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재개발·재건축 전문 변호사 김우중입니다.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될 때, 조합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제도 중 하나가 바로 '5년 재당첨 제한'입니다. 도시정비법 제72조 제6항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에서 한 번 분양대상자(조합원 분양의 경우 최초 관리처분인가일 기준)로 선정되면, 그날로부터 5년 이내에는 투기과열지구 내 다른 정비사업에서 분양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엄격한 규정에도 예외는 있습니다. 바로 상속, 이혼, 그리고 '결혼'으로 조합원 자격을 취득한 경우입니다.
오늘 다뤄볼 주제는 바로 이 예외 조항 중 "결혼으로 조합원 자격을 취득한 경우"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얼핏 보면 쉬워 보이지만, 실무적으로는 두 가지 해석이 팽팽하게 대립할 수 있는 흥미롭고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1. "결혼으로 조합원 자격을 취득했다"의 두 가지 시선
도시정비법 제72조 제6항 단서의 문구를 두고, 현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 해석이 대립합니다.
해석 ① (새로운 취득형): 결혼하면서 배우자에게 정비구역 내 아파트 지분을 증여받는 등, 결혼을 '계기'로 새롭게 소유권을 얻어 조합원이 된 경우를 뜻한다.
해석 ② (세대 합가형): 결혼 전에는 각자 다른 정비구역의 조합원(또는 소유자)이었는데, 결혼하여 하나의 세대를 구성하게 되면서 '배우자의 5년 재당첨 제한' 걸림돌에 걸려 억울하게 분양권을 잃게 된 사람을 구제하는 것이다.
법조문만 보면 1번처럼 읽히기 쉽지만, 도시정비법의 전체적인 구조와 판례의 취지를 종합해 보면 '해석 ②'가 훨씬 타당합니다. 그 이유를 변호사의 시각에서 3가지로 짚어드리겠습니다.
2. 왜 '해석 ②(세대 합가형)'가 더 타당할까?
첫째, 조문 구조상 '동일 세대원'을 구제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5년 재당첨 제한은 분양대상자 '본인'뿐만 아니라 '그 세대에 속한 자'에게도 적용됩니다. 만약 결혼 전 각자 집을 가지고 있던 A와 B가 결혼해 한 세대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가 먼저 분양대상자가 되면, 같은 세대가 된 B는 아무런 잘못 없이 5년 제한에 걸려 분양신청을 못 하게 됩니다.
즉, 이 단서 조항은 결혼이라는 자연스러운 인륜지대사로 인해 뜻하지 않게 재당첨 제한이라는 불이익을 받게 된 배우자를 구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둘째, 하급심 판례 역시 '예측 불가능한 재산권 침해 방지'를 이유로 듭니다.
이와 관련해 하급심 법원(수원지방법원 2022구합60494 판결)은 의미 있는 판시를 한 바 있습니다.
"투기과열지구 내 토지등소유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분양신청권을 제한함으로써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며, 분양대상자 선정일 이후에 발생하는 상속, 결혼, 이혼과 같은 사건은 일반적으로 예측하거나 통제하기가 어렵다."
즉 법원은 결혼처럼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신분 변동으로 인해 '예측하지 못하게 재당첨 제한을 받게 된 기존 조합원'을 보호하는 것이 이 조항의 취지라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원 자격 양도 제한' 규정과의 비교
도시정비법 제39조 제2항에서는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설립 이후 지분을 넘겨받아 새롭게 조합원이 되는 예외 사유로 '상속'과 '이혼'만 규정하고 있을 뿐, '결혼'은 포함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결혼을 계기로 지분을 증여받아 새롭게 조합원이 되는 것(해석 ①)을 법이 허용하려 했다면, 이 조항에도 결혼이 들어갔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법이 '결혼을 통한 새로운 지분 취득'을 예외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3. 실무상의 유의점: 아직 대법원 판례는 없습니다
매우 유력한 논리이지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아직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대법원 확정 판례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수원지방법원 판결 역시 조항의 전체적인 취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판시일 뿐, 이 쟁점 자체를 직접적인 판결 이유로 삼은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여전히 조합이나 인허가청의 해석에 따라 분양신청 승인 여부가 달라지는 혼선이 발생할 여지가 있습니다. 향후 대법원의 명확한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각각 정비사업 지분을 가진 남녀가 결혼을 앞두고 있다면 분양신청 시기와 관리처분인가 시점을 면밀히 따져보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은 한순간의 선택이나 법리 오인으로 인해 수억 원 상당의 분양권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관련 문제로 조합과의 갈등을 겪고 계시거나 명확한 법률 진단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재개발재건축 전문 김우중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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