 없이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돈 받을 때는 분명히 갚을 생각이었고 능력도 있었다. 이후에 예상 못 한 일이 생겨 자금 조달이 안 된 것뿐이다."

이 말 자체는 법적으로 맞습니다. 사업 실패가 곧 사기는 아니니까요. 사기죄의 편취 고의는 돈을 받은 그 시점을 기준으로 보므로, 그때 진짜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민사 분쟁일 뿐입니다.

문제는 법원이 '그때의 속마음'을 어떻게 확인하느냐입니다.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돈이 어디로 갔는지를 봅니다. 최근 한 항소심 판결이 이 방법론을 아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이상협 변호사의 이력

[학력]

경찰대학 행정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원 건설환경공학부(교통공학 전공) 졸업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경력]

(전) 법무법인(유) 광장 - 3대 로펌

(전) 법무법인(유) 지평

(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경위

(전) 경찰대학 교무과 경위


처벌 수위

  • 사기(형법 제347조 제1항) :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 음주운전 : 혈중알코올농도 0.08~0.2% 미만이면 1년 이상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1천만 원 벌금, 0.03~0.08% 미만이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

  • 무면허운전 :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 벌금


첫 번째 관문: 애초에 할 수 있었나

문제의 사건에서 행위자는 '○ 회장'으로 불리며 금융권 실세인 것처럼 행세했고,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거들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그를 통하면 자금이 나온다고 믿었죠.

그런데 실체는 이랬습니다.

  • 아파트 미분양분 사업에서 그는 우선수익권을 살 돈도 없었고, 그 물건에 아무런 권리도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자금 준비 다 됐다, 공매해서 한 달 안에 소유권 넘기겠다"5억 원을 받았습니다.

  • 다른 건에서는 "사학재단 통해 일주일이면 30억 확실히 조달한다"1억 원을 받았지만, 그럴 능력도 의사도 없었습니다.

약속을 이행할 능력이나 권리가 처음부터 없었다면, "될 줄 알았다"는 건 낙관이 아니라 기망입니다.


결정적 관문: 그 돈, 어디에 썼습니까

여기가 핵심입니다. 법원은 돈의 실제 사용처를 하나하나 추적했습니다.

  • "대출의향서 비용 3천만 원", "금융권 접대비 2천만 원"으로 받은 돈은 그 용도에 쓰이지 않고 개인 용도나 무관한 곳으로 갔습니다.

  • "사채 대부 나올 때까지 며칠 보관할 돈"이라며 법무사 계좌로 받게 한 4천만 원은, 그 건물 매입과 전혀 상관없는 별개 사업 자금으로 피해자 회사 동의 없이 임의로 넘어갔습니다. 애초에 그 대출이 일어날 리가 없었던 겁니다.

  • 5억 원 중 상당액도 본인이 쓰는 딸 명의 계좌로 받아 "개인적으로 쓸 데가 있다"며 빼내 썼습니다.

약속한 곳에 쓰지 않았다는 사실은, 애초에 그럴 생각이 없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이게 실무에서 편취 고의를 인정하는 핵심 논리입니다.


서류가 기망을 완성시킵니다

법원은 문서도 무겁게 봤습니다. 피해자 회사의 위임도 없이 그 회사 '대리인'을 자청해 사채알선업체와 용역계약서를 썼는데, 정작 그건 약속한 건물 매수와 무관한 별개 사업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게는 법무사를 통해 "건물 매수자금 대출계약에 필요한 자금"이라고 적힌 보관금 약정서를 쓰게 했죠.

한쪽엔 명의를 도용한 문서, 다른 쪽엔 목적이 허위인 문서. 여기에 법무사라는 사회적 신뢰까지 끌어다 쓴 구조였습니다.


"주범은 내가 아니라 저 사람"이라는 항변의 함정

이 사건의 또 다른 쟁점이 흥미롭습니다. 검사가 공동정범 조문(형법 제30조)을 빠뜨린 채 단독범으로 기소했는데, 법원이 공범과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였습니다.

대법원 법리는 이렇습니다. 단독범으로 기소된 것을 공모 범행으로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줄 우려가 없다면 공소장변경은 필요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6도1402 판결).

이 사건에서는 사실관계의 기본이 같고, 원심 판결문에도 이미 '피고인과 ○○○', '피고인 측'이라는 표현이 계속 쓰였으며, 무엇보다 피고인 스스로 "주도한 건 공범"이라고 주장해 온 터라 불이익이 없다고 봤습니다.

여기에 역설이 있습니다. 책임을 공범에게 미루는 항변이, 동업 관계와 이익 분배가 드러나는 순간 오히려 공모의 자백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해하시면 안 되는 부분

  • 누범가중이 파기돼도 형이 확 줄지는 않습니다. 3년 이하 징역은 집행 종료 후 5년간 자격정지 이상 형이 없으면 실효되고(형실효법 제7조 제1항 제2호), 실효된 전과로 누범가중은 못 합니다. 다만 양형에서 불리한 사정으로는 고려됩니다. 이 사건도 징역 12년에서 11년 6개월로 조정되는 데 그쳤습니다.

  • 재판 회피는 치명적입니다. 선고기일에 여러 차례 불출석하고 1년 넘게 도주한 점, 신병 확보 후 형 집행이 시작되자 상소권회복청구를 한 점이 무겁게 지적됐습니다.

  • 음주·무면허 반복은 실형입니다. 벌금 전력이 있고 재판 중인데도 5회 반복한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참고로 한 번의 운전으로 음주와 무면허가 함께 성립하면 상상적 경합이 되어 더 무거운 음주운전죄의 형으로 처벌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업이 망해서 못 갚으면 사기인가요? 아닙니다. 돈 받을 당시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민사 문제입니다. 다만 그 판단은 객관적 정황으로 합니다.

Q. 법원이 '당시 속마음'을 어떻게 아나요? 가장 강력한 잣대가 돈의 사용처입니다. 약속한 용도로 안 썼다면 애초에 그럴 의사가 없었다고 봅니다.

Q. 대출 알선하며 비용 받는 게 불법인가요? 비용 수수 자체는 범죄가 아닙니다. 능력 없으면서 있는 척 속여 받고 다른 데 썼다면 사기입니다.

Q. 가족 명의 계좌로 받으면 문제인가요? 그 자체가 범죄는 아니지만, 자금 흐름을 감추려 한 정황으로 평가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단독범 기소인데 공동정범 유죄가 되나요? 사실관계의 기본이 같고 방어권에 실질적 불이익이 없으면 공소장변경 없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자금조달·대출알선 사기의 전형은 이렇습니다. 금융권 인맥을 과시하며 "곧 돈이 나온다"고 하고, 의향서 비용·접대비·보관금 명목으로 받아, 정작 그 돈은 개인 용도나 무관한 사업으로 흘러가는 구조죠.

그래서 방어의 출발점도 하나입니다. 돈의 흐름을 정면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이게 안 되면 어떤 항변도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반대로 피해를 보신 분이라면, 약속된 용도와 실제 집행의 불일치를 밝히는 게 회복의 시작입니다.

제가 계약서·계좌내역·문자·녹취를 시간순으로 대조해 설명의 뼈대를 함께 세워 드리겠습니. 사기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계시거나 피해 회복이 필요하시다면, 로톡 상담 요청 또는 로톡 기재 연락처로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실제 선고된 판결과 관련 법령·대법원 판례에 기초한 일반적 법률정보로, 등장인물·법인·지역은 익명 처리하였고 사실관계는 추상화하였으며 구체적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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