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촬죄 업무사례, 1심 증인신문이 재판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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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촬죄 업무사례, 1심 증인신문이 재판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김우중 변호사



저는 최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을 담당하며, 1심부터 항소심까지 끝까지 변호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이 사건에서 졌습니다.

그러나 패소 판결에서도 배울 것이 있습니다. 오히려 승소한 사건보다 패소한 사건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는 것이 제 경험칙입니다. 이 글은 사건 수임 홍보가 목적이 아니라, 비슷한 혐의로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재판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솔직하게 알려드리기 위해 씁니다.


1. 사건의 개요

2024년 8월, 남자 사우나 탈의실에서 피고인(남자)이 다른 이용객(남자)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는 피해자의 진술이 사실상 전부였습니다. 피해자의 진술 외에 영상, 사진, 제3자 목격자 등 객관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범행 당시의 물리적 상황상 몰래 촬영이 쉽지 않은 환경이었고, 피해자가 허위 진술을 할 동기가 있을 수 있다는 정황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 점에 집중하여 1심과 항소심에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2. 1심의 결과

인천지방법원은 2025년 10월, 벌금 500만 원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습니다.

(취업제한명령은 없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 증언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피해자가 수배 중인 상황임에도 범행 직후 112에 신고했다는 점에서 허위 진술의 동기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즉시 항소했습니다.

검사도 양형부당을 이유로(처벌 수위가 너무 낮다) 항소하였습니다.


3. 항소심에서 벽에 부딪히다

항소심에서 저는 다시 한번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문제, 객관적 증거의 부재, 현장의 물리적 제약을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그러나 인천지방법원 항소심은 2026년 6월, 피고인과 검사 쌍방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제시한 핵심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형사소송법은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제1심이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 뒤 그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여부는 물론,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된다."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등 참조

쉽게 말하면, 1심에서 판사가 증인(피해자)을 직접 눈앞에서 보고 느낀 심증은 항소심이 조서만 보고 쉽게 뒤집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4. 이 사건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

저는 이 사건을 통해 형사 변호의 가장 중요한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1심 증인신문 내용을 뒤집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1심이 처음이자 마지막 재판이라 생각하고, 1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더 좋은 방법도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변호사를 선임해서 애초에 기소가 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본 사건 의뢰인은 수사 단계에서는 변호사 없이 진행하였고, 기소된 뒤에 저를 찾아왔습니다)

이 원칙은 이론이 아닙니다. 형사소송법의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수십 년에 걸쳐 확립된 대법원 판례가 뒷받침하는 실무의 현실입니다.

항소심은 만능 구제책이 아닙니다. 1심에서 피해자가 법정에 서서 증언을 마친 순간, 그 심증은 굳어지기 시작합니다. 항소심은 그 심증을 서면으로만 검토합니다. 아무리 논리적인 항소이유서를 써도, 1심 법정에서 이미 형성된 신빙성 판단을 뒤집는 것은 구조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5. 성폭법 카메라촬영 사건을 앞두고 계신 분께

피해자 진술만으로 기소된 카메라촬영 사건은 겉보기에 단순해 보여도 실제로는 매우 정밀한 법정 대응이 필요합니다.

  • 피해자가 법정에 서기 에, 진술의 모순과 비일관성을 철저히 분석해야 합니다.

  • 증인신문에서 단순히 사실을 다투는 것을 넘어, 재판부에게 합리적 의심을 심어줄 수 있는 구체적 반증을 준비해야 합니다.

  • 항소에 기대지 말고, 1심 결심 전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저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이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혐의를 받고 계신 분이라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1심 첫 기일 전에, 가능하다면 수사 단계부터 전문 변호인과 함께 대응 전략을 세우시길 강하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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