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단체 채팅방에서 상관 뒷담화나 욕설을 남겼다가 신고당해 걱정하는 군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형법상 모욕죄와 달리 군형법 제64조 상관모욕죄는 벌금형이 없고 합의해도 처벌이 막히지 않아 파장이 더 큽니다. 상대가 그 자리에 없었는데도, 혹은 소수 인원만 있는 단톡방이라도 처벌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상관모욕죄의 성립 기준과 단톡방 발언이 어떻게 다뤄지는지, 실제 대응 방향까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상관모욕죄란 — 형법상 모욕죄와 다른 점
군형법 제64조는 상관을 모욕한 군인을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제1항은 상관을 그 면전에서 모욕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제2항은 문서·도화나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모욕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사실을 적시해 상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제3항이 적용되어 마찬가지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대상이 됩니다. 얼핏 형법상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와 비슷해 보이지만 처벌 구조는 훨씬 무겁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일반 형법 제311조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벌금형이 있지만, 상관모욕죄는 세 항 모두 벌금형 자체가 없습니다. 재판까지 가면 벌금으로 마무리될 여지가 없고 징역·금고형에 선고유예·집행유예를 붙일 수 있는지만 다투게 됩니다. 둘째, 형법상 모욕죄는 친고죄여서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거나 고소를 취소하면 처벌할 수 없지만, 상관모욕죄는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닙니다. 상관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도 수사기관은 그와 무관하게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처벌불원 의사나 합의 사실 자체가 무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공소제기 여부나 형량을 가를 수는 없어도, 양형 단계에서 반성 정도와 재범 위험을 판단하는 유리한 정상으로는 충분히 고려됩니다. 결국 상관모욕죄는 '합의하면 끝'이라는 일반 모욕죄식 접근이 통하지 않는 범죄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상관'의 범위 — 계급이 아니라 명령복종관계가 기준
군형법 제2조 제1호는 상관을 명령복종 관계에서 명령권을 가진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명령복종 관계가 없는 경우라도 상위 계급자나 상위 서열자는 상관에 준하는 것으로 취급됩니다. 즉 상관인지 여부는 계급장 숫자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실제로 지휘·명령 권한이 있는 관계인지가 핵심 기준입니다.
대법원도 이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18도12270 판결은 분대장으로 지정된 병사가 같은 병 계급의 다른 병사에 대해 상관모욕죄의 '상관'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 사건에서, 명령복종 관계는 법령에 근거해 설정된 지휘계통 관계를 말하며 이 경우 계급이나 서열 자체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분대장이라는 직책이 부여된 이상 같은 병 계급 사이에서도 상관모욕죄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상병이 분대장을 맡고 있다면, 같은 상병 계급의 부대원이 단톡방에서 그 분대장을 모욕한 경우에도 상관모욕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는 실무에서 자주 오해되는 지점입니다. "같은 계급끼리인데 무슨 상관모욕이냐"는 항변은 명령복종 관계나 서열 관계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따져 보지 않은 주장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직속 지휘계통이 아니더라도 상위 계급자나 상위 서열자는 준상관으로 취급되므로, 소속 부대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지는 않습니다.
단톡방 발언도 처벌될까 — 공연성과 전파가능성
상관모욕죄 제2항은 '공연한 방법'으로 모욕한 경우를 문서·도화·우상의 공시, 연설 등으로 열거하면서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이라는 포괄 문구를 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부대원 몇 명만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의 발언이 '공연한 방법'에 해당하는지입니다. 공개된 게시판이나 방송처럼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니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지점입니다.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것이 형법상 모욕죄의 전파가능성 법리입니다.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도14571 판결은 특정된 소수의 사람에게만 발언했더라도,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그 내용을 전파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된다면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이 전파가능성은 검사가 엄격하게 증명해야 하고, 행위자에게도 전파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그 위험을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가 있어야 한다고 못박았습니다. 발언 경위, 상대방과의 관계, 발언 내용과 방식 등을 종합해 개별 사안마다 판단하는 구조입니다.
이 법리는 형법상 일반 모욕죄에서 정립된 것이지만, 상관모욕죄의 '그 밖의 공연한 방법' 요건을 판단할 때도 참고되는 실무 해석입니다. 부대원 여러 명이 있는 단톡방이라면 그 발언이 다른 부대원이나 상급자에게 전파될 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아주 가까운 사이인 한두 명에게만, 전파를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정황에서 한 말이라면 공연성 자체가 다투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단톡방처럼 폐쇄된 공간의 발언도, 상대방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면전모욕·공연모욕·명예훼손 — 어떻게 갈리나
실무에서는 세 가지를 구분하는 것이 대응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합니다. 상관이 직접 보는 앞에서 욕설이나 경멸적 표현을 한 경우는 제1항 면전모욕(2년 이하)이, 상관이 없는 자리에서 여러 사람에게 공연한 방법으로 모욕한 경우는 제2항 공연모욕(3년 이하)이 문제됩니다. 반면 단순히 추상적인 욕설이 아니라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 상관의 명예를 깎아내렸다면 제3항 명예훼손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단톡방에 "그 사람 진짜 무능하다"처럼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했다면 모욕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고, "회식비를 개인적으로 유용했다"처럼 구체적 사실을 적시했다면 그 사실의 진위와 무관하게 명예훼손 성립 여부가 함께 문제됩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그 내용이 진실이라 하더라도 처벌 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니어서, 오히려 더 무겁게 다뤄질 수 있습니다.
면전모욕(제1항) — 상관이 직접 보거나 듣는 자리에서 한 욕설·경멸적 표현, 2년 이하 징역·금고
공연모욕(제2항) — 상관이 없는 자리에서 다수·불특정인에게 공연한 방법으로 한 모욕, 3년 이하 징역·금고
명예훼손(제3항) —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 상관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킨 경우, 3년 이하 징역·금고
뒷담화의 특수성 — 당사자가 없어도 성립하나
"뒷담화는 본인이 못 들었으니 상관없지 않냐"는 생각은 상관모욕죄에서 위험한 오해입니다. 제1항 면전모욕은 상관이 실제로 그 자리에 있어야 성립하지만, 제2항 공연모욕은 상관의 인식 여부와 무관하게 '공연한 방법'으로 모욕했는지만을 묻습니다. 즉 당사자가 없는 단톡방에서 이루어진 뒷담화도 앞서 본 전파가능성 요건을 충족하면 얼마든지 처벌 대상이 됩니다.
실제로 문제 되는 경우는 대개 뒷담화 내용을 캡처한 화면이 다른 경로로 상관에게 전달되면서 시작됩니다. 이 경우 수사기관은 처음부터 발언자가 그 내용이 상관에게 전파될 가능성을 인식했는지, 즉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게 됩니다. 친한 동기 한두 명에게만 넋두리하듯 남긴 말과, 소속 부대원 다수가 있는 단톡방에 남긴 말은 이 판단에서 결이 다르게 취급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뒷담화라는 이유로 안심할 것이 아니라, 그 발언이 이루어진 공간의 성격(인원 수, 관계, 보안 설정 여부)과 내용의 수위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단순히 힘든 감정을 토로한 수준인지, 구체적 인신공격이나 허위 사실 유포에 가까운지에 따라 실제 처벌 수위도 크게 달라집니다.
처벌 수위와 실무 — 합헌 결정과 양형
상관모욕죄, 특히 벌금형 없이 무겁게 처벌하는 제2항의 합헌성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이미 판단을 내렸습니다. 헌법재판소 2024. 8. 29. 선고 2022헌가7, 2024헌바175(병합) 결정은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를 면전모욕보다 가중처벌하는 것은 행위의 위험성과 비난 가능성 차이를 고려한 입법재량의 범위 안에 있고, 형법상 일반 모욕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것도 군 조직의 위계질서라는 보호법익과 죄질의 차이를 고려한 것이어서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벌금형이 없고 친고죄도 아닌 현재의 처벌 구조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안이 실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초범이고 발언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으며 상관과 원만히 관계를 회복했다면 기소유예, 선고유예, 집행유예 등으로 마무리되는 사례도 상당수입니다. 다만 벌금형이라는 완충 지대 자체가 없다 보니, 정식 기소로 넘어갈 경우 상대적으로 무거운 결과를 각오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대응 방법
상관모욕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문제 된 발언이 이루어진 공간의 성격과 참여 인원, 그리고 그 발언이 상관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입니다. 공연성·전파가능성이 다투어질 여지가 있는 사안이라면 초기 진술 단계에서부터 이 부분을 신중히 다뤄야 합니다. 섣불리 모든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진술을 하면 나중에 공연성 여부를 다툴 여지 자체가 좁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발언 내용이 추상적 욕설 수준인지, 구체적 사실 적시에 해당하는지를 구분해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명예훼손(제3항) 혐의까지 함께 검토되는 사안이라면 적시한 사실의 존부와 관련 사정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조사 초기부터 행사할 수 있으므로, 진술 전에 변호인과 사실관계와 진술 방향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같은 계급 병사끼리도 상관모욕죄가 성립하나요?
A. 성립할 수 있습니다. 군형법상 '상관'은 계급이 아니라 명령복종 관계, 즉 명령권을 가졌는지가 기준입니다. 분대장처럼 직책상 지휘 권한을 가진 병사는 같은 계급의 다른 병사에게도 상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Q. 단톡방에 남긴 욕설을 상관이 직접 보지 못했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공연모욕(제2항)은 상관이 실제로 인식했는지가 아니라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단톡방의 인원과 성격에 따라 전파가능성이 인정되면 상관이 못 봤더라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상관과 합의하거나 상관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상관모욕죄는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니어서 합의나 처벌불원 의사만으로 공소제기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양형 단계에서 반성 정도와 재범 위험을 낮게 평가하는 유리한 정상으로는 충분히 고려됩니다.
Q. 벌금형으로 마무리될 수는 없나요?
A. 군형법 제64조는 제1항부터 제3항까지 모두 벌금형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정식 기소로 진행되면 징역이나 금고형에 집행유예·선고유예를 붙일 수 있는지를 다투는 구조이지, 벌금으로 대체할 수 있는 조항 자체가 없습니다.
Q. 사실을 그대로 말한 것도 처벌 대상인가요?
A.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 상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제3항이 적용되어 그 내용의 진위와 무관하게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사실 적시 없이 추상적인 경멸적 표현만 했다면 모욕(제1항·제2항)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됩니다.
Q. 직속 지휘계통이 아닌 다른 부대 상급자를 욕해도 상관모욕죄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명령복종 관계가 없더라도 상위 계급자나 상위 서열자는 상관에 준하는 것으로 취급되므로, 소속 부대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지는 않습니다.
맺음말
상관모욕죄는 형법상 모욕죄와 이름은 비슷하지만 벌금형이 없고 합의로 사건을 끝낼 수도 없는, 훨씬 무거운 범죄입니다. 단톡방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의 발언이라도 전파가능성이 인정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발언 내용이 추상적 욕설인지 구체적 사실 적시인지에 따라 적용 조항과 법정형도 달라집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발언이 이루어진 정황과 참여 인원, 전파 경위를 먼저 정리하고, 공연성·전파가능성이 다투어질 여지가 있는지부터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안이 복잡하거나 조사 일정이 임박했다면, 진술 전에 형사·군형사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해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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