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 대비 준비방법 정리
경찰 조사 대비 준비방법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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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대비 준비방법 정리 

홍성환 변호사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서를 받은 분들이 저를 찾아와 가장 먼저 묻는 말은 대개 비슷합니다. 

“가서 뭐라고 해야 하나요.” 그 다음으로 많은 질문이 “솔직하게 다 말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입니다. 

두 질문 모두 자연스럽지만, 사실은 조사 준비의 핵심을 비껴가 있습니다.

수사관 출신으로 조사실 안쪽에 오래 있었고, 지금은 변호사로 그 반대편에 앉아 있는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경찰 조사 준비는 “무슨 말을 할지”를 외우는 일이 아닙니다. “수사관이 무엇을, 어떤 순서로 물을지”를 먼저 이해하고, 그 위에서 자신의 진술을 정리하는 일입니다. 

이 글에서는 조사 전에 실제로 준비해야 할 것들을 순서대로 짚어 보겠습니다.

첫째, 사건을 ‘시간 순서’로 정리해 두십시오

많은 분들이 억울함이나 결백을 강조하는 데 집중합니다. 그러나 수사관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사실관계의 앞뒤입니다. 언제, 누구와, 어디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로 떠올려 보십시오. 특히 날짜와 시각, 만난 사람, 주고받은 돈이나 물건, 연락 수단처럼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것들이 중요합니다. 조사실에서는 “그때가 정확히 언제였습니까”,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같은 질문이 반복됩니다. 머릿속에서 시간 순서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들어가면, 같은 사건을 두고도 진술이 조금씩 흔들리게 되고, 그 흔들림 자체가 신빙성을 의심받는 빌미가 됩니다.

둘째, ‘모르는 것’과 ‘기억나지 않는 것’을 구분하십시오

조사를 받다 보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반드시 나옵니다. 이때 불안한 마음에 추측으로 메우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마 그랬을 겁니다”, “그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는 식입니다. 그러나 추측으로 메운 진술은 나중에 객관적 자료와 어긋날 때 가장 먼저 무너집니다. 기억나지 않으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은 회피가 아니라 정확한 진술이며, 오히려 진술 전체의 신뢰를 지키는 길입니다. 조사 전에 ‘내가 확실히 아는 것’과 ‘기억이 흐릿한 것’을 미리 나눠 두면, 조사실에서 추측으로 끌려가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셋째, 진술거부권은 ‘전부 침묵’이 아닙니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고 많이들 걱정하십니다. 진술거부권 행사 자체를 이유로 불이익을 줄 수는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다만 실무에서 중요한 것은 ‘행사하느냐 마느냐’라는 양자택일이 아닙니다. 어떤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유리하고, 어떤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 것이 나은 경우가 있습니다. 사건의 성격과 증거 상황에 따라 그 경계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 판단은 혼자 미리 정해 두기보다 사건 내용을 검토한 뒤 변호사와 함께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수사관이 어떻게 묻는지’를 미리 겪어 보십시오

조사 준비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여기에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경찰 조사 대처법’을 검색하면 대부분 “침착하세요”,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같은 일반론이 나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작 조사실에서 수사관이 어떤 순서로 질문을 던지고, 어느 지점에서 진술의 모순을 파고드는지에 대한 감각은 그런 글에서 얻기 어렵습니다. 실제 신문은 교과서적인 문답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같은 질문을 표현만 바꿔 반복하기도 하고, 앞서 한 답과 뒤의 답이 어긋나는 지점을 조용히 짚어 두었다가 후반부에 한꺼번에 확인하기도 합니다.

 막연히 “잘 말해야지” 하고 들어가는 것과, 어떤 질문이 어떤 의도로 나올지 한 번이라도 겪어 본 뒤 들어가는 것은 조사실에서의 안정감이 다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위의 준비들은 모두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의 단계입니다. 

실제 사건의 방향은 변호사와 함께 진술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정해집니다. 

어떤 자료를 먼저 내보일지, 같은 사실을 어떤 표현으로 진술할지가 수사관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데, 이 부분은 혼자 준비하기 어렵습니다.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면 미루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사건을 검토받으시길 권합니다. 

조사 한 번의 진술이 이후 수사와 재판의 방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경찰 조사는 누구에게나 낯설고 두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두려움의 상당 부분은 ‘모르기 때문’에 생깁니다. 무엇을 묻는지, 왜 묻는지, 어떻게 답하는 것이 정확한지를 미리 알고 들어가면, 같은 조사라도 훨씬 차분하게 임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이 그 준비의 첫걸음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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