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 소송을 준비하다 보면 문자나 사진 같은 서면 증거만으로 부정행위를 온전히 드러내기 어려운 순간이 옵니다. 결정적 장면을 목격한 지인, 혹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배우자 본인을 법정에 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배우자를 증인으로 부를 수 있는지, 지인이 출석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지 막상 실무 절차는 낯섭니다. 이 글에서는 상간 소송에서 증인신문과 당사자신문이 어떻게 나뉘는지, 누구를 어떤 절차로 세울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증언이 실제로 얼마나 힘을 발휘하는지 하나씩 짚어 봅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상간 소송의 증거조사 — 증인신문과 당사자신문은 다르다
상간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는 가사소송 중 이른바 다류 사건에 해당합니다. 가사소송이라고 해서 절차가 형사재판처럼 특별한 것은 아니고, 가사소송법 제12조에 따라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민사소송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즉 증인을 부르고 신문하는 방식, 당사자 본인을 신문하는 절차, 증인이 출석하지 않을 때의 제재는 모두 민사소송법이 정한 규칙을 따른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먼저 구별해야 할 것이 사람의 진술을 듣는 두 가지 방법입니다. 하나는 소송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아는 사실을 물어보는 증인신문이고, 다른 하나는 원고나 피고 본인에게 직접 묻는 당사자신문입니다. 두 절차는 이름만 비슷할 뿐 대상, 선서의 효과, 허위 진술에 따르는 책임이 전혀 다릅니다. 누구를 어느 절차로 세우느냐에 따라 그 진술의 무게가 달라지므로, 이 구별이 전략의 출발점이 됩니다.
예를 들어 부부가 함께 상간자를 압박하려고 배우자를 법정에 세우고 싶다고 할 때, 그 배우자가 이 사건의 당사자인지 아닌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당사자라면 당사자신문 대상이고, 당사자가 아니라면 증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을 오해하면 신청 자체가 어긋납니다.
상간 소송의 증거조사는 민사소송법을 따른다. 사람을 법정에 세우는 방법은 제3자를 부르는 증인신문과 본인을 묻는 당사자신문으로 나뉘며, 둘의 효과는 전혀 다르다.
배우자를 증인으로 세울 수 있을까 —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이 열쇠
결론부터 말하면,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는 상간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증인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이 소송의 원고는 피해를 입은 배우자이고 피고는 상간자입니다. 부정행위를 저지른 배우자는 원고도 피고도 아니어서 소송 밖의 제3자에 해당하고, 제3자는 증인이 될 자격이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사실관계를 잘 아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배우자 본인입니다. 언제부터 어떤 관계였는지, 상간자가 자신의 혼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직접 겪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상간 소송에서 원고는 부정행위 사실과 함께 상간자가 기혼자임을 알았다는 점까지 증명해야 하는데, 이 두 가지 모두 배우자의 진술로 메울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다만 실제로 배우자를 세울지는 신중할 문제입니다. 이혼까지 함께 진행하는 상황이라면 배우자와 원고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배우자가 협조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울 자격이 있다는 것과, 세우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은 별개의 판단입니다.
증언거부권 — 배우자·친족은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
배우자를 증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고 해서 원하는 답을 반드시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소송법 제314조는 증인에게 증언거부권을 인정합니다. 증언 내용이 자기 자신이나 친족이 공소제기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염려가 있는 사항, 또는 자기나 그들에게 치욕이 될 사항에 관한 것이면 증언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친족에는 배우자가 포함됩니다.
부정행위 자체는 이제 형사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간통죄가 폐지되어 부정행위를 이유로 형사소추될 위험은 사라졌기 때문에, '공소제기 염려'를 이유로 한 증언거부는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부정행위의 구체적 내용은 진술하는 본인에게 치욕이 될 사항에 해당할 수 있어, 이 사유로 증언을 거부할 여지는 남습니다.
또한 증언거부권과 별도로, 이해관계가 있는 증인은 선서와 관련한 보호도 받습니다. 제314조에 해당하는 증인이 증언을 거부하지 않더라도 법원은 선서를 면제할 수 있고(제323조), 자기나 친족과 현저한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을 신문받을 때에는 선서 자체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제324조). 선서 없는 증언은 위증죄로 이어지지 않으므로, 그만큼 진술의 무게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소제기·유죄판결 염려가 있는 사항 — 간통죄 폐지로 부정행위 자체는 이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본인이나 친족에게 치욕이 될 사항 — 배우자가 이 사유로 증언을 거부할 여지가 있습니다.
선서 면제·선서거부 — 이해관계 있는 증인은 선서를 면제받거나 거부할 수 있어 진술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지인을 증인으로 부르는 절차 — 신청부터 신문까지
부정행위 현장을 목격했거나 두 사람의 관계를 잘 아는 지인, 동료, 친구도 증인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증인신문은 저절로 열리지 않고 당사자가 신청해야 시작됩니다. 민사소송법 제308조에 따라 증인을 특정해 신청하고, 법원이 채택하면 신문기일이 잡힙니다.
신청이 채택되면 신문의 효율을 위해 법원은 신청한 당사자에게 증인진술서를 제출하게 하거나, 미리 물어볼 내용을 정리한 증인신문사항 서면을 내도록 요구합니다. 증인진술서에는 증언할 내용을 시간 순서에 따라 적고 증인이 서명날인합니다. 준비 없이 법정에 가면 정작 필요한 답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 서면 준비가 사실상 승패를 가르는 실무 작업입니다.
정작 신문기일에는 교호신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제327조). 증인을 신청한 당사자가 먼저 묻는 주신문을 하고, 이어 상대방이 반대신문을 하며, 마지막으로 재판장이 필요한 부분을 보충신문합니다. 상간자 측이 반대신문에서 증인의 기억이나 이해관계를 파고들 수 있으므로, 주신문 단계에서 핵심 사실을 명확히 세워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인신청 — 증인을 특정해 서면으로 신청하고 법원의 채택을 받습니다.
증인진술서·증인신문사항 제출 — 증언 내용과 물어볼 사항을 미리 서면으로 정리합니다.
교호신문 — 주신문(신청 당사자) → 반대신문(상대방) → 재판장 보충신문 순으로 진행됩니다.
증인이 출석을 거부하면 — 과태료·감치·구인
세우고 싶은 지인이 감정적 부담을 이유로 법정에 나오길 꺼리는 일은 흔합니다. 그러나 일단 증인으로 채택되어 소환장을 받은 사람은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할 수 없습니다. 민사소송법 제311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에게 그로 인한 소송비용을 부담시키고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제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과태료 재판을 받고도 다시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법원은 결정으로 그 증인을 7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는 증인은 구인할 수도 있습니다. 즉 증인이 심리적으로 부담스러워 미룬다고 해서 절차가 마냥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강제 수단이 있다는 사실과, 이를 실제로 활용하는 것이 소송에 유리한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억지로 끌려 나온 증인이 비협조적으로 진술하면 오히려 원하는 답을 얻기 어려울 수 있어, 강제보다 사전에 협조를 구하는 편이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당사자신문과 위증죄 — 본인 진술의 한계
배우자나 지인이 아니라 원고·피고 본인을 신문하는 것이 당사자신문입니다. 민사소송법 제367조에 따라 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당사자 본인을 신문할 수 있고, 이때 당사자에게 선서를 하게 합니다. 다른 증거가 부족할 때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하는 보충적 수단으로 쓰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증인이 선서한 뒤 거짓말을 하면 위증죄가 성립해 형법 제152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반면 당사자신문에서 당사자 본인은 선서하고 진술했더라도 증인적격이 없어 위증죄의 주체가 되지 않습니다. 즉 상간자가 당사자신문에서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더라도 그 자체로 위증죄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이 때문에 결정적 사실을 진술로 확보하려는 전략에서는 그 사람을 증인으로 세울 수 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위증죄의 압박이 걸리는 증인의 선서 진술과, 그런 압박이 없는 당사자의 진술은 실제 무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배우자처럼 증언거부권이 있는 증인은 이 압박에서 벗어날 여지가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증언의 증명력 — 이해관계 있는 진술은 객관 증거로 뒷받침해야
증인을 세웠다고 해서 그 진술이 곧바로 사실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증언의 신빙성을 자유롭게 판단하는데, 배우자나 가까운 지인처럼 한쪽에 이해관계가 뚜렷한 증인의 진술은 그만큼 신중하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증언은 단독으로 쓰기보다 객관적 증거와 맞물릴 때 힘을 냅니다. 예컨대 지인의 목격 진술이 숙박업소 결제 내역이나 메시지 기록과 시점이 맞아떨어지면, 개별 증거만으로는 부족했던 부분이 서로를 보강해 부정행위 사실이 한층 선명해집니다. 반대로 진술만 있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전혀 없으면 증명력이 약하게 평가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증인신문은 서면 증거를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보완하는 수단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어떤 사실을 서면으로 세우고, 어떤 빈틈을 증언으로 메울지를 먼저 정리한 뒤 증인의 범위와 신문 사항을 잡는 것이 실무의 순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혼하지 않고 상간자만 상대로 소송하는데도 배우자를 증인으로 부를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상간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 소송에서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는 당사자가 아니라 제3자이므로 증인 자격이 있습니다. 다만 배우자에게는 증언거부권이 있어 진술을 거부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Q. 배우자가 증언을 거부하면 강제로 진술하게 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민사소송법 제314조는 친족인 배우자에게 치욕이 될 사항 등에 관해 증언을 거부할 권리를 인정합니다. 정당한 증언거부는 불출석과 달라 과태료·감치 같은 제재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거부 자체를 강제로 뒤집기는 쉽지 않습니다.
Q. 지인이 증인으로 나오기 싫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증인으로 채택되어 소환장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소송비용 부담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거듭 불출석하면 7일 이내의 감치나 구인까지 가능합니다. 다만 강제로 세운 증인이 비협조적일 수 있어 실무상으로는 사전 협조를 구하는 편이 낫습니다.
Q. 상간자가 당사자신문에서 거짓말을 하면 위증죄로 고소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당사자 본인은 증인적격이 없어 선서 후 허위로 진술해도 위증죄의 주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증죄는 증인으로 선서한 제3자가 거짓 진술을 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Q. 증인의 말만으로 부정행위가 인정될 수 있나요?
A. 증언만으로 인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해관계가 있는 증인의 진술은 신중하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메시지, 결제 내역, 출입 기록 같은 객관적 증거와 시점이 맞물려 서로를 보강할 때 증명력이 크게 높아집니다.
Q. 증인신문은 어떻게 신청하나요?
A. 증인을 특정해 서면으로 신청하고 법원이 채택하면, 증인진술서나 증인신문사항을 제출한 뒤 신문기일에 교호신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주신문, 반대신문, 재판장 보충신문 순서로 이어지므로 신문 사항을 미리 촘촘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상간 소송에서 사람의 진술은 서면 증거가 닿지 못하는 빈틈을 메우는 유력한 수단입니다.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는 당사자가 아니어서 증인으로 세울 수 있지만 증언거부권이라는 벽이 있고, 지인은 절차에 따라 불러 세울 수 있되 강제 수단이 늘 유리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신문은 본인에게 위증죄가 미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어, 결국 어떤 진술을 누구에게서 어떤 절차로 끌어낼지를 설계하는 일이 관건입니다.
중요한 것은 증인신문을 서면 증거의 대체가 아니라 보완으로 배치하는 감각입니다. 무엇을 객관적 자료로 세우고 무엇을 진술로 메울지 순서를 정한 뒤 증인의 범위와 신문 사항을 짜야, 이해관계 있는 진술이라는 약점을 보강하고 증명력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누구를 세우는 것이 유리한지, 증언거부가 예상될 때 어떤 대안을 둘지는 사건마다 달라집니다. 수원·경기 남부를 비롯한 가사 사건에서 증거와 증인 전략을 함께 고민하고 싶다면, 소송 초기에 방향을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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