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나 거래처 대표의 부탁으로 계약서 말미에 연대보증인으로 이름을 올렸을 뿐인데, 어느 날 “위약벌 3억 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증명이 날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채무자가 계약을 어겼으니 위약금 조항이 발동됐고, 연대보증인인 당신도 똑같이 물어내라는 것입니다. 원금도 아니고 실제 손해도 아닌, 순수한 ‘벌금’ 성격의 돈까지 보증인이 떠안아야 한다는 말이 선뜻 납득되지 않으실 겁니다. 더구나 위약벌은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달리 법원이 깎아주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들으면 막막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위약벌이 보증채무 범위에 들어가는지, 정말 감액이 불가능한지, 그렇다면 연대보증인은 무엇으로 다퉈야 하는지를 조문과 확인된 판례를 근거로 정리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연대보증인에게 위약벌 청구가 가능한 근거 — 민법 제429조 제1항
보증채무의 범위는 주채무의 원금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민법 제429조 제1항은 “보증채무는 주채무의 이자, 위약금, 손해배상 기타 주채무에 종속한 채무를 포함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위약금’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뿐 아니라 위약벌도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즉 채권자가 주채무자에게 위약벌을 청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특약으로 보증 범위를 제한해 두지 않은 이상 연대보증인에게도 그 위약벌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결론이 가혹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위약벌의 성격 때문입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실제 손해를 미리 정해 둔 금액’이지만, 위약벌은 채무 이행을 심리적으로 강제하기 위한 제재금입니다. 채권자가 손해를 전혀 입지 않았더라도 청구할 수 있고, 실손해가 위약벌보다 크면 그 손해를 별도로 더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보증채무는 주채무에 종속하는 성질을 가지므로, 주채무자가 부담하는 이 제재금 역시 ‘주채무에 종속한 채무’로 보증 범위에 흘러들어옵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출발점일 뿐, 결론이 아닙니다. 예컨대 A가 B의 물품공급계약에 연대보증을 섰고 계약서에 “공급자가 납품을 중단하면 계약금액의 30%를 위약벌로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B가 납품을 중단했다면 채권자는 A에게 곧바로 그 30%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는 ① 그 조항이 정말 위약벌인지, ② 위약벌이라면 그 액수가 공서양속에 반해 무효인지, ③ 보증계약 자체에 흠이 없는지를 순서대로 따져 방어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그 세 갈래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보증 범위를 제한하는 특약이 없다면, 주채무에 붙은 위약벌은 민법 제429조 제1항에 따라 연대보증인에게도 청구될 수 있습니다.
위약벌인가 손해배상액의 예정인가 — 감액 가능성을 가르는 첫 관문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갈림길은 문제의 조항이 ‘위약벌’인지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입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성질이 결정되면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그 액수가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 반면 위약벌로 결정되면 감액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같은 금액을 두고도 성질결정 하나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셈입니다.
그런데 법은 보증인 쪽에 유리한 출발선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민법 제398조 제4항은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합니다. 계약서에 ‘위약벌’이라는 표현이 붙어 있더라도, 그것만으로 위약벌이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약금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는 계약서 등 처분문서의 내용, 계약 체결 경위, 당사자가 위약금을 약정한 주된 목적 등을 종합해 개별 사건마다 판단할 의사해석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시에 따르면, 위약금이 위약벌로 인정되려면 그것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나 전보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하나의 계약 안에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이 따로 있거나 실손해의 배상을 전제로 하는 조항이 별도로 있는데, 그와 중복해 위약금 조항을 두어 이중배상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 하나만 있고 그것이 사실상 손해 전보 기능을 하고 있다면, 명칭이 위약벌이더라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따라서 연대보증인의 1차 방어선은 “이 조항은 위약벌이 아니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는 주장입니다. 계약서 전체를 놓고 실손해 배상 조항이 별도로 있는지, 위약금 외에 손해배상을 따로 청구할 수 있다고 적혀 있는지, 협상 과정에서 이 금액이 어떤 목적으로 정해졌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추정 규정 덕분에 ‘위약벌이다’라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채권자 측이 특별한 사정을 들어 뒤집어야 하는 구조입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볼 징표 —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하나뿐이고, 그 금액을 넘는 실손해를 따로 청구한다는 조항이 없는 경우.
위약벌로 볼 징표 — 손해배상 조항과 위약금 조항이 별개로 병존하여 사실상 이중배상 구조가 되는 경우.
명칭은 결정적이지 않다 — ‘위약벌’이라는 문구가 있어도 계약 체결 경위와 주된 목적으로 실질을 판단합니다.
추정의 효과 —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다툼이 있으면 손해배상액의 예정 쪽으로 기울고, 위약벌 주장 측이 특별한 사정을 입증해야 합니다.
위약금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됩니다. 성질결정을 다투는 것이 감액으로 가는 가장 넓은 문입니다.
위약벌은 감액되지 않는다 — 2022년 전원합의체가 확인한 원칙
성질결정 다툼에서 밀려 위약벌로 인정되면, 감액 주장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약벌 약정은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하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그 내용이 다르므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위약벌의 액수를 감액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그 논거는 입법자의 결단에 있습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액의 예정 외에 그와 구별되는 다른 위약금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하면서도, 오직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대해서만 법관의 재량에 의한 감액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위약벌에 관해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흠결이 아니라 의도된 선택이므로, 법원이 유추적용으로 그 공백을 메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은 기존 판례의 입장을 유지하면서 위약벌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의 경계를 분명히 했습니다.
실무적으로 이는 연대보증인에게 상당히 불리한 지점입니다. 앞선 사례에서 계약금액이 10억 원이고 위약벌이 3억 원이라고 해도, 법원에 “3억은 과하니 5천만 원으로 줄여 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의 감액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위약벌 조항 자체가 유효하다면 3억 원을 그대로 부담하게 됩니다. 그래서 방어의 축은 ‘감액’에서 ‘무효’로 옮겨가야 하고, 그 통로가 다음 항목에서 볼 민법 제103조입니다.
위약벌에는 민법 제398조 제2항의 감액 규정을 유추적용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
감액이 막히면 무효를 다툰다 — 민법 제103조 공서양속 위반 항변
위약벌이라도 무제한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39324 판결은 위약벌 약정이 의무의 강제로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지나치게 무거울 때에는 그 일부 또는 전부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근거 조문은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를 무효로 하는 민법 제103조입니다. 감액은 안 되지만 ‘일부 무효’라는 형태로 사실상 부담을 덜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셈입니다.
다만 같은 판결은 법원이 위약벌 액수가 과다하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무효를 선언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사적 자치의 원칙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계약상 의무에서 벗어나려는 당사자를 보호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효 판단은 당사자들의 지위, 계약 체결 경위, 위약금 조항을 두게 된 동기, 채무불이행의 태양 등을 두루 살펴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연대보증인이라면 이 ‘당사자들의 지위’라는 요소를 특히 강조할 만합니다. 주채무자와 달리 보증인은 계약의 경제적 이익을 전혀 누리지 않으면서 인적 관계 때문에 서명한 경우가 많고, 위약금 조항의 내용을 협상할 지위에 있지도 않았던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계약금액에 비해 위약벌 비율이 이례적으로 높고, 채무불이행의 정도가 경미하며, 채권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가 거의 없다는 사정을 함께 제시할수록 일부 무효 주장의 설득력이 커집니다.
또한 그 위약금 조항이 채권자가 미리 마련한 약관에 담겨 있었다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8조도 검토해야 합니다. 이 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 손해금 등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을 무효로 규정합니다. 개별 협상 없이 정형화된 보증약정서에 서명한 사안이라면, 민법 제103조와 별도로 약관 통제를 통한 무효 주장이 가능한지 살펴볼 실익이 있습니다.
위약벌이 채권자의 이익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우면 민법 제103조에 따라 일부 또는 전부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39324 판결).
보증채무 고유의 항변 — 제430조 부종성과 서면 방식
위약금 조항 자체를 무너뜨리기 어렵다면, 이번에는 보증계약 쪽을 봅니다. 첫째, 민법 제430조는 보증인의 부담이 주채무의 목적이나 형태보다 중한 때에는 주채무의 한도로 감축한다고 정합니다. 보증채무는 주채무보다 무거울 수 없다는 부종성의 표현입니다. 채권자가 주채무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위약벌 범위를 넘어서 보증인에게 청구하고 있다면, 그 초과분은 주채무 한도로 줄어듭니다.
둘째, 보증계약의 방식입니다. 민법 제428조의2는 보증의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며, 이 조항은 2016년 2월 4일부터 시행되어 그 이후 체결·갱신된 보증계약에 적용됩니다. 보증인에게 불리하게 보증채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같은 방식이 요구됩니다. 구두 약속이나 이름만 빌려준 정황이라면 보증 자체의 효력을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같은 조문은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 그 한도에서는 방식의 하자를 이유로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고 하므로, 일부라도 변제하기 전에 검토해야 합니다.
셋째, 계속적 거래에서 발생하는 채무를 보증한 근보증이라면 최고액 특정이 관건입니다. 민법 제428조의3은 근보증의 경우 보증하는 채무의 최고액을 서면으로 특정하도록 하고 있고,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4조와 제6조 역시 보증채무 최고액을 서면으로 특정하지 않은 근보증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위약벌까지 포함해 최고액을 넘는 청구가 들어왔다면 그 초과 부분은 다툴 수 있습니다.
부종성 항변(민법 제430조) — 보증인의 부담이 주채무보다 중하면 주채무 한도로 감축됩니다.
방식 항변(민법 제428조의2) — 기명날인 또는 서명 있는 서면이 없으면 보증의 효력이 문제 됩니다(2016. 2. 4. 시행).
최고액 항변(민법 제428조의3,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4조·제6조) — 근보증의 최고액을 서면으로 특정하지 않았다면 그 근보증계약은 효력이 없습니다.
변경 동의 항변 — 보증 후 주계약이 보증인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는데 서면 동의가 없었다면 그 부분의 구속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채권자의 정보제공·통지의무 위반 — 법원이 보증채무를 감경·면제하는 통로
연대보증인이 실제로 부담을 줄이는 데 가장 자주 쓰이는 무기는 채권자 측의 의무 위반입니다. 민법 제436조의2는 채권자가 보증계약을 체결할 때 주채무자의 채무 관련 신용정보를 보유하고 있거나 알고 있는 경우, 보증계약의 체결 여부나 그 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 정보를 보증인에게 알리도록 하고, 보증계약을 갱신할 때에도 같도록 정합니다. 나아가 같은 조 제4항은 채권자가 이러한 정보제공의무나 통지의무를 위반하여 보증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법원이 그 내용과 정도 등을 고려하여 보증채무를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즉 위약벌 자체는 감액되지 않아도, ‘보증채무’라는 그릇은 법원이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채권자가 이미 주채무자의 연체와 부도 위험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숨긴 채 보증인의 서명을 받았고, 그 후 위약벌 조항이 발동되어 거액이 청구된 사안이라면, 보증인은 제436조의2 제4항을 근거로 보증채무의 감경 또는 면제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 역시 2016년 2월 4일 시행 이후 체결·갱신된 보증계약부터 적용됩니다.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5조도 함께 봅니다. 채권자는 주채무자가 원본, 이자, 그 밖의 채무를 3개월 이상 이행하지 않거나 이행기에 이행할 수 없음을 미리 안 경우 지체 없이 보증인에게 알려야 하고, 채권자가 금융기관인 경우에는 그 기간이 1개월로 단축됩니다. 채권자가 이 통지의무를 위반하면 보증인은 그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한도에서 채무를 면합니다. 통지가 제때 왔다면 보증인이 조기에 개입해 위약벌 발동을 막을 수 있었다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금융기관이 채권자인 보증계약에는 같은 법 제8조가 추가로 적용되어, 보증계약 체결·갱신 시 채무자의 채무 관련 신용정보를 보증인에게 제시하고 그 서면에 보증인의 기명날인이나 서명을 받도록 합니다. 이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방어 논거가 됩니다.
채권자가 정보제공·통지의무를 위반해 보증인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법원은 민법 제436조의2 제4항에 따라 보증채무를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
연대보증인이라 더 불리한 지점 — 민법 제437조 단서
단순보증인과 연대보증인은 방어 수단이 다릅니다. 민법 제437조 본문은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이행을 청구하면 보증인이 주채무자의 변제자력이 있다는 사실과 그 집행이 용이하다는 점을 증명하여, 먼저 주채무자에게 청구하고 그 재산에 집행할 것을 항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른바 최고·검색의 항변권입니다. 그러나 같은 조 단서는 보증인이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합니다.
결과적으로 연대보증인은 “주채무자에게 돈이 있으니 그쪽에 먼저 받아 가라”는 항변을 할 수 없습니다. 채권자는 주채무자와 연대보증인 중 누구에게든, 심지어 주채무자를 건너뛰고 연대보증인에게만 위약벌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주채무자가 멀쩡히 재산을 보유하고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약벌 청구가 보증인에게 먼저 날아오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닌 이유입니다.
대신 연대보증인이 이를 변제하면 주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합니다. 다만 주채무자에게 자력이 없다면 구상권은 종이 조각이 되기 쉬우므로, 변제 전에 주채무자 재산에 대한 보전처분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실질적입니다. 방어와 구상 확보를 동시에 설계해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을 받았다면 — 대응 순서와 실무 유의점
위약벌 청구를 받은 연대보증인이 가장 먼저 할 일은 문서를 모으는 것입니다. 보증계약서 원본, 주계약서 전문, 보증 당시 채권자가 제시했던 서류, 주채무자의 연체 시점과 채권자의 통지 기록이 방어의 재료입니다. 특히 보증계약서에 보증인의 서명·기명날인이 실제로 있는지, 보증 범위와 최고액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그다음은 순서입니다. ① 보증계약의 성립·방식·최고액을 다투고, ② 위약금 조항의 성질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다퉈 민법 제398조 제2항의 감액을 노리며, ③ 위약벌로 인정될 경우 민법 제103조에 따른 일부 무효를 주장하고, ④ 채권자의 정보제공·통지의무 위반을 들어 민법 제436조의2 제4항의 감경·면제를 구하는 흐름입니다. 이 네 갈래는 서로 배척하지 않으므로 예비적으로 함께 주장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주의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민법 제428조의2에 따르면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 그 한도에서는 방식의 하자를 이유로 무효를 주장할 수 없으므로, “일단 조금이라도 내고 협의하자”는 대응은 방어 카드를 스스로 버리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채권자에게 보낸 답변서에서 채무의 존재를 인정하는 표현을 쓰면 시효 중단 사유인 채무 승인으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문구를 신중히 골라야 합니다.
문서 확보 — 보증계약서, 주계약서, 보증 당시 채권자 제시 자료, 연체·통지 이력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성질결정 검토 — 계약서에 실손해 배상 조항이 별도로 있는지 확인해 위약벌인지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가릅니다.
섣부른 일부 변제 금지 — 이행하면 방식 하자 무효 주장이 봉쇄될 수 있습니다.
답변 문구 관리 — 채무 승인으로 읽힐 표현은 피하고, 다툼의 취지를 명확히 남깁니다.
구상권 보전 — 변제가 불가피하다면 주채무자 재산에 대한 보전처분을 함께 준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위약벌’이라고 적혀 있으면 무조건 감액이 안 되나요?
A. 아닙니다. 민법 제398조 제4항은 위약금의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하므로, 명칭만으로 위약벌이 확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약금의 성질을 처분문서의 내용과 계약 체결 경위, 약정의 주된 목적을 종합한 의사해석의 문제로 보았습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인정되면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른 감액이 가능합니다.
Q. 위약벌로 확정되면 아무것도 못 하는 건가요?
A. 감액은 불가능하지만 무효 주장은 남아 있습니다.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39324 판결에 의하면 위약벌이 의무의 강제로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우면 민법 제103조에 따라 일부 또는 전부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판결은 금액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무효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으므로, 당사자의 지위와 계약 경위, 채무불이행의 태양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주장해야 합니다.
Q. 주채무자에게 재산이 있는데도 저에게 먼저 청구가 왔습니다. 막을 수 있나요?
A. 연대보증인이라면 막기 어렵습니다. 민법 제437조 본문의 최고·검색의 항변권은 같은 조 단서에 따라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하는 보증인에게는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채권자는 청구 상대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습니다. 다만 변제하면 주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이 생기므로, 변제 전에 주채무자 재산의 보전 방안을 함께 검토하는 편이 실효적입니다.
Q. 보증계약서에 최고액이 적혀 있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계속적 거래에서 발생하는 채무를 보증하는 근보증이라면 민법 제428조의3과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4조·제6조가 보증채무 최고액을 서면으로 특정하도록 요구합니다. 최고액을 서면으로 특정하지 않은 근보증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위약벌을 포함한 청구액이 특정된 최고액을 넘는다면 그 초과 부분을 다툴 수 있습니다.
Q. 은행이 주채무자의 연체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도움이 되나요?
A. 됩니다.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5조는 채권자가 금융기관인 경우 주채무자가 1개월 이상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체 없이 보증인에게 알리도록 하고(일반 채권자는 3개월), 이를 위반하면 보증인은 그로 인해 손해를 입은 한도에서 채무를 면한다고 정합니다. 또한 민법 제436조의2 제4항에 따라 법원이 보증채무를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도 있습니다.
Q. 오래전에 구두로 보증을 약속했는데 서면은 없습니다. 효력이 있나요?
A. 민법 제428조의2는 보증의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며, 이 조항은 2016년 2월 4일 시행 후 체결되거나 갱신된 보증계약에 적용됩니다. 다만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에는 그 한도에서 방식의 하자를 이유로 무효를 주장할 수 없으므로, 일부라도 변제하기 전에 법률적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연대보증인에게 날아온 위약벌 청구는 “깎아 달라”는 호소로는 풀리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이 위약벌에 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의 유추적용을 명확히 배제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방어의 첫 단추는 그 조항이 정말 위약벌인지 다투는 성질결정이고, 위약벌로 인정되면 민법 제103조에 기한 일부 무효로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동시에 보증계약 자체를 겨냥한 항변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민법 제430조의 부종성, 제428조의2의 서면 방식, 제428조의3과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4조·제6조의 최고액 특정, 그리고 민법 제436조의2 제4항과 같은 법 제5조의 정보제공·통지의무 위반은 위약벌의 액수 자체와 무관하게 보증채무의 크기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는 근거입니다. 이 항변들은 서로 배척하지 않으므로 초기부터 함께 설계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무엇보다 “일단 조금 내고 협의하자”는 선택이 방식 하자 항변을 스스로 봉쇄할 수 있다는 점, 답변서의 표현 하나가 채무 승인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보증계약서와 주계약서, 채권자의 통지 이력을 갖추어 초기에 방향을 잡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 연대보증과 위약금 분쟁으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청구서에 답하기 전에 전문가와 함께 다툼의 축을 정리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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