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의뢰인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온라인 판매업을 하던 중, 국내에 널리 알려진 대형 생활용품 유통기업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습니다. 원고는 의뢰인이 약 4년 반(약 1,650일) 동안 자사 상호·상표와 유사한 스토어명을 사용해 약 1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주장하면서, 여기에 통상 마진율 30%를 적용해 최소 5억 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했습니다. 큰 회사가 거액을 청구해 온 사건이었지만, 원고가 내세운 침해 기간과 손해액 산정의 근거에는 다툴 지점이 많았습니다. 의뢰인은 저희에게 사건을 의뢰했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상표·상호권 침해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에서는, '얼마나 오래 침해했는지(기간)'와 '그로 인한 이익이 얼마인지(손해액)'가 배상 범위를 좌우합니다. 원고는 의뢰인이 스토어를 운영한 전 기간 내내 자사 표지를 사용한 것을 전제로, 그 기간의 전체 매출에 일률적인 마진율을 곱해 5억 원을 산정했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의뢰인이 실제로 문제 된 스토어명을 사용한 기간이 원고 주장처럼 길지 않았다는 점. 둘째, 원고가 제시한 매출액과 마진율에 객관적 근거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손해액의 입증책임은 청구하는 원고에게 있으므로, 저희는 이 전제들을 하나씩 무너뜨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3. 원고의 소취하를 이끈 세 가지 전략
① 침해 기간을 '약 1,650일'에서 '42일'로 좁힘 : 저희는 의뢰인의 스토어명 변경 이력을 객관적 자료로 정리했습니다. 의뢰인이 문제 된 스토어명을 사용한 기간은 약 한 달 반(42일)에 불과했고, 그 전후로는 전혀 다른 스토어명으로 운영하면서 상품명에도 원고의 표지를 적지 않았습니다. 원고가 전제한 '약 1,650일 내내 사용' 자체가 사실과 달랐던 것입니다. 침해가 인정될 여지가 있는 기간이 이렇게 짧아지면, 그 기간 밖의 매출을 근거로 한 손해액 산정은 설 자리를 잃습니다.
② 문서제출명령으로 실제 매출 자료를 확보 : 원고의 손해액은 약 15억 원의 매출에 마진율 30%를 곱한 것이었지만, 그 매출액과 마진율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었습니다. 저희는 추정에 맞서 추정으로 다투지 않고, 객관적 자료를 직접 끌어왔습니다. 플랫폼 사업자(네이버)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해 의뢰인의 실제 매출 자료를 확보한 것입니다. 제3자가 제출한 이 객관적 자료를 통해, 의뢰인의 실제 매출이 원고가 주장한 금액에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③ 입증책임을 환기해 원고의 청구를 압박 : 손해액의 입증책임은 청구하는 원고에게 있습니다. 저희는 객관적 매출 자료가 제출된 이후에도 원고가 손해액에 관한 추가 주장이나 입증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이대로라면 청구는 입증 부족으로 기각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당초 주장한 매출과 마진율이 객관적 근거 없는 가정이었음이 밝혀진 이상, 원고로서는 청구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입니다.
4. 결과
원고는 결국 소를 취하했고, 사건은 종결되었습니다. 5억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청구를 의뢰인이 전혀 부담하지 않고 막아낸 것입니다. 청구의 전제가 된 침해 기간과 손해액 산정의 근거가 모두 무너지자, 원고 스스로 청구를 거두어들인 결과였습니다.
5. 이 사건의 시사점
이 사건은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응할 때 중요한 지점을 보여 줍니다.
첫째, 청구 금액이 크다고 해서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손해배상 청구는 '침해 기간'과 '손해액 산정의 근거'라는 전제 위에 서 있고, 그 전제가 과장되었다면 금액 전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둘째, 상대방의 추정에는 객관적 자료로 맞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문서제출명령 등을 통해 제3자가 보유한 자료를 확보하면, 막연한 매출·이익 추정을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습니다.
셋째, 손해액의 입증책임은 청구하는 쪽에 있습니다. 그 입증이 채워지지 않으면 청구는 유지되기 어렵고, 상대방이 스스로 소를 취하하기도 합니다.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으면 금액에 압도되기 쉽지만, 청구의 전제가 된 기간과 산정 근거를 따져 보면 다툴 지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슷한 청구를 받으셨다면 청구액의 근거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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