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스토킹 범죄를 떠올릴 때 ‘가해자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물론 강력한 처벌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 피해자의 무너진 일상이 온전히 회복될 수 있을까요?
스토킹 범죄가 발생했을 때 가해자를 감옥에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자가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안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가해자 처벌에 집중하는 것이 '스토킹 처벌법'이라면, 피해자의 보호와 지원, 예방에 집중하는 법이 바로 「스토킹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약칭: 스토킹방지법)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2023년 1월에 제정되어 7월 18일부터 시행되면서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스토킹방지법에 대해 중요한 내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스토킹 대응법은 한 가지가 아니다!
스토킹 문제에 대응하는 우리 법 체계는 하나의 법이 아닌, 두 개의 법이 한 쌍으로 움직입니다. 바로 ‘스토킹처벌법’과 ‘스토킹방지법’입니다.
이 둘의 역할은 명확히 구분됩니다. 스토킹처벌법이 이미 발생한 범죄라는 화재 현장에 출동해 불을 끄는 ‘화재 진압 소방관’이라면, 스토킹방지법은 화재가 나지 않도록 예방 교육을 하고 소화기를 비치하며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안전 관리자’의 역할을 합니다.
스토킹처벌법이 가해자의 행위에 대한 형사 처벌 등 사법적 조치에 집중한다면, 스토킹방지법은 피해자 보호와 지원, 사회 전체의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 직장 내 불이익 금지 - 피해 사실을 알렸다고 해고하면 ‘징역형’
스토킹 피해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는 피해 사실이 알려진 후 겪게 될 2차 피해입니다. 특히 직장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봐 신고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토킹방지법은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매우 강력한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스토킹방지법 제6조는 고용주가 피해자 또는 신고자에게 피해 사실을 이유로 다음과 같은 불이익 조치를 하는 것을 명백히 금지합니다.
• 파면, 해임, 해고 등 신분상실에 해당하는 조치
• 징계, 정직, 감봉, 강등, 승진 제한 등 부당한 인사조치
• 본인 의사에 반하는 전보나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 성과평가 또는 동료평가 등에서의 차별과 그에 따른 임금·상여금 차별 지급
• 직업능력 개발 및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기회의 제한
• 집단 따돌림, 폭행, 폭언 등 정신적·신체적 손상을 주는 행위 또는 그 행위의 발생을 방치하는 행위
만약 고용주가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스토킹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직장을 포함한 사회 공동체가 피해자를 함께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법으로 명시한 것입니다.
3. 일상 회복을 위한 국가의 약속 - ‘상담’부터 ‘이사’와 ‘취업’까지
스토킹방지법의 궁극적인 목표는 피해자가 안전하게 일상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가는 피해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체계적으로 제공할 의무를 집니다.
√ 스토킹으로 인한 불안, 공포, 우울 등 정신적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심리 상담과 트라우마 치료, 신체적 피해에 대한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 가해자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긴급 피난처를 제공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지원하여 안전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줍니다.
√ 고소나 손해배상 청구 등 복잡한 법적 절차를 위해 무료 법률 구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를 위해 직업 훈련과 취업 정보도 제공합니다.
√ 특히 피해자의 자녀가 안전하게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주소지 외의 지역에서도 원활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돕는 ‘취학 지원’ 제도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법은 스토킹 범죄를 “처벌만으로 끝내지 않고, 피해자가 회복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할 책임이 있다”는 관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4. 스토킹을 사회 문제로! - ‘3년 주기 실태조사’와 ‘예방 교육’
스토킹방지법은 스토킹을 개인 간의 갈등이 아닌, 사회 전체가 예방하고 대응해야 할 구조적 문제로 바라봅니다. 이를 위해 두 가지 중요한 제도를 명시했습니다.
첫째, 정부는 3년마다 스토킹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해야 합니다(제4조). 이를 통해 변화하는 범죄 양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합니다.
둘째,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공단체 등에서 스토킹 예방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습니다(제5조). 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스토킹이 심각한 범죄라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반이 됩니다.
이는 스토킹을 더 이상 당사자 간의 '사적인 다툼'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한 '사회적 재난'으로 국가가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5. 마치며
스토킹방지법은 스토킹 대응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 법은 단순히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을 넘어 예방, 보호, 회복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통해 피해자의 삶 전체를 지키는 촘촘한 사회 안전망의 역할을 합니다.
스토킹은 개인 간의 사소한 다툼이 아니라 명백한 범죄이며,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스토킹방지법은 여러분이 다시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울타리입니다. 스토킹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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