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가 끝난 것 같기는 한데 여기저기 손볼 곳이 남아 있다면, 이건 '공사가 아직 안 끝난 것'일까 아니면 '끝나기는 했는데 하자가 있는 것'일까. 이 구별이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실제 소송에서는 승패를 가르는 지점이다. 미완성이면 도급인은 완성될 때까지 공사대금 지급 의무 자체가 발생하지 않지만, 하자라면 원칙적으로 대금을 지급하되 하자보수비만큼만 공제하거나 동시이행항변으로 막을 수 있을 뿐이다. 수급인 입장에서도 미완성으로 몰리면 기성고 비율만큼만 받고 끝나는 반면, 완성으로 인정받으면 대금 전액 청구권을 쥔 채 하자 다툼만 남는다. 이 글에서는 대법원이 제시한 구별 기준과, 미완성이냐 하자냐에 따라 공사대금 청구가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리한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미완성과 하자, 왜 구별이 이렇게 중요할까
도급계약에서 수급인의 보수(공사대금)청구권은 원칙적으로 '일의 완성'을 조건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공사가 미완성 상태라면 도급인은 잔여 공사가 끝날 때까지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고, 수급인은 완성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애초에 대금을 청구할 근거가 약해진다. 반면 공사가 일단 완성됐고 다만 그 결과물에 흠이 있는 '하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때는 수급인의 대금청구권 자체는 발생하되, 도급인이 민법 제667조에 따른 하자보수청구권이나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해 대금에서 하자보수비 상당액을 공제하거나 동시이행항변으로 지급을 미루는 구조가 된다.
실무에서 이 구별이 첨예해지는 이유는 입증책임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이다. 완성 여부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은 대금을 청구하는 수급인에게 있다. 수급인이 "예정된 공정을 다 마쳤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그 공사는 미완성으로 취급되고, 도급인은 미완성 부분에 대한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그래서 소송에서는 수급인 측이 시공 사진, 준공 관련 서류, 감리 확인서 등으로 '최후 공정까지 마쳤다'는 사실관계를 촘촘히 쌓아야 하고, 도급인 측은 거꾸로 미시공 부분이나 미완성 공정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다투는 공방이 벌어진다.
미완성이면 대금청구권의 발생 자체가 문제되고, 하자이면 이미 발생한 대금청구권에서 하자보수비만큼 공제·상계되는 구조라는 점이 두 개념을 가르는 핵심이다.
대법원이 제시한 구별 기준 — 예정된 최후의 공정을 마쳤는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판결이 대법원 1994. 11. 22. 선고 94다26684, 94다26691 판결이다. 이 판결은 공사가 도중에 중단되어 예정된 최후의 공정을 종료하지 못한 경우에는 공사가 '미완성'된 것으로 보고, 반대로 당초 예정된 공정을 일단 다 마치고 주요 구조부분이 약정된 대로 시공되어 사회통념상 건물로서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으면 그것이 다소 불완전하더라도 공사는 '완성'되었고 다만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즉 핵심은 공정 전체가 끝났는지 여부이지, 완성물의 품질이 좋은지 나쁜지가 아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사례들이 정리된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 공사에서 도배·바닥재 마감까지 다 했는데 일부 벽면 마감이 매끄럽지 않다면 이는 공정을 다 마친 상태이므로 '완성 + 하자'로 본다. 반대로 골조와 방수까지만 하고 마감 공정 자체를 손대지 않은 채 현장에서 철수했다면, 아무리 골조가 튼튼해도 예정된 최후 공정을 마치지 못한 것이므로 '미완성'이다. 다만 경계 사례도 많다 — 마감의 일부 공종만 빠졌을 때 그 공종이 '주요 구조부분'에 해당하는지, 빠진 부분이 사회통념상 건물로서의 완성을 좌우하는 정도인지는 개별 사안마다 감정을 거쳐야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다.
미완성으로 판단되면 공사대금 청구는 어떻게 되나
공사가 미완성으로 판단되면 수급인은 원칙적으로 약정한 총 공사대금 전액을 청구할 수 없다. 다만 도급계약이 중도에 해제되거나 도급인의 귀책사유로 공사가 중단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기성고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다. 기성고 비율은 통상 이미 완성된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와 미시공 부분을 마치는 데 소요될 공사비를 합산한 전체 공사비 중, 완성된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산정한다.
이 비율 산정은 대부분 법원 감정을 거쳐야 확정되는데, 감정 결과에 따라 청구금액이 크게 출렁이는 경우가 많아 소송 전 단계에서부터 유리한 증거를 갖춰두는 것이 중요하다. 시공 과정을 단계별로 촬영한 사진, 자재 반입·투입 내역, 하도급업체와의 정산 자료 등이 기성고 산정의 기초 자료로 쓰인다. 반대로 도급인 입장에서는 공사가 중단된 경위가 자신의 귀책사유가 아니라 수급인의 계약 위반이나 이행지체 때문이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기성고 지급 부담을 줄이거나 손해배상으로 상계할 여지가 생긴다.
기성고 산정의 핵심 자료 — 단계별 시공사진, 자재 투입 내역, 감리·현장소장 확인서, 하도급 정산서
중단 경위의 입증 — 누구의 귀책으로 공사가 멈췄는지가 대금 청구 가능 여부를 좌우
감정 신청 시점 — 소송 초기 감정을 신청해야 기성고 비율이 쟁점에서 확정 근거로 전환된다
하자로 판단되면 도급인이 쓸 수 있는 권리 — 민법 제667조·제668조
공사가 완성된 것으로 인정되면 도급인은 민법 제667조에 따라 수급인에게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하자보수에 갈음해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하자담보책임은 수급인의 고의·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라는 점이 일반 채무불이행 손해배상과 다르다. 다만 하자가 중요하지 않으면서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경우에는 하자보수 자체는 청구할 수 없고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는다.
계약 해제와 관련해서는 민법 제668조가 별도 규율을 둔다. 완성된 목적물의 하자가 중대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도급인은 원칙적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지만, 건물 기타 토지의 공작물에 대해서는 이 해제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미 지어진 건물을 통째로 철거하고 원상회복하는 것은 사회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취지인데, 그만큼 건물 신축·리모델링 공사에서는 해제보다 하자보수·손해배상 청구로 다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미리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완성 전 성취된 부분의 하자 — 91다33056 판결과 법원의 심리 기준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3056 판결은 공사 전체가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이미 시공이 끝난 '완성 전의 성취된 부분'에 하자가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하자보수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 미완성과 하자가 한 현장 안에서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아직 마감이 안 끝난 공정이 있어 전체적으로는 미완성이지만, 이미 끝낸 골조나 배관 공사 부분에 결함이 있다면 그 부분은 별도로 하자 법리가 적용된다.
이 판결은 법원이 하자보수책임 인정 여부를 판단할 때 심리해야 할 기준도 함께 제시했다. 법원은 보수해야 할 하자의 종류와 정도를 특정하고, 그 하자를 보수하는 적당한 방법과 소요 비용을 심리해 그 하자가 중요한 것인지, 중요하지 않더라도 보수에 과다한 비용이 들지 않는 것인지를 가려 하자보수책임 인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무적으로는 하자 목록을 항목별로 나눠 각각의 보수 방법과 비용을 개별적으로 다투는 방식이 되기 때문에, 하자 감정을 신청할 때도 뭉뚱그려 "부실공사"라고 주장하기보다 하자별로 항목화한 감정신청서를 준비하는 쪽이 유리하다.
동시이행항변과 유치권 — 대금 지급을 얼마나 미룰 수 있나
수급인의 완성물 인도의무와 도급인의 대금지급의무는 민법 제536조의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건물 신축 도급계약처럼 완성물 인도의무가 성질상 나눌 수 없는 불가분채무인 경우, 판례는 하자가 일부에만 있더라도 하자가 보수될 때까지 도급인이 공사대금 전부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 항변권 행사에도 한계는 있다 — 하자가 극히 경미해 신의칙상 대금 전액 지급거절이 부당하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하자보수비 상당액을 넘는 지급거절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수급인이 유치권을 주장하며 건물 점유를 계속하는 경우도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진다. 도급인이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고 그 채권이 수급인의 공사잔대금채권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면, 수급인의 유치권 행사가 오히려 부적법하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다. 결국 미완성·하자 여부 판단은 단순히 대금을 얼마 받느냐를 넘어, 유치권으로 현장을 계속 점유할 수 있는지, 도급인이 인도를 강제할 수 있는지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담보책임 존속기간 — 시간이 지나면 하자 청구권도 소멸한다
하자를 다투려 해도 기간이 지나면 권리 자체가 소멸한다는 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민법 제670조는 하자보수·손해배상 청구 및 계약해제를 목적물 인도를 받은 날(인도를 요하지 않는 경우 일이 종료한 날)로부터 1년 내에 해야 한다고 정한다. 다만 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에 대해서는 민법 제671조가 특칙을 두어, 목적물 또는 지반공사의 하자에 대해 인도 후 5년간 담보책임을 지우고, 목적물이 석조·석회조·연와조·금속 기타 이와 유사한 재료로 조성된 경우에는 그 기간을 10년으로 늘린다.
이 기간은 제척기간으로 다뤄지기 때문에 소송 제기 여부와 무관하게 기간 도과 자체로 권리가 소멸한다는 점이 소멸시효와 실무상 결정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준공 후 시간이 한참 지나 하자가 뒤늦게 발견됐다면, 본격적으로 소송을 준비하기 전에 인도일로부터 몇 년이 지났는지, 목적물이 어떤 재료로 조성됐는지부터 먼저 확인해야 한다. 기간이 임박했다면 내용증명으로 하자보수를 먼저 청구해 권리행사 사실을 명확히 남겨두는 것이 안전하다.
공사대금 분쟁, 실무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
미완성·하자 다툼은 결국 사실관계와 감정 결과가 승패를 좌우하는 싸움이다. 수급인이라면 공정 진행 상황을 단계별로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고, 준공 검사나 감리 확인 절차를 문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예정된 최후의 공정을 마쳤다'는 입증에 직접 쓰인다. 도급인이라면 하자를 발견하는 즉시 사진·동영상으로 현황을 기록하고, 보수를 요청한 날짜와 내용을 내용증명 등 객관적 형태로 남겨야 담보책임 존속기간 내 권리행사를 입증하기 쉬워진다.
소송으로 갈 경우 법원 감정은 사실상 필수 절차에 가깝다. 기성고 비율 감정, 하자 유무 및 보수비용 감정은 각각 별도의 감정 신청과 감정료 예납이 필요하고, 감정 결과가 청구금액을 좌우하므로 감정신청서 작성 단계부터 하자 항목을 세밀하게 특정하는 것이 결과에 큰 영향을 준다. 계약서, 시방서, 설계도면과 실제 시공 내용을 비교하는 작업도 병행돼야 어느 부분이 '주요 구조부분'에 해당하는지, 완성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인지를 다투는 근거가 마련된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사가 90% 정도 진행됐으면 미완성인가요, 하자인가요?
A. 진행률(%) 자체가 기준은 아니다. 대법원 1994. 11. 22. 선고 94다26684, 94다26691 판결의 기준대로 예정된 최후의 공정까지 일단 마쳤는지가 관건이므로, 90% 진행됐어도 남은 10%가 마감 등 예정 공정에 속한다면 미완성으로 판단될 수 있다. 반대로 공정 자체는 다 마쳤는데 품질이 낮아 보수가 필요한 수준이라면 완성 + 하자로 본다.
Q. 준공검사를 받았는데도 미완성으로 다툴 수 있나요?
A.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준공검사나 사용승인은 행정적 절차일 뿐 민사상 도급계약의 '일의 완성' 여부를 그대로 확정하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 시공 내용이 예정된 공정에 미달했다면 준공검사를 받았어도 미완성을 다툴 여지가 남는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준공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완성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증거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Q. 기성고 비율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A. 통상 이미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와 나머지를 마치는 데 필요한 공사비를 합산해 전체 공사비를 산정한 뒤, 그중 완성된 부분 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계산한다. 이 산정은 대부분 법원 감정을 거쳐 확정되며, 계약서상 총 공사대금에 이 비율을 곱해 청구 가능한 금액을 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Q. 하자보수를 요구했는데 수급인이 응하지 않으면 대금을 아예 안 줘도 되나요?
A. 하자가 중대하고 그 부분이 대금 전부의 지급거절을 정당화할 정도라면 민법 제536조 동시이행항변으로 전액 지급을 미룰 수 있다는 것이 판례 태도다. 다만 하자가 경미한데도 전액을 거절하면 신의칙 위반으로 그 항변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하자 정도와 보수비용을 먼저 객관적으로 파악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Q. 하자담보책임 기간이 지나면 손해배상도 전혀 못 받나요?
A.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제667조~제671조)에 따른 청구는 제척기간 도과로 소멸하지만, 수급인의 고의·중과실로 인한 불완전이행이 별도의 채무불이행 손해배상 요건을 충족한다면 다른 법리로 다툴 여지가 남을 수 있다. 다만 이는 사안마다 요건 충족 여부가 크게 갈리므로 기간 도과 전에 청구하는 것이 원칙임을 전제로 접근해야 한다.
Q. 유치권을 행사 중인 수급인에게 도급인이 인도를 요구할 수 있나요?
A. 도급인이 가진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이 수급인의 공사잔대금채권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면, 이는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상대방의 반대채권과 견련관계에서 상계·정산될 수 있는 상태이므로 수급인의 유치권 행사가 부적법하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는 채권액 산정과 상계 요건 충족 여부를 따져봐야 하므로 사안별 검토가 필요하다.
맺음말
미완성과 하자는 말은 비슷해 보여도 법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국면이다. 미완성이면 대금청구권의 발생 범위 자체가 걸려 있고, 하자이면 이미 발생한 대금청구권에서 얼마를 공제·거절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 대법원 1994. 11. 22. 선고 94다26684, 94다26691 판결이 제시한 대로 예정된 최후의 공정을 마쳤는지가 출발점이고, 여기에 완성 전 성취부분의 하자를 다룬 91다33056 판결, 담보책임 존속기간을 정한 민법 제670조·제671조까지 함께 놓고 봐야 전체 그림이 잡힌다.
공사대금 분쟁은 계약서 문구 하나, 시공 사진 한 장의 유무로 결과가 크게 갈리는 영역이다. 수급인이든 도급인이든 분쟁이 예상되는 시점부터 공정 진행 상황과 하자 발생 경위를 객관적 자료로 남겨두는 습관이 결국 소송 단계에서의 입증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건설·부동산 분쟁 상담을 하다 보면 초기에 자료를 촘촘히 남긴 쪽이 감정 절차에서도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다툰다는 점을 자주 확인하게 된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