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차량이 타인의 과실로 인해 손상된 경우,
상대방 보험사가 수리비를 전액 부담하더라도 차주의 입장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차량의 주요 골격이 손상되어 판금이나 용접 수리를 거친 경우라면,
외관상으로는 복구가 되었다 하더라도 중고차 시장에서는 ‘사고차’로 평가되어 차량 가격이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하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처럼 사고로 인해 차량의 교환가치가 감소한 손해를 법적으로는 ‘격락손해(시세하락 손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험사에 이를 청구하면 약관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지급이 거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손해는 어디까지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1. 보험사 약관상 제한 규정

보험사가 격락손해 지급을 제한할 때 근거로 삼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보면, 지급 요건이 비교적 엄격하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현행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별표2 대물배상 지급기준에 따르면, 다음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지급심사 대상이 됩니다.
대물배상 지급기준 : 출고 후 5년 이내 차량일 것, 수리비가 사고 직전 차량가액의 20%를 초과할 것
이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보상금액은 다음과 같이 제한됩니다.
보상금액 : 출고 1년 이하 : 수리비의 20%, 1년 초과 ~ 2년 이하 : 약 15%, 2년 초과 ~ 5년 이하 : 약 10%
이러한 기준은 보험사 내부의 지급 기준으로 기능하지만, 실제 중고차 시장에서의 가치 하락 폭과는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2. 법원이 보는 격락손해 판단 기준
보험사의 내부 약관과는 달리, 법원은 보다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으로 손해를 판단합니다.
피해자가 가해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직접청구권(상법 제724조 제2항)을 행사하는 경우, 그 직접청구권의 법적 성질은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한 것으로서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입니다.
따라서 법원이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보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의 지급기준에 구속될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대법원에서도 확인된 법리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직접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차량 연식이 다소 오래되었거나 수리비가 약관상 일정 비율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사고로 인해 차량의 가치가 실제로 하락했다는 점이 인정된다면, 그 하락분에 해당하는 손해를 상당한 범위에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격락손해의 법적 성격 - 통상손해 VS 특별손해
① 주요 골격 부위 파손 등 중대한 손상이 있는 경우 → 통상손해
자동차의 주요 골격 부위가 파손되는 등의 사유로 중대한 손상이 있는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수리를 마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상회복이 안 되는 수리 불가능한 부분이 남는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고, 그로 인한 자동차 가격 하락의 손해는 통상의 손해에 해당합니다.
② 수리가 가능한 경미한 손상의 경우 → 원칙적으로 특별손해
단순 외판 수리 중심의 경미한 사고에서 교한가치 감소액은 원칙적으로 특별손해에 해당하며, 가해자가 그러한 손해 발생을 예견하였거나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배상책임이 인정됩니다.
3. 어떤 경우에 격락손해가 인정될까

격락손해 인정 여부는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① 차량의 연식 및 상태
출고 후 기간이 짧을수록 인정 가능성이 높음
신차 또는 고가 차량일수록 가치 하락 폭이 크게 반영됨
② 사고 및 손상의 정도
특히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수리 이후에도 차량 가치 하락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체 프레임(골격) 손상
필러, 엔진룸 등 주요 구조부 손상
절단, 용접 등 중대한 수리 이력
특히 차체의 주요 골격을 이루는 패널을 교환한 후 용접하는 작업이 이루어진 경우, 기존 차체가 손상될 수밖에 없고 부식에 견디는 내식성이 저하되는바, 이는 그 자체로 사용기간의 단축이나 고장발생률을 높이는 ‘수리 후에도 완전히 원상회복이 되지 못한 부작용’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시세하락의 요인이 됩니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서식에 따른 중고자동차 성능·상태점검기록부상 사고 이력 기재 대상 여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내 용
주요 골격 부위(프론트패널, 크로스멤버, 인사이드패널, 사이드멤버, : 사고 이력 기재 대상 O
휠하우스, 필러패널, 대쉬패널, 플로어패널, 트렁크플로어, 리어패널,
패키지트레이 등)의 판금·용접수리 및 교환
루프패널, 쿼터패널, 사이드실패널의 절단·용접수리 : 사고 이력 기재 대상 O
(외판 부위이지만 격락손해 인정에 유리하게 작용)
후드, 프론트휀더, 도어, 트렁크리드 등 일반 외판 부위 및 : 단순수리로 분류 (사고 이력 기재 대상 X)
범퍼의 판금·용접수리 및 교환
③ 수리비 규모
차량가액 대비 수리비 비율이 중요한 판단 요소
수리비 비중이 클수록 가치 하락 인정 가능성 증가
④ 차량의 용도 및 시장성
수입차, 고급차, 영업용 차량 등은 시세 하락 영향이 더 크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4. 입증의 문제 - 누가,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
격락손해는 단순히 “사고가 나서 가격이 떨어졌다”는 주장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잠재적 장애가 남는 정도의 중대한 손상이 있는 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를 주장하는 당사자(피해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자료가 중요합니다.
정비 명세서 및 수리 내역
사고 부위 사진
손상 부위의 구조적 중요성에 대한 설명
사고 전후 차량 가치 비교 자료
결국 격락손해는 “손해의 존재”보다 “입증의 정도”가 결과를 좌우하는 영역입니다.
5. 감정 절차의 중요성
격락손해 소송에서 가장 핵심적인 절차는 법원이 지정하는 감정인을 통한 차량 가치 평가입니다.
감정인은 사고 전 정상 차량의 가치와 수리 후 차량의 가치를 비교하여 구체적인 시세 하락 금액을 산정하게 됩니다.
이 감정 결과는 재판부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감정신청 시점, 감정사항 특정, 자료 제출 방식까지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6. 실무적으로 꼭 고려해야 할 부분
격락손해는 인정 가능성이 있더라도 항상 소송이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감정 비용, 소송 기간, 변호사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익을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손상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는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기대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으므로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중요합니다.
격락손해는 보험사의 기준만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사고의 구체적인 내용과 차량 상태를 기준으로 법적 관점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특히 손상 부위와 수리 범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법률사무소 이혜는 교통사고 손해배상 사건을 다수 처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손상 부위 분석부터 감정 절차 대응, 격락손해 산정, 소송 진행까지 체계적으로 조력하여 정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사고로 인한 차량 시세 하락으로 보험사와 분쟁 중이시거나 격락손해 청구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언제든 상담을 요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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