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를 운영하다 보면 소액주주나 사업 파트너, 때로는 시공사로부터 배임 혐의로 고소당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대표 입장에서는 무너지는 사업을 살리려고 내린 결정이었는데, 수사기관은 결과만 놓고 임무위배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 수사와 재판에서 유무죄를 가르는 것은 대표가 조사실에서 하는 해명이 아니라, 그 결정이 어떤 절차와 근거를 거쳤는지 보여주는 서류입니다. 이사회 의사록과 내부 품의서가 바로 그 서류이며, 사후에 만들 수 없는 유일한 동시대 기록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시행사 대표의 배임 혐의가 어떤 조문으로 성립하는지, 그리고 의사록과 품의서가 왜 판을 가르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시행사 대표 배임 수사 — 어떤 조문으로 처벌되나
배임죄의 기본 조문은 형법 제355조 제2항입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하고,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시행사 대표이사는 회사와 위임관계에 있으면서 회사의 재산을 관리·보전할 임무를 부담하므로, 이 조문이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개인 사업자와 달리, 회사 돈을 어떻게 굴렸는지가 곧바로 형사 문제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 더 자주 등장하는 조문은 형법 제356조 업무상배임입니다.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대표이사·사내이사·재무담당 임원처럼 계속적·반복적으로 회사 재산을 관리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은 사실상 예외 없이 업무상배임으로 의율됩니다. 단순 배임과의 차이는 '업무상'이라는 신분 요소 하나뿐인데, 징역형 상한이 5년에서 10년으로 두 배가 됩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것이 미수 처벌입니다. 형법 제359조는 제355조부터 제357조까지의 미수범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배임행위에 착수했으나 자금이 실제로 빠져나가기 전에 중단된 경우에도 입건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명의로 특수관계 법인에 담보 없이 수십억 원을 대여하기로 결재까지 마쳤는데 송금 직전 자금이 묶여 집행되지 않았다면, 수사기관은 손해가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덮지 않고 미수 성립 여부부터 검토합니다.
시행사 대표는 회사 재산을 관리할 임무를 지므로, 실행이 무산된 결정조차 형법 제359조의 미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득액 5억 원이 갈림길 — 특경법이 적용되면 형량이 달라진다
배임 사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숫자는 이득액입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는 형법 제355조 또는 제356조의 죄를 범한 사람이 범죄행위로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 원 이상일 때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합니다. 시행사는 토지 매입 대금, 프로젝트 파이낸싱 차입금, 공사도급 금액이 모두 수십억 원 단위이므로 이 문턱을 넘기가 대단히 쉽습니다. 같은 행위를 두고도 이득액 산정이 4억 9천만 원이냐 5억 1천만 원이냐에 따라 적용 법률 자체가 바뀝니다.
가중의 폭도 큽니다.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됩니다. 나아가 같은 조는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징역형과 별도로 거액의 벌금이 함께 선고될 여지도 있습니다. 법정형 하한이 3년 또는 5년으로 올라가면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집행유예 범위에 들어가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방어의 첫 전선은 유무죄가 아니라 이득액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경법 제3조는 이득액을 구성요건으로 삼고 있으므로, 이득액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산정되지 않으면 이 조문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가령 계열 시공사에 공사를 도급하면서 시세보다 비싸게 계약했다는 혐의라면, '적정 공사비'가 얼마인지부터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감정 결과에 따라 초과분이 20억 원으로 잡히느냐 3억 원으로 잡히느냐에 따라 사건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입니다.
도급단가 사건 — 적정 시공단가 감정 결과가 이득액을 좌우하므로, 비교 견적과 시장 시세 자료를 미리 확보해야 합니다.
무담보 대여 사건 — 대여금 전액이 아니라 담보가 있었더라면 회수 가능했을 금액을 공제한 부분이 쟁점이 됩니다.
연대보증·담보제공 사건 — 보증 원금이 아니라 주채무자의 변제자력을 감안한 실질적 위험액을 따져야 합니다.
토지 매매 사건 — 감정평가액과 실거래가 중 무엇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차액이 달라집니다.
이사회 의사록이 판을 가르는 이유 — 상법 제391조의3과 제399조 제3항
상법 제391조의3은 이사회 의사록에 의사의 안건, 경과요령, 그 결과, 반대하는 자와 그 반대이유를 기재하고 출석한 이사 및 감사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이 중요한 이유는, 의사록이 단순한 형식 서류가 아니라 '무엇을 안건으로 올렸고, 어떤 자료로 심의했으며, 누가 반대했는지'를 남기는 법정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수사기관은 대표의 진술보다 이 기록을 먼저 봅니다. 사후에 만든 진술은 얼마든지 다듬을 수 있지만, 결의 당시 작성된 의사록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민사 영역에서는 의사록의 무게가 더 직접적입니다. 상법 제399조 제3항은 결의에 참가한 이사로서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자는 그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합니다.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을 때 이사가 자신은 반대했다고 주장하려면, 그 반대 사실이 의사록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추정 규정은 형사재판의 유죄 인정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검사가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승인했다'는 정황을 구성하는 근거로 활용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반대로 의사록이 잘 작성되어 있으면 강력한 방어 자료가 됩니다. 안건에 담보 조건과 이율, 회수 계획이 명시되어 있고, 반대 의견과 그 이유가 기재된 뒤 표결로 가결되었다면, 그 결정은 최소한 '몰래 처리한 거래'가 아닙니다. 반면 안건명만 한 줄 적히고 '전원 찬성'만 남아 있는 의사록은 무엇을 심의했는지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합니다. 이런 의사록은 대표를 지켜주지 못하고, 오히려 심의가 형해화되었다는 인상을 남깁니다.
또 하나 실무에서 자주 간과되는 지점이 열람·등사입니다. 같은 조문은 주주가 영업시간 내에 이사회 의사록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고, 회사가 이유를 붙여 거절하면 주주가 법원의 허가를 얻어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소액주주가 이 절차로 의사록을 확보한 뒤 그 내용을 근거로 대표를 고소하는 흐름이 적지 않습니다. 즉 의사록은 방어 자료이면서 동시에 상대방의 공격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상법 제399조 제3항에 따라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이사는 찬성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반대 의견은 반드시 의사록에 남겨야 합니다.
품의서·내부 결재 서류가 실제로 증명하는 것
이사회 의사록이 '누가 결정했는가'를 보여준다면, 품의서와 검토보고서는 '무엇을 알고 결정했는가'를 보여줍니다. 배임죄의 핵심은 결과가 나빴다는 사실이 아니라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그런데 이 인식은 사람의 머릿속에 있으므로, 법원은 결정 당시 그 사람 앞에 놓여 있던 정보로 이를 역추적합니다. 품의서는 바로 그 '결정 당시의 정보'를 고정해 둔 문서입니다.
예를 들어 시행사가 자금난을 겪는 관계 법인에 회사 자금을 대여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담보 평가, 상환 계획, 회수 가능성에 대한 재무팀 검토가 붙은 품의서를 거쳐 이율과 담보를 설정하고 집행했다면, 이는 위험을 인식하고 관리한 경영 행위로 설명할 여지가 큽니다. 반대로 품의서 없이 대표 구두 지시로 송금되었거나, 검토란에 '회수 가능성 낮음, 담보 없음'이라고 적힌 채 그대로 결재되었다면, 그 서류는 방어가 아니라 인식의 증거로 뒤집힙니다. 같은 서류가 어느 쪽으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 실무의 냉정한 부분입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서류를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서류가 실질적 심의를 담고 있느냐'입니다. 결재선만 그럴듯하게 채운 형식 서류는 오히려 절차를 알면서도 무시했다는 방증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거래의 목적과 회사에 돌아오는 이익 — 왜 이 거래가 회사에 필요한지를 한 문단이라도 적어 둡니다.
대안 검토 — 다른 거래처·다른 조건을 비교했는지, 왜 이 상대방을 골랐는지 남깁니다.
위험과 그 통제 수단 — 담보, 이율, 상환기일, 연대보증 등 회수 장치를 구체적으로 기재합니다.
이해관계 유무 — 상대방이 대표나 주요주주의 특수관계인인지 여부를 명시적으로 밝힙니다.
근거 자료 첨부 — 감정평가서, 견적 비교표, 신용조사 자료를 결재 서류에 붙여 둡니다.
경영판단이라는 항변 — 대법원 2002도4229가 세운 기준
경영자가 가장 자주 내세우는 항변은 '경영상 판단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경영상의 판단과 관련하여 기업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를 판단할 때 그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 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 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같은 판결은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도 단지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이는 사업이 실패했다는 사실 자체가 배임의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분양이 저조해 회사가 손실을 입었다는 결과만으로 대표를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항변이 말로만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경위와 동기',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이익획득의 개연성'은 모두 서류로 남아 있을 때 비로소 법정에서 살아납니다. 자금 사정을 정리한 내부 보고서, 대안을 비교한 검토안, 이사회에서 오간 반대 의견과 그 반박이 기록되어 있어야 판단의 경위가 재현됩니다. 결국 경영판단 항변의 실체는 '나는 의도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가한 것이 아니다'라는 명제를 문서로 입증하는 작업입니다.
대법원 2002도4229 판결에 따르면 손해라는 결과만으로, 또는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만으로 배임 책임을 물을 수는 없습니다.
재산상 손해는 언제 인정되나 — 위험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손해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도1095 판결은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재산상 손해의 유무는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돈이 실제로 사라지지 않았어도 회사가 손해를 입을 위험에 놓였다면 손해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무한정 넓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도3674 판결은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란 막연한 위험이 아니라,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과 같은 정도로 구체적·현실적인 위험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판시는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검사가 위험을 이유로 손해를 주장한다면, 변호인은 그 위험이 '막연한 위험'에 머무른다는 점을 다투게 됩니다.
시행사 사건에 대입하면 이렇습니다. 대표가 회사 명의로 관계 법인의 차입금에 연대보증을 서 준 경우, 보증 원금 전액이 곧바로 손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채무자에게 충분한 담보와 변제자력이 있었고 실제로 정상 상환되고 있었다면 위험은 구체적·현실적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주채무자가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고 상환 재원이 전혀 없었다면, 보증만으로도 손해 발생과 같은 정도의 위험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국 보증 시점의 주채무자 재무 상태를 증명하는 자료가 승부처가 됩니다.
시행사에서 특히 위험한 지점 — 자기거래와 이해상반
시행사 배임 사건에서 가장 빈번한 유형은 대표나 그 특수관계인이 거래 상대방으로 등장하는 경우입니다. 상법 제398조는 이사, 주요주주, 그리고 이들의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등이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하려면 미리 이사회에서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경우 이사회의 승인은 이사 3분의 2 이상의 수로써 하여야 하고 그 거래의 내용과 절차는 공정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대표 개인 소유 토지를 시행사에 매도하거나, 배우자가 운영하는 법인에 용역을 발주하는 거래가 전형입니다.
이 절차를 어긴 거래의 사법상 효력에 관하여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1다291712 판결은, 사전에 상법 제398조에서 정한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거래는 무효이고, 사후에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인 거래행위가 유효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나중에 이사회에서 추인받으면 된다'는 실무 관행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같은 판결은 승인의 질도 따집니다. 이사회 승인을 받으려면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혀야 하므로, 이러한 사항들을 밝히지 아니한 채 그 거래가 이익상반거래로서 공정한 것인지에 관한 심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통상의 거래로서 이를 허용하는 이사회의 결의가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 등에는 상법 제398조가 정하는 이사회 승인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요컨대 의사록에 '토지 매입 건 승인'이라고만 적혀 있고 매도인이 대표 본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있지 않다면, 그 결의는 자기거래 승인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지점이 형사 사건으로 번지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절차 위반 사실 자체가 곧 배임죄를 성립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관계를 숨긴 채 결재를 받았다는 정황은 임무위배와 고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간접사실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품의서와 의사록에 특수관계 사실, 감정평가액, 비교 견적이 모두 개시되어 있고 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승인되었다면, 대표는 숨긴 것이 없다는 점을 서류로 보일 수 있습니다.
수사가 시작됐을 때 — 초기 대응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
배임 수사는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그 시점에 회사 서류는 이미 수사기관 손에 넘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서류를 정리하겠다'는 대응은 늦을 뿐 아니라 위험합니다. 결재일자와 다른 서류를 뒤늦게 만들어 제출하면 증거위조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같은 별건 위험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방어는 있는 서류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또한 첫 조사에서의 진술은 이후 재판까지 따라다닙니다. 이득액이 얼마인지, 이사회 결의가 있었는지, 담보를 받았는지에 관한 기억은 서류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부정확하기 쉽습니다. 부정확한 진술이 서류와 어긋나면 그 불일치 자체가 신빙성 탄핵 자료가 됩니다.
서류 목록부터 만든다 — 이사회 의사록, 품의서, 검토보고서, 감정평가서, 계약서 원본의 소재를 먼저 확인합니다.
이득액을 다툰다 — 특경법 제3조 적용 여부가 형량을 좌우하므로, 산정 방식을 초기부터 문제 삼습니다.
결정 시점 기준으로 설명한다 — 사후에 드러난 사정이 아니라 결의 당시 자료만으로 판단 경위를 재구성합니다.
민사와 형사를 함께 본다 — 주주대표소송·손해배상 청구가 병행되면 한쪽에서의 진술이 다른 쪽 증거가 됩니다.
서류를 새로 만들지 않는다 — 사후 작성 문서는 방어를 무너뜨리는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배임 수사의 방어선은 '무엇을 말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이미 서류로 남아 있는가'에서 그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사회 결의를 거쳤으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이사회 결의는 임무위배가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자료이지만, 결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1다291712 판결이 밝힌 것처럼 중요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통상의 거래로 허용하는 결의가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다면 상법 제398조의 승인이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결의의 존재보다 그 결의가 무엇을 알고 이루어졌는지가 중요합니다.
Q. 회사에 실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배임이 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도1095 판결은 현실적인 손해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손해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도3674 판결은 그 위험이 막연한 것이 아니라 손해가 발생한 것과 같은 정도로 구체적·현실적이어야 한다고 제한했습니다. 또한 형법 제359조에 따라 미수범도 처벌되므로 실행 단계에서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이득액이 5억 원을 넘으면 무조건 실형인가요?
A. 무조건은 아니지만 부담이 크게 늘어납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법정형입니다. 법정형 하한이 높아지면 감경 없이는 집행유예 선고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피해 회복, 이득액 자체의 다툼, 가담 정도의 정리가 실무상 중요한 변론 요소가 됩니다.
Q. 이사회에서 반대했는데 의사록에 기재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되나요?
A. 상법 제399조 제3항은 결의에 참가한 이사로서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자는 그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다투는 민사 절차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습니다. 형사에서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찬성한 것으로 보이는 외관은 방어를 어렵게 만듭니다. 반대 의견과 그 이유는 결의 당시에 반드시 의사록에 남겨야 합니다.
Q. 사업이 실패해 회사가 손해를 봤다는 이유만으로 고소당했습니다.
A.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재산상 이익 취득과 손해 발생에 대한 인식 하의 의도적 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의 고의를 인정해야 하고, 손해가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또는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을 이유로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이 항변은 결정 당시의 검토 자료가 남아 있어야 설득력을 가집니다. 품의서·검토보고서·이사회 의사록을 서둘러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Q. 대표가 소유한 토지를 회사에 파는 거래, 사후에 이사회 승인을 받으면 되나요?
A. 어렵습니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1다291712 판결은 사전에 상법 제398조의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거래는 무효이고, 사후 승인을 받더라도 무효인 거래가 유효로 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조문은 승인이 이사 3분의 2 이상의 수로써 이루어져야 하고 거래의 내용과 절차가 공정해야 한다고도 정합니다. 거래 전에 특수관계 사실과 가격 산정 근거를 개시하고 승인을 받아 두는 것이 정공법입니다.
맺음말
시행사 대표의 배임 사건은 '나쁜 의도'가 있었는지를 다투는 싸움처럼 보이지만, 실제 법정에서는 결정 당시의 기록을 다투는 싸움입니다. 형법 제355조 제2항과 제356조가 요구하는 임무위배와 고의, 특경법 제3조가 요구하는 이득액, 판례가 요구하는 구체적·현실적 위험은 모두 서류를 통해 증명되거나 반박됩니다. 이사회 의사록은 누가 무엇을 결정했는지를, 품의서는 그때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를 말해 줍니다.
그래서 평상시의 준비가 사후의 변론보다 강력합니다. 안건과 심의 내용, 반대 의견과 그 이유를 상법 제391조의3이 정한 대로 의사록에 남기고,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는 상법 제398조에 따라 사전에 중요사실을 개시하고 이사 3분의 2 이상의 승인을 받아 두는 것만으로도 방어의 절반은 확보됩니다. 반대로 수사가 시작된 뒤에 서류를 손대는 순간, 방어는 별건 위험으로 바뀝니다.
이미 고소장이 접수되었거나 압수수색을 겪은 상황이라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초기부터 기록을 함께 검토해 줄 조력자를 찾는 편이 안전합니다. 수원과 경기 남부 일대의 개발 현장에서도 시행사 대표가 이사회 절차 하나를 소홀히 한 탓에 수사로 이어지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봅니다. 사건의 방향은 첫 조사 전에 어떤 서류를 확인했는지에서 갈리는 만큼, 이득액과 결의 경위를 정리한 뒤 진술에 임하시기 바랍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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