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우람 변호사입니다.
첫 질문 게시글에 답변드립니다. 카페 취지에 맞게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이 서로 겹치는 부분도 있고, 하나는 일반적인 디지털 성범죄 사안과 자수가 얽힌 사안이라 성격이 달라, 나눠서 답변드리겠습니다.
먼저 양형 부분만 놓고 답을 드리겠습니다.
원하시는 답이 아닐 수도 있지만, 양형위원회가 정리해 둔 양형기준이 있으니 그것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 양형위원회가 제시하는 감경요소와 가중요소는 위 이미지와 같습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일반론입니다.
판결문만 봐서는 실제로 무엇이 쟁점이 되었는지, 어떤 사정이 감경으로 작용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선고유예가 나온 사안은, 결국 검사가 기소를 했거나 항소한 경우입니다.
말씀하신 내용 중 한 건 소지는 내용이 상당히 경미해 원래대로라면 불기소가 나올 가능성이 높았던 사안으로 보이는데, 가능성만 짚어보자면 그 사건이 이른바 보여주기식 처분이 필요했던 사건이었을 수 있습니다.
보여주기식 처벌은 실제로 존재하느냐는 부분은 투명하게 답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습니다.
다만 캄보디아 사건 이후 사기죄 형량이 눈에 띄게 올라간 것을 보면,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을 아예 안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n번방, 박사방 사건 초기에는 단순 음란물 소지만으로도 구약식 1천만 원에서 재판까지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시간이 지난 뒤 나온 판결들을 보면 불송치나 불기소로 정리되는 경우가 오히려 많아졌습니다.
기소유예가 검사와 판사 중 누구의 재량이냐는 질문도 주셨는데, 기소유예는 기본적으로 불기소, 즉 기소하지 않겠다는 검사의 판단입니다. 판사는 이 단계에 아예 관여하지 않습니다. 사건 자체가 법원으로 올라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수를 어느 경찰서(청)에 했느냐, 담당 수사관의 성향 등에 따라서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꼭 자수사건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검찰에 사건이 올라가기 전 단계인 경찰단계에서 입건을 어느 범위까지 하는지, 송치결정서의 내용을 어떻게 쓰는지, 기록을 어떻게 만들어 올리는지에 따라 기록을 검토하여 처분을 하는 검사에게 주는 인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또한 명문화된 기준으로 나와 있는 것은 아니고, 여러 사건을 수행해오면서 개인적으로 받은 느낌을 말씀드리는 정도입니다.
이제 두 번째 질문, 자수 사안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무브 사건은 확실히 특이한 사건입니다. 제가 변호업을 13년 하면서, 사건 하나로 200여 명의 자수자가 나온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자수 자체는 앞서 보여드린 양형기준표에서도 특별양형인자에 속하는 사정입니다.
수사기관이 특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자수했다는 점은, 무브 사건뿐 아니라 다른 사건에서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편입니다.
자수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굳이 양형을 위해 사건을 강제사건화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경기남부청은 avmov 사이트를 뿌리 뽑기 위해 전담팀을 꾸린 것으로 알고 있고, 그 팀의 관심은 자수자를 처벌하는 데 있다기보다 윗선을 잡는 데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자수자들의 진술 내용을 대조하고 검토하는 수사 목적으로, 송치를 서두르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다른 경찰청은 avmov의 존재를 알고는 있어도 직접 수사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보니,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자수자를 그냥 "음란물 보고 자수한 사람" 정도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같은 avmov 관련 자수라도 수사 단계에서 불송치로 끝나는 경우가 꽤 있고, 송치가 되더라도 기소유예 같은 결과로 정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자수한 관할서가 어디냐에 따라 종국적인 처분의 내용이 달라질 수도 있겠으나, 이는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성범죄는 경찰서마다 수사 방식이나 조사 도구가 조금씩 다릅니다.
경기남부청은 예전 n번방 사건 때부터 수사기법과 조사 역량이 뛰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인지 같은 유형의 사건이라도 어느 경찰서, 어느 경찰청이 맡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를 실제로 많이 봤습니다.
이는 검찰 단계에서의 처분이나 법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종의 유사한 죄질의 사안이더라도 어떤 검찰(검사)에서는 기소유예, 어떤 검찰(검사)에서는 기소를 하기도 하고, 법원(재판부)에 따라 다른 선고가 나오기도 하는 것입니다.
결국 회원님께서 궁금해하시는 지점은 "경기남부청에 자수한 사람들이 어떻게 될 것인가"로 모아지는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정확히 답을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단 한 건도 자수를 시켜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상당한 금액을 결제했다며 자수를 원하신 분들도 계셨지만, 제 입장은 늘 같았습니다. 조사 입회를 다니며 느낀 것은, 수사관들이 오히려 자수자를 딱하게 보는 시선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우람 변호사 드림.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