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처벌법-업무상위력등에의한 추행죄에 대한 이해 및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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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처벌법-업무상위력등에의한 추행죄에 대한 이해 및 대응 

이기영 변호사

직장 상사의 부당한 요구나 미묘한 신체 접촉 앞에서 당혹감을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요?

​"싫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혹시 모를 불이익이나 조직 내 평판이 두려워 그저 어색한 미소로 상황을 넘겨야 했던 순간들 말입니다.

이런 경우 많은 사람들이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으니 성범죄가 아니지 않느냐"라고 오해하시거나, 반대로 "거절하기 힘든 상황에서 당한 일이라 신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직장이나 아르바이트 구직 과정, 학교 등에서 상하 관계나 갑을 관계를 이용하여 발생하는 성범죄인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어떤 경우에 처벌받나요?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은,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업무, 고용 또는 그 밖의 보호·감독 관계에 있을 것

둘째, 위계 또는 위력을 사용했을 것

셋째, 추행 행위가 있었을 것

여기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보호·감독 관계’와 ‘위력’의 의미입니다.

법원은 이 개념들을 매우 폭넓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보호∙감독 관계’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단순히 근로계약서를 쓴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만 해당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법원은 법률상의 공식적인 고용 관계뿐만 아니라, 사실상 또는 실질적으로 보호하거나 감독하는 관계까지 모두 포함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판례는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는

직장 내에서 실질적으로 업무나 고용관계 등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

심지어 채용 절차에서 영향력의 범위 안에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646 판결,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도8135 판결)

이처럼 법원은 이처럼 법원은 계약서상의 갑을관계를 넘어, 한쪽이 다른 쪽에 대해 사회·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관계라면 폭넓게 ‘보호·감독 관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위력’은 주먹이 아니라 ‘지위’에서 나온다.

'위력'이라고 해서 반드시 때리거나 협박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라면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모두 위력으로 봅니다.

​가해자가 가진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 그 자체가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하는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판례가 정의하는 ‘위력’이라 함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위력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97도2506 판결 등).

보통 '업무상 위력'이라고 하면 이미 채용된 상태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법원(2020도5646 판결)은 고용 관계가 시작되기 전인 ‘채용 절차 중인 지원자’ 역시 엄연한 보호·감독 대상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안은 편의점 점주인 피고인이 구직 중인 피해자(18세, 남성)의 절박한 경제적 상황을 이용해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 뒤 추행한 것인데, 성별과 관계없이 채용 권한을 가진 자가 구직자의 불안정한 상태를 이용하는 것은 심각한 위력 행사라고 인정한 것입니다.

직접적인 고용주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업무상 위력 관계가 성립합니다.

실제 사례(서울남부지방법원 2024고정947 판결)를 보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인 피고인이 관리사무소 직원인 피해자의 손을 갑자기 잡은 행위에 대해 법원은 성폭법상 업무상위력추행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안에서 이 아파트 관리소장이 사건을 보고받은 뒤 피해자에게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인 피고인과의 성추행 사건을 사유로 적시한 권고사직통보서를 교부한 것입니다.

거절할 수 없었다면 그건 동의가 아닙니다!

많은 가해자가 "피해자가 거부하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스킨십이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 기준은 다릅니다.

사건 직후 피해자가 평소처럼 행동하거나 즉각 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진술을 의심받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대법원(2019도2562 판결)은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하며,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은,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반한다’ 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9도2562 판결 등).

마치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는 사실관계와 법리 해석이 쉽지 않은 사건입니다.

​이 범죄는 물리적 증거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은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지 않다면 이를 유죄의 증거로 채택합니다.

​반면에 가해자가 격려 차원이었다거나 합의된 것이었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당시의 상황, 장소, 평소 관계, 행위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위력의 존재 여부를 법리적으로 다투어야 합니다.

​또한 형법상 강제추행은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하지만 업무상 위력 추행은 폭행·협박이 없어도 지위나 권세를 이용했다면 성립합니다.

수사 기관은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가 피해자에게 어떤 압박을 주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므로, 이에 대한 전문적인 대응 논리가 필요합니다.

이 범죄도 성범죄에 해당하므로 형사처벌 외에 신상정보 등록,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등의 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 경험이 풍부한 변호인을 선임하여 초기 수사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하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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