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당첨자의 계약취소, 알아야 할 방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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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당첨자의 계약취소, 알아야 할 방어 방법 

홍성환 변호사

지금, 전국의 청약 당첨자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

부정청약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불입건 또는 불송치로, 즉 형사처벌 없이 사건이 종결된 청약 당첨자들이 있습니다. 형사절차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마무리되었으니 한숨 돌렸을 분들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분들을 상대로, 최근 국토교통부와 시행사·조합이 분양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절차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마포자이 힐스테이트 라첼스, 래미안 원펜타스, 디에이치(DH) 방배, 산성역 헤리스톤 등 다수의 인기 단지 당첨자들이 이러한 통보를 받고 있습니다. 수억, 많게는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이 걸린 단지일수록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도 과거 부정청약 적발 양상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문제는 이것이 형사절차의 결론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조치라는 데 있습니다. 저는 주택법 위반·부정청약 사건을 수도 없이 다뤄왔고, 그 전에는 경찰 수사관으로서 입건과 불입건, 송치와 불송치의 판단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지는지를 안쪽에서 봐 온 사람입니다. 그 경험에 비추어 말씀드리면, 지금의 계약취소 조치 상당수는 법적 근거가 매우 취약합니다. 오늘은 그 이유와, 무엇보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리하겠습니다.

 

1. 불입건·불송치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위반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뜻

먼저 짚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불입건과 불송치는 단순히 “운이 좋아 빠져나간 것”이 아닙니다. 수사기관이 주택법 위반(공급질서 교란행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공적 결론입니다. 그 사유는 사건마다 다르지만, 지금 문제 되는 단지들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도시정비법이 적용되는 단지여서 주택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경우(불입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주택은 그 공급 구조가 「주택법」이 아니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규율을 받는 영역이 있습니다. 부정청약 처벌과 계약취소의 직접 근거인 주택법 제65조(공급질서 교란행위)의 적용 자체가 문제 되는 단지라면, 애초에 “주택법 위반”이라는 입건이 성립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불입건된 것입니다.

둘째, 부양은 반드시 동거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법리(불송치). 위장전입 적발의 핵심은 보통 “함께 살지도 않으면서 부양가족으로 올려 가점을 부풀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법리상 부양 사실의 인정이 곧 동거를 요건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직계존속을 부양해 온 사정이 있다면, 주소지에 함께 거주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이라는 부정청약의 고의·요건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이 이 지점을 인정해 불송치한 것입니다.

셋째, 주민등록법 위반의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경우(불송치). 실제 거주하지 않은 곳으로 전입신고를 한 행위 자체는 주민등록법 위반의 문제이지만, 그 처벌 시효가 도과해 더 이상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역시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세 경우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형사절차에서 “주택법 위반(부정청약)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 그렇다면 계약취소는 왜 부당한가 — 환수의 전제가 무너졌다

여기서 핵심 법리가 등장합니다. 청약 당첨자에 대한 계약취소(주택환수)와 청약자격 제한은, 주택법 제65조의 공급질서 교란행위가 인정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즉 “부정청약이라는 위반행위가 있었다”는 것이 출발점이어야, 비로소 사업주체가 계약을 취소하고 주택을 환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형사절차가 불입건·불송치로 종결되었다는 것은, 바로 그 전제(위반행위의 존재) 자체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처벌의 근거가 없는 행위를 두고, 행정·민사적으로는 “그래도 부정청약이니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물론 형사절차의 결론이 민사·행정 영역을 100% 그대로 구속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위반행위의 존재 자체가 부정된 사안에서, 시행사나 조합이 그 판단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근거 없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다면, 그 취소는 효력을 다툴 여지가 매우 큽니다. 전직 수사관의 시선에서 보면, 수사기관이 “위반이 없다”고 판단한 자료를 그대로 둔 채 행정청이 정반대 결론을 강행하는 구조는 방어 논리를 세우기에 오히려 유리한 지형입니다.

 

3. 무엇을 해야 하는가 — 가처분과 수분양자지위확인소송, 속도가 생명입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은 “형사도 무혐의로 끝났는데 설마 집을 뺏기겠어?”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계약취소 통보 이후 시행사·조합이 해당 세대를 제3자에게 다시 분양해 버리면, 권리관계가 복잡해지고 원상회복이 현저히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대응은 두 갈래로, 그것도 신속하게 가야 합니다.

첫째, 가처분으로 현 상태를 묶어 둡니다. 본안 소송의 결론이 날 때까지 시행사·조합이 계약취소를 기정사실화하거나 제3자에게 처분하지 못하도록, 수분양자(매수인) 지위를 보전하는 가처분을 신청합니다. 가처분은 일방의 소명만으로도 신속하게 발령될 수 있는 절차이므로, 재분양·소유권 이전 등 돌이킬 수 없는 처분을 막는 1차 방어선이 됩니다.

둘째, 수분양자지위확인소송으로 본안을 다툽니다. 이어서 분양계약상 수분양자의 지위가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함을 확인받는 본안 소송을 제기합니다. 위 2번에서 정리한 법리 — 형사절차에서 위반이 인정되지 않았고, 따라서 계약취소의 전제가 결여되었다는 점 — 이 본안의 핵심 무기가 됩니다. 불입건·불송치 결정문과 그 이유는 이 소송에서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순서와 타이밍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결정문 확보, 가처분 신청, 본안 제기로 이어지는 흐름을 빠르고 정확하게 설계하는 것이 변호인의 역할입니다.

 

4. 결론 — 형사에서 지켜낸 권리, 민사에서 무너뜨리지 마십시오

부정청약 사건은 “혐의를 벗으면 끝”이 아닙니다. 형사절차에서 불입건·불송치로 방어에 성공했더라도, 그 결과를 발판 삼아 계약취소라는 두 번째 공격을 막아내야 비로소 내 집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마포자이 힐스테이트 라첼스·래미안 원펜타스·디에이치 방배·산성역 헤리스톤을 비롯한 여러 단지에서 그 두 번째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주택법 위반·부정청약 사건을 오랫동안, 그리고 수없이 다뤄왔습니다. 무엇보다 경찰 수사관으로서 입건과 불입건, 송치와 불송치가 어떤 논리로 갈리는지를 안쪽에서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이 왜 처벌하지 않았는지를 정확히 읽어내고, 그 논리를 그대로 민사·행정 다툼의 무기로 전환하는 작업에 강점이 있습니다.

계약취소 통보를 받으셨다면, 또는 받을 가능성이 걱정되신다면, 재분양 등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 전에 가능한 한 빨리 형사·주택법 전문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은 지금 당첨자 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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