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매음 메시지 상대가 안 읽었다면 — 도달 요건과 미수 처벌 여부
통매음 메시지 상대가 안 읽었다면 — 도달 요건과 미수 처벌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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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매음 메시지 상대가 안 읽었다면 — 도달 요건과 미수 처벌 여부 

강대현 변호사

성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상대방이 아직 읽지 않았다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는 성립하지 않는 것일까요. 반대로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는 "상대가 확인도 안 했는데 무슨 범죄냐"는 항변이 통할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법원은 상대방이 실제로 메시지를 읽었는지와 상관없이 죄가 완성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통매음에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어, '도달'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라면 이 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반대면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폭력처벌법 제13조의 '도달' 요건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미수는 왜 처벌되지 않는지, 방어 관점에서 다툴 수 있는 지점은 어디인지 최신 판례를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통매음 성립요건 — 성폭력처벌법 제13조가 요구하는 네 가지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성폭력처벌법 제13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우편·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음향·글·그림·영상·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면 성립합니다.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2020년 5월 19일 개정으로 벌금 상한이 종전 500만원에서 크게 상향되었습니다. 조문이 짧아 보여도 실제 사건에서는 요건 하나하나가 치열한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요건을 분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각 요건은 독립적으로 검토되며, 하나라도 인정되지 않으면 이 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 통신매체의 이용 — 전화, 문자, 카카오톡, DM, 게임 채팅, 이메일 등 통신수단을 거쳐야 합니다. 통신매체 없이 직접 말로 한 경우는 이 죄가 아닙니다.

  •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킬 목적 — 단순한 욕설이나 분풀이와 구별되는 초과주관적 요건으로,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집니다.

  •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는 표현 — 사회 평균인의 관점에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내용이어야 합니다.

  •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할 것 — 이 글의 핵심 쟁점으로, '읽었는지'가 아니라 '접할 수 있는 상태에 두었는지'가 기준입니다.

도달의 의미 — 상대방이 읽지 않아도 범죄는 완성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도달'을 상대방이 실제로 메시지를 열어 확인한 상태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해석은 다릅니다. 대법원은 2025. 8. 14. 선고 2025도986 판결에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글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이를 직접 접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상대방이 별다른 제한 없이 그 글을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구성요건은 충족되고, 상대방이 실제로 그 글을 인식하거나 확인하였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이 해석은 통매음이 보호하려는 법익에서 나옵니다. 이 죄는 성적 자기결정권과 함께, 원치 않는 성적 표현물에 접하지 않을 이익을 보호합니다. 메시지가 수신함에 들어온 순간 상대방은 언제든 그 내용에 노출될 수 있는 처지에 놓이므로, 법이 개입할 이유가 이미 발생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늦은 밤 성적인 내용의 문자를 보냈고 상대방이 잠들어 다음 날까지 읽지 않았더라도, 문자가 상대방 휴대전화에 정상적으로 수신된 이상 도달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도달은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으로 충분하고, 실제로 읽었는지는 범죄 성립과 상관이 없습니다(대법원 2025도986).

차단당한 상태에서 올린 멘션 글 — 2025도986 사건이 보여주는 것

위 대법원 판결의 사실관계는 '안 읽었으면 무죄'라는 기대가 왜 위험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피고인은 소셜미디어에서 피해자와 논쟁을 벌이다 피해자가 자신의 계정을 차단하자, 성적 혐오감을 일으키는 글을 올리면서 '@' 표시 뒤에 피해자의 계정을 명시하는 이른바 멘션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차단 상태였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알림이 정상적으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급심에서 도달 여부가 문제되었으나, 대법원은 도달의 의미를 위와 같이 넓게 해석하면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공개된 타임라인에 피해자 계정을 특정하여 글을 올리면, 피해자가 검색이나 제3자의 전달을 통해 언제든 그 글을 접할 수 있는 상태가 만들어집니다. 차단이라는 기술적 조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인식 가능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이 판결 이후로는 "직접 보낸 게 아니라 내 계정에 올렸을 뿐"이라거나 "차단당해서 어차피 못 본다"는 항변이 통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수신 여부를 좌우하는 기술적 설정보다, 행위자가 만들어 놓은 객관적 노출 상태가 판단의 중심에 있기 때문입니다.

카카오톡 '1'이 그대로 남아 있어도 기수일까

실무 상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이 바로 이것입니다. 카카오톡의 '1' 표시는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지 않았다는 뜻인데, 그 상태에서 고소가 이루어지면 처벌이 가능한지입니다. 위 판례 법리에 따르면 메시지가 상대방의 대화방에 정상적으로 수신된 이상 상대방은 언제든 이를 열어볼 수 있는 상태이므로, '1'이 남아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도달이 부정되기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지 않고 삭제했거나, 미리보기 알림으로만 내용을 접하고 대화방을 열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도달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문언 전송이 아닌 경우에도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에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사진이 저장된 인터넷 주소 링크를 카카오톡으로 전송한 행위에 대해, 상대방이 링크를 통해 그 내용을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에 두었다면 사진을 직접 전송한 것과 다르지 않게 평가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링크만 보냈을 뿐 파일 자체를 전송하지 않았다는 항변 역시 도달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결국 '읽음 표시'나 '전송 형태'가 아니라, 상대방이 접근 가능한 상태가 만들어졌는지가 일관된 기준입니다.

통매음 미수는 처벌 규정이 없다 — 성폭력처벌법 제15조의 범위

그렇다면 도달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형법상 미수범은 법률에 처벌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되는데, 성폭력처벌법 제15조는 미수범 처벌 대상을 제3조부터 제9조까지, 제14조, 제14조의2, 제14조의3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강간·강제추행이나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딥페이크 관련 범죄의 미수는 처벌되지만, 제13조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이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성적 메시지를 보내려다 도달에 이르지 못한 행위는 통매음으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도달이 부정되어 미수에 그쳤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경우로는, 전송 오류로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수신되지 않은 경우, 없는 번호나 이미 탈퇴한 계정으로 발송되어 상대방이 접할 가능성 자체가 없었던 경우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본 것처럼 판례가 도달을 '객관적 인식 가능 상태'로 넓게 해석하기 때문에, 실제로 미수에 그쳤다고 평가될 수 있는 영역은 매우 좁습니다. 메시지가 어떤 형태로든 상대방의 수신 영역에 들어갔다면 대부분 기수가 됩니다.

주의할 점은, 통매음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 죄책도 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입니다. 표현의 내용과 방식에 따라 형법상 협박죄나 모욕죄,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다른 범죄의 성립이 별도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도달 요건을 다투는 전략은 사건 전체의 죄책 구조를 함께 살펴본 뒤에 세워야 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5조의 미수범 목록에 제13조는 없습니다. 도달이 인정되지 않으면 통매음으로는 처벌할 수 없지만, 판례상 도달의 문턱은 매우 낮습니다.

방어 관점에서 다툴 수 있는 지점 — 도달보다 목적이 승부처인 경우가 많다

피의자 입장에서 도달 요건만 바라보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닙니다. 판례의 도달 개념이 워낙 넓어, 수사기관이 전송 기록을 확보한 사건에서 도달 자체가 부정되는 예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실무에서 결론을 가르는 경우가 많은 것은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킬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건입니다. 대법원은 2016도21389 판결에서 이 목적이 있는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게임 중 분쟁 과정에서 나온 일회적 욕설이라면, 표현에 성적 단어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상대를 모욕하려는 의도였을 뿐 성적 욕망과는 무관하다는 다툼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면식 없는 상대에게 반복적으로 신체 묘사를 담은 메시지를 보낸 경우라면 목적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밖에 해당 표현이 사회 평균인의 기준에서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는 정도에 이르는지, 전송 경위에 착오나 오발송 사정은 없는지도 함께 검토됩니다. 어느 요건을 주전장으로 삼을지는 대화 전체의 맥락과 증거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진술 전에 쟁점 구조를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벌 수위와 초기 대응 — 벌금형이라도 가볍지 않다

통매음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초범이고 표현의 정도가 중하지 않으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로 마무리되는 예도 있지만, 성범죄라는 낙인과 부수 처분의 무게는 벌금 액수 이상입니다. 다만 통매음으로 벌금형이 확정된 경우에는 신상정보 등록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징역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와는 부수 효과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유죄라도 어떤 형이 선고되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집니다.

수사 단계의 초기 대응에서는 다음 사항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 대화 전체 맥락 보전 — 문제된 메시지 전후의 대화, 상대방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를 삭제하지 말고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일부만 발췌된 캡처는 맥락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 진술 전 쟁점 정리 — 목적·표현의 성격·전송 경위 중 어디를 다툴지 정하지 않은 채 조사에 응하면, 초기 진술이 이후 방어의 폭을 좁힐 수 있습니다.

  • 섣부른 연락 자제 — 고소 사실을 알게 된 뒤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면 2차 가해나 합의 강요로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사과나 합의 시도는 절차를 갖추어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지 않고 바로 삭제했어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5도986 판결에 따르면 도달은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으로 충분하고, 실제로 읽었는지는 범죄 성립과 무관합니다. 메시지가 상대방의 수신함이나 대화방에 정상적으로 들어간 이상, 읽지 않고 삭제했다는 사정은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다만 그러한 사정이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여지는 별개로 남습니다.

Q. 전송 오류로 메시지가 아예 전달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상대방이 접할 가능성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도달이 부정될 수 있고, 성폭력처벌법 제15조가 제13조의 미수를 처벌하지 않으므로 통매음으로는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전송 실패 여부는 서버 기록 등 객관적 자료로 확인되는 사실의 문제이고, 일단 수신된 흔적이 있으면 이 주장은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또한 표현 내용에 따라 다른 죄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Q. 상대가 저를 차단했는데 제 계정에 올린 글도 도달인가요?

A. 도달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5도986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차단한 상태에서 피고인이 피해자 계정을 멘션하여 성적 혐오감을 주는 글을 올린 행위가 문제되었는데, 대법원은 도달을 넓게 해석하며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공개 게시물은 검색이나 제3자를 통해 상대방이 접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Q. 야한 사진을 직접 보낸 게 아니라 링크만 보냈는데도 통매음인가요?

A.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6도21389 판결은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사진이 저장된 인터넷 주소 링크를 메신저로 전송한 행위를, 상대방이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에 두었다는 점에서 직접 전송과 다르지 않게 평가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파일이 아니라 링크라는 형식은 결론을 바꾸지 못합니다.

Q. 통매음 미수로 입건되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가능한가요?

A. 통매음 자체의 미수범 처벌 규정은 없으므로, 미수 단계의 행위를 제13조로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도달 여부가 불분명한 사건을 일단 통매음 혐의로 입건해 수사한 뒤, 도달이 인정되면 기수로 의율하고 인정되지 않으면 불송치·불기소하거나 다른 죄명을 검토하는 흐름이 일반적입니다. 죄명이 아니라 도달 인정 여부가 실질적인 쟁점입니다.

Q. 상대가 읽지 않았다는 사정은 아무 의미가 없나요?

A. 범죄 성립 단계에서는 의미가 없더라도, 양형 단계에서는 피해의 정도와 관련해 고려될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 노출로 인한 충격이 없었다는 사정, 즉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정황 등은 벌금형이나 기소유예 등 선처를 구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정상 참작의 문제이고, 무죄 주장의 근거는 되지 못합니다.

맺음말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도달'은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은 상태가 아니라, 읽을 수 있는 상태에 둔 것을 말합니다. 대법원 2025도986 판결은 차단당한 상태의 멘션 글까지 도달로 포섭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이로써 '안 읽었으니 무죄'라는 기대는 사실상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반면 성폭력처벌법 제15조가 제13조의 미수를 처벌하지 않으므로, 도달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은 예외적인 경우라면 통매음 처벌은 불가능합니다.

결국 이 유형의 사건에서 승부처는 읽음 여부가 아니라, 도달의 객관적 상태와 성적 욕망 목적이라는 요건을 증거로 어떻게 다투느냐에 있습니다. 같은 메시지라도 대화의 맥락과 관계, 전송 경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조사 전에 사건의 쟁점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원과 경기남부를 중심으로 성범죄 사건을 다루어 온 변호사의 조력을 초기에 받아 두시면, 첫 진술에서부터 방어의 방향을 안정적으로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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