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가 예정된 기한을 넘겨 끝났을 때 도급인과 수급인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쟁점은 지체상금을 언제부터 언제까지 계산하느냐입니다. 실무에서는 준공검사를 통과한 날과 건축법상 사용승인을 받은 날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아, 어느 날짜를 기준으로 지체일수를 세야 하는지 혼란이 생깁니다. 사용승인이 늦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지체상금이 계속 불어난다고 여기는 도급인도 있고, 반대로 사용승인 전까지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수급인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체상금의 기산일과 종기를 판단하는 법원의 기준, 그리고 준공일과 사용승인일이 법적으로 왜 다르게 취급되는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지체상금이란 — 완공 지연에 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
지체상금은 수급인이 약정된 준공기한 내에 공사를 완성하지 못했을 때 도급인에게 지급하기로 미리 정해 둔 돈입니다. 대법원 1995. 9. 5. 선고 95다18376 판결은 건물신축 도급계약의 지체상금 약정을 수급인이 일의 완성을 지체한 데 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성격 규정했습니다.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 두는 이유는 실제 손해(입주 지연에 따른 임대수익 손실, 대체 공간 임차비용 등)를 매번 개별적으로 입증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계약서에는 통상 지체상금률과 상한(한도액)이 함께 규정됩니다. 지체상금률이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원칙적으로 지체상금 자체를 청구하기 어렵고, 대신 민법상 일반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으로 실제 손해를 별도로 입증해 청구해야 하는 차이가 생깁니다. 그래서 계약 체결 단계에서 지체상금 조항을 명확히 넣어 두는 것이 분쟁 예방의 출발점이 됩니다.
지체상금률 — 계약금액에 곱하는 일 단위 비율(계약서에서 정함)
지체일수 — 기산일부터 종기까지의 날짜 수
지체상금 한도 — 계약금액의 일정 비율(예: 10~30%)로 상한을 두는 경우가 많음
귀책사유 공제 — 수급인 책임 없는 지연 기간은 지체일수에서 제외
건물신축 도급계약에서 지체상금 약정은 수급인이 일의 완성을 지체한 데 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다 — 대법원 1995. 9. 5. 선고 95다18376 판결
지체상금 기산일 — 왜 '약정 준공일 다음 날'부터일까
대법원 95다18376 판결은 지체상금의 발생 시기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정 준공일로 보았습니다. 여기서 약정 준공일이란 계약서에서 정한 준공기한, 통상 수급인이 준공신고서를 제출하기로 한 날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그 날짜까지 공사가 끝나지 않으면 다음 날부터 지체일수가 산입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계약서상 준공기한이 2025년 12월 31일로 정해져 있는데 수급인이 실제 준공신고서를 2026년 2월 15일에야 제출했다면, 원칙적으로 2026년 1월 1일부터 2월 15일까지 46일이 지체일수로 계산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준공기한'이 계약서 문언 그대로 해석된다는 점이고, 사용승인일이 별도로 언급되지 않는 한 이 기산일 계산에 사용승인일을 끌어올 근거는 없습니다.
공사 완성 여부의 판단 — 준공검사 합격이 곧 '준공'은 아니다
지체상금 계산에서 실무상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부분은 '언제 공사가 완성된 것으로 볼 것인가'입니다.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다23150 판결은 공사가 당초 예정된 최후의 공정까지 일응 종료되고 그 주요 구조 부분이 약정된 대로 시공되어 사회통념상 일이 완성되었다면, 설령 일부 불완전한 부분이 있어 보수가 필요하더라도 이는 '미완성'이 아니라 '완성되었으나 하자가 있는 상태'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더 나아가 같은 판결은 예정된 최후 공정을 종료했는지 여부를 수급인의 주장이나 도급인이 실시하는 준공검사 합격 여부에 구애됨이 없이, 당해 도급계약의 구체적 내용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준공검사에서 하자보수를 지적받아 합격이 늦어졌다는 사정만으로 공사 완성 시점 자체가 자동으로 뒤로 밀리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이는 도급인이 '준공검사를 아직 안 받았으니 계속 지체 중'이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기 어렵게 만드는 근거가 됩니다.
사용승인일이 지체상금의 기준일이 될 수 없는 이유
건축법 제22조는 건축주가 공사를 완료한 후 건축물을 사용하려면 감리완료보고서와 공사완료도서를 첨부해 허가권자에게 사용승인을 신청하고, 허가권자가 정해진 기간 내 검사를 실시해 합격한 건축물에 사용승인서를 내주도록 규정합니다. 이는 건축물의 안전성과 설계도서대로의 시공 여부를 행정청이 확인하는 별개의 행정절차이지, 도급계약상 수급인이 부담하는 '일의 완성·인도' 의무 자체를 정하는 기준이 아닙니다.
수급인의 계약상 의무는 공사를 완성해 도급인에게 인도하는 것이며, 여기에 관공서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아내는 것까지 당연히 포함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용승인 처리가 늦어지는 원인은 수급인의 시공 문제만이 아니라 다양한 외부 요인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가권자(지자체)의 서류 검토·현장검사 일정 지연
준공도서·감리완료보고서 보완 요청에 따른 재제출
소방시설·전기안전 완공검사 일정 조율 지연
인접 대지 경계·통행로 등 제3자와의 권리분쟁
이런 사유로 사용승인이 늦어진 것이라면, 그 지연 기간까지 곧바로 지체상금 계산에 포함시키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사용승인이 곧 준공'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원칙일 뿐, 개별 계약서에서 사용승인일을 별도로 준공 요건으로 정했는지는 항상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사용승인을 명시적 기준으로 정했다면 — 특약의 효력
위 원칙은 어디까지나 계약서에 별도 약정이 없을 때 적용되는 해석 기준입니다. 계약 당사자가 사용승인일을 지체상금의 기산일 또는 종기 판단 기준으로 명시적으로 합의했다면, 계약자유의 원칙상 그 특약이 우선 적용됩니다. 표준도급계약서 등에서는 준공기한을 '준공신고서 제출기일'로 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분양계약이나 입주지정일과 연동된 신축 도급계약에서는 사용승인을 별도 조건으로 명시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따라서 지체상금 분쟁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판례의 일반 원칙을 적용하기 전에 계약서 문언에 준공기한과 사용승인이 어떻게 정의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입니다. 계약서에 명시적 정의가 없다면 위에서 본 대법원 기준(주요 구조부분의 약정대로의 시공)으로 돌아가 판단하게 됩니다.
지체상금의 종기 — 무한정 늘어나지 않는다
대법원 95다18376 판결은 지체상금이 수급인이나 도급인이 실제로 건물을 준공할 때까지 무한히 계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하거나 기타 해제 사유가 있어 도급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었던 시점(실제 해제한 때가 아니라)부터, 도급인이 다른 업자에게 의뢰해 같은 건물을 완성할 수 있었던 시점까지로 종기가 제한된다는 것이 핵심 법리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 준공이 예정보다 6개월 늦어졌더라도, 그중 2개월이 도급인 측의 설계변경 요청이나 자재 지급 지연 때문이었다면 그 2개월은 수급인의 책임 있는 지체일수에서 공제해야 합니다. 지체상금 분쟁에서 전체 지연 기간을 그대로 지체일수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귀책사유별로 기간을 쪼개 따지는 작업이 실무상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체상금액 산정과 과다 시 감액 — 민법 제398조
지체상금액은 통상 '계약금액 × 지체상금률 × 지체일수'로 계산됩니다. 공공 공사계약의 경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75조가 공사계약의 지체상금률을 1000분의 0.5로 규정하고 있어, 민간 계약에서도 이 비율을 참고해 지체상금률을 정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민법 제398조 제1항은 당사자가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398조 제2항은 그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대법원 95다18376 판결도 산정된 지체상금액이 부당히 과다하다고 인정되면 법원이 이 조항에 따라 감액할 수 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감액 여부를 판단할 때는 계약 당사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지체상금을 예정한 동기, 실제 손해와 지체상금액의 대비, 거래관행 및 경제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 민법 제398조 제2항
분쟁을 줄이는 계약서 작성과 대응 팁
계약 체결 단계에서는 준공기한을 준공신고서 제출일인지, 준공검사 합격일인지, 사용승인일인지 명확히 특정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분쟁 예방책입니다. 정의가 모호할수록 나중에 기산일·종기를 둘러싼 다툼이 커집니다. 이미 분쟁이 발생했다면 실제 공정 진행 기록(공정률표), 감리보고서, 준공신고서 제출일자, 하자보수 요청 공문 등 시점을 특정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입증의 핵심입니다.
수급인 입장에서는 사용승인 지연이 관공서나 도급인 측 사유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주는 자료(민원 처리 지연 공문, 준공도서 보완요청 회신 등)를 확보해야 하고, 도급인 입장에서는 실제 발생한 손해(입주 지연에 따른 임대수익 손실, 대체 거주비용 등)를 구체적 금액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지체상금 감액 주장에 대한 방어 논리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준공기한을 넘겼는데 아직 준공검사를 못 받았습니다. 지체상금이 계속 늘어나나요?
A. 무한정 늘어나지 않습니다. 대법원 95다18376 판결에 따르면 지체상금의 종기는 도급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었던 시점부터 다른 업자에게 의뢰해 완성할 수 있었던 시점까지로 제한됩니다. 다만 계약이 유지된 채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면 실제 주요 구조가 완성되는 시점까지는 지체일수에 산입될 수 있습니다.
Q. 사용승인이 관공서 사정으로 늦어졌는데도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나요?
A. 수급인의 의무는 일을 완성해 인도하는 것이고 사용승인 신청·수령까지 당연히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용승인 지연이 수급인 책임 없는 사유(관공서 처리 지연 등)로 인한 것이라면 그 기간을 지체일수에서 공제해달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Q. 계약서에 준공기한만 있고 지체상금률이 안 적혀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지체상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므로 명시적 약정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지체상금 자체를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는 민법상 일반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으로 실제 손해를 별도로 입증해 청구해야 합니다.
Q. 지체상금이 계약금액의 몇 %까지 가능한가요? 상한이 있나요?
A. 민간계약의 상한을 일률적으로 정한 법령은 없고 당사자가 자유롭게 정합니다. 다만 공공계약에서는 통상 계약금액의 일정 비율로 한도를 두는 사례가 많아 민간계약도 이를 참고하는 경우가 흔하며, 예정액이 과다하면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 감액을 구할 수 있습니다.
Q. 준공검사에서 하자보수 지적을 받아 재검사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기간도 지체일수에 들어가나요?
A. 예정된 최후 공정이 종료되고 주요 구조부분이 약정대로 시공되었다면 대법원 97다23150 판결의 기준상 이미 공사가 완성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그 이후 하자보수·재검사 기간까지 당연히 지체일수에 포함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계약서에서 준공검사 합격을 준공의 요건으로 명시했다면 그 특약이 우선합니다.
Q. 지체상금 분쟁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자료는 무엇인가요?
A. 계약서상 준공기한의 정의(준공신고서 제출일인지 사용승인일인지), 실제 준공신고서 제출일자, 준공검사·사용승인 처리 경과, 지연 사유를 증명할 공문·감리보고서 등입니다. 이 자료들로 기산일과 종기, 귀책사유를 재구성해야 정확한 지체상금액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지체상금의 기산일은 원칙적으로 계약서상 약정 준공일 다음 날부터이고, 공사의 완성 여부는 준공검사 합격 여부가 아니라 예정된 최후 공정의 종료와 주요 구조 부분의 약정대로의 시공 여부로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사용승인은 건축법에 따른 별개의 행정절차로서 그 자체가 지체상금의 기준일이 되는 것은 아니며, 계약서에서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은 이상 준공일과 동일시할 수 없습니다.
다만 결론은 계약서 문언, 실제 공정 진행 경과, 지연 사유의 귀책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사안마다 꼼꼼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지체상금 산정이나 감액 여부를 두고 다툼이 생겼다면 계약 문언과 판례 기준을 함께 짚어보는 것이 실익이 큽니다. 수원·광교 등 경기남부 지역에서 공사대금·지체상금 분쟁을 겪고 계시다면 계약서와 공정 기록을 챙겨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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