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사건’ 시청자의 처벌 및 신상공개가 가능한지?
최근 소위 ‘n번방 사건’과 관련하여 대통령과 법무부장관까지 모든 관련자들에 대하여 엄벌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입니다. 조주빈 등 운영자들이 형사처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럼 관전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어떻게 되는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셔서 이에 대한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사실관계가 확정이 되어야 죄명 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제가 수사 내용을 다 아는 것이 아니어서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사실관계가 달라지면 처벌도 달라지게 되니 이 점 이해하시고 보시기 바랍니다).
“조주빈은 성인 또는 아동을 상대로 협박하여 성과 관련된 동영상을 찍었고, 그 동영상은 매우 가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다수의 사람들이 회원으로 가입하여 암호화폐로 대가를 지급하고 그 영상을 시청하였다”고 간략히 사실관계를 전제하겠습니다.
관전자들이 어떻게 처벌 되는지를 알려면 주범인 조주빈 등 사이트 운영자들이 어떻게 처벌 되는지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조주빈의 여러 행위 중 형사적으로 문제되는 중요한 행위만 정리하면,
1. 상대방을 협박하여 동영상을 찍게 한 행위 : 강요죄(형법 324조 :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2. 상대방을 협박하여 상대방과 성행위를 한 행위 : 강간죄(형법 297조 : 3년 이상 징역), 다만 상대방이 13~18세의 아동일 경우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아래에서는 아청법이라고 하겠습니다. 법 7조1항,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
3.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 제작 행위 : 아청법위반(법 11조 1항,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
4. 위와 같이 제작한 음란물을 배포한 행위 : 아청법위반(밥 11조 3항, 7년 이하)
이 외에도 많은 행위들이 있어 법률적 평가가 이루어 질 것이고, 아동을 상대로 한 강간에 무기징역 형이 있으므로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이제 관전자들이 어떻게 처벌될 수 있는지를 현행 법률 및 기존 대법원의 판례에 비추어 설명 드리겠습니다.
관전자들은 직접 음란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배포한 것이 아니어서 아청법상 제작이나 배포죄의 정범으로 처벌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동영상을 다운로드 받았다면 소지의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음란물을 소지한 경우에는 아청법 11조 5항에 따라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2천만원 이하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영상을 소지(다운로드)하지 않은 관전자들까지 처벌할 수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아청법의 규정 내용에 따라, 수사기관은 그동안 피의자에게 해당 파일의 점유·관리권이 있어야만 소지로 판단하고 처벌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법률 해석을 하여 “관전자들이 회비로 낸 돈을 가지고 조주빈이 위와 같은 범행을 하였으니 실질적으로 조주빈의 범행을 도운 것이 아니냐”라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검찰은 위 각 죄명에 방조범의 죄책을 검토할 것입니다.
반면, “단순 이용자들은 음란 동영상 제작이 이미 끝난 상태에서 영상 콘텐츠를 구매하여 보러 들어온 것뿐이므로 영상물 제작 범죄의 공범(방조범)으로 보기엔 지나친 확장해석”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을 통해 대마초를 구매한 경우, 구매자에 대해 대마초 구매에 대한 죄책을 물을 뿐, 대마초 판매행위에 대한 방조범으로 의율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다음으로 법무부장관이 말한 것처럼 조주빈과 조주빈의 범행에 가담한 사람들을 범죄단체로 의율할 수 있는지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현행법에서 범죄단체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상의 범죄단체와 형법상의 일반적 범죄단체가 규정되어 있습니다.
법무부장관께서 조주빈에 대하여 범죄단체로 의율할 경우 사형까지 가능한다고 한 것이 바로 폭처법상의 범죄단체를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이실 겁니다.
저는 검사 재직 시절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하면서 이를 최초로 범죄단체로 의율한 적이 있습니다(네이버에 ‘민경철 검사 보이스피싱(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8172022018&code=940202)’을 검색하시면 관련 기사를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 과정에서 범죄단체에 대하여 많은 검토를 하였고 이를 토대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의 판례에 의하면 폭처법상 범죄단체가 되기 위한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목적성이고, 둘째는 단체성이며, 셋째는 계속성이 그 요건입니다.
범죄단체는 최초에는 조직폭력배를 염두에 둔 규정이었으나, 점차 보이스피싱 조직 같이 과거에는 없었던 범죄 형태에도 적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조주빈이 한 행위에 협박이나 상해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조주빈이 위계 질서 있는 조직을 만들이 위와 같은 범행을 하였다면 범죄단체에 해당될 여지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조주빈이 운영한 조직을 범죄단체로 본다 하더라도 문제는 유료 관전자들인데, 회원 가입을 ‘범죄단체의 가입’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기존의 판례에 의할 때 일단 회원과 조주빈의 관계가 상명하복의 관계가 있어야 조주빈을 수괴로 보고, 회원을 일종의 행동대원으로 볼 수 있는데, 조주빈과 회원들을 그런 관계로 보는 것은 다소 무리로 보입니다.
둘째, 범죄단체의 조직원은 가입탈퇴가 자유롭지 않아야 하는데,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볼 여지는 있지만 본 사건의 경우 회원이 임의로 탈퇴가 가능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를 범죄단체에 가입한 것으로는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위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사실관계가 확정이 되어야 법률적인 평가가 가능한 것이어서 지금 단계에서 확정적으로 말씀 드릴 수는 없으며, 아마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검찰은 적극적으로 해석을 하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관심이 많은 부분이 신상정보공개의 문제인데, 만약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단순히 소지만 문제되는 경우는 신상정보공개가 제외되어 있습니다(아청법 2조 2호에서 동법 11조의 죄는 제외하고 있음).
한편, 조주빈의 신상공개를 결정하는데 적용되었던 성폭력처벌법 제25조에 의하면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의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때”에는 얼굴, 성명 및 나이 등 피의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현재까지는 성폭력처벌법 제25조에 따라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것은 조주빈 외에는 전례가 없고, 수사단계에서의 피의자 신상공개는 주로 특정강력범죄법(고유정, 이춘재 등과 같은 잔인하고 중대한 강력범죄의 경우 적용)에 따라 결정되었습니다. 따라서 성폭력처벌법 제25조에 의한 신상공개를 결정할 때 판단기준은 그동안 특정강력범죄법을 적용하였던 기준과의 균형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고, 범행의 적극 가담자와 단순 이용자 사이의 형평도 감안하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조주빈의 행위에 방조범으로 죄책을 물을 수 있을 때만 신상정보공개 등이 검토될 것이고, 이 검토 과정에서 정범이 아닌 방조범까지도 그 대상으로 할지 여부가 치열하게 법리 공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검찰이 관전자들을 아청법위반의 방조범으로 기소할 경우에는 법원은 일단 이들을 방조범으로 볼 수 있을지, 방조범에 대하여도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의 타당성 여부, 당사자의 재범의 위험성을 판단하여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민경철 변호사의 24시 케어센터 블로그
(https://blog.naver.com/eaglee0908)에 게재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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