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n번방 관련하여 텔레그램 비밀 채팅방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 음란물을 본 회원을 처벌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처벌여부는 문제가 된 동영상들의 내려받기, 즉 다운로드 사실을 수사기관이 입증할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단순히 방에 입장한 사실만으로는 형사처벌이 어렵기 때문인데요.
2020년 3월 30일, 경찰이 n번방 이용자 1만 5천명의 신상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히며 현재 이를 갖고 개별 인적사항을 특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회원에 대하여는 강제 수사할 계획이고, 유료 회원들은 수사할 방침이며, 유료 회원 70여명의 명단은 이미 확보했다고 밝혀졌습니다. 다만 이들의 처벌수위는 결국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됩니다.
복수의 판사·검사는 텔레그램 `박사방`에 입장해 성착취 음란물을 시청한 자에 대한 처벌이 영상 내려받기 입증 여부에 달려 있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다운로드한 행위를 `소지`로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아청법) 제11조 제5항은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한 자에게 1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이용자가 자신에게 전송된 동영상을 보기만 해도 영상이 본인 스마트폰에 내려받기 되는데, 이렇게 되면 이용자가 동영상을 스마트폰에서 삭제하더라도 음란물을 소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채팅방에 입장해 있는 것만으로 음란물을 소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 역시 있습니다. 성폭력 사건 전문 법관 중 한명은 "한번 내려받기 했다면 사후에 이를 지워도 음란물을 소지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 입장해 있었다고 해서 `소지`로 판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다른 형사 법관은 "방에 입장해 있었다는 사실 자체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이어 "다른 법에 규정된 `소지` 행위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채팅방에 입장한 사실을 아동·청소년 음란물 소지로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시다시피 n번방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행위도 있었는데, 아청법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여성가족위원회에는 음란물·정보통신망과 관련된 아청법 개정안 4건이 계류돼 있다. 지난해 11월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아동·청소년 성착취 음란물`로 용어를 바꾸고, 단순 소지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박사방과 동일한 유형으로 처벌받은 사례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복제·배포한 경우에는 처벌할 수 있지만 시청 행위에 범죄 혐의를 적용하기에는 마땅하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이죠. 같은 텔레그램 방에서 영상 유포를 적극 요청해, 가해자의 영상 유포 범죄를 심리적 또는 상황상 용이하게 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불법촬영물 유포 방조 혐의 적용도 가능합니다. 당연히 공범 적용의 가능성도 제기되었고, 즉 텔레그램 대화방에 있는 사람들이 적극 권유, 요청해서 영상이 올라온 거라면 이들이 공범 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범행에 가담했느냐에 따라, 제작죄의 공동정범 - 제작죄의 교사범 - 제작죄의 방조범 등의 순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만약, 특정한 상황을 요구하는 커미션 관련 채팅기록이 있다면, 간접정범의 방조죄가 적용될 수 있는데, 유포의 경우에도 채팅방의 관리 및 홍보에 참여했다면 유포 방조죄가 적용될 수 있는 것이죠. 다만, 구매죄의 경우, 실존인물에서 가상인물로 범위를 확대하여 개정시킬때 넣기로 했었는데 대안반영폐기 상태입니다. 쉽게말해 단순히 구매기록이 있다고 하여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범죄를 방조한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선 행위자에 가담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하는데, 단순히 n번방에 입장했다는 사실과 몇몇 채팅을 했다고 하여 형사 처벌대상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입장자가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을 다운로드한 경우에는 명확히 청소년성보호법상 소지죄(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로 처벌할 수 있지만, 단순히 보기만 했을 경우나 성인 영상을 다운로드한 경우에는 처벌여부가 애매해집니다. 또한 단순 스트리밍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임시캐시파일을 바로 지워버렸다면 소지죄를 적용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형사는 민사와 달리 의도가 증명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소지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형량은 무겁지 않습니다. 최근 4년간 소지죄로 처벌받은 사례를 전수조사해본 결과 총 22개 사건에서 벌금형이 21건이었습니다. 벌금 수위는 300만원이 최빈값이며 최댓값은 500만원입니다만, 본 사건의 경우 사회적 관심도가 매우 높아 변호사를 선임하여 적극대응하지 않을 경우 엄벌에 처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검사출신 민경철 변호사의 24시 성범죄 케어센터는 텔레그램, n번방 관련하여 혐의를 받는 분들에게 비밀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니 연락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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