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형제에게도 선산 나눠줘야 하나요?
이복형제에게도 선산 나눠줘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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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형제에게도 선산 나눠줘야 하나요? 

유지은 변호사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남겨진 유산을 정리하다 보면, 아파트나 예금처럼 숫자로 딱 떨어지지 않아 가장 큰 갈등을 낳는 재산이 있습니다. 바로 조상의 묘소가 모셔진 ‘선산(임야)’입니다.

특히 집안에 이복형제가 있는 경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집니다. 평소 왕래도 없었고 조상들의 제사에 참여한 적도 없는 이복형제가 갑자기 나타나 아버지가 남기신 선산의 지분을 달라며 분할을 요구해 오면, 가문을 지켜온 자녀들 입장에서는 황당하고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사 한번 안 지낸 이복형제에게도 조상님들의 선산을 쪼개어 나눠주어야 할까요?

오늘은 이복형제와의 선산 분쟁에서 실제로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쟁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복형제인데 선산을 요구할 수 있나요?

우선 이복형제의 경우 사망한 고인과 법적으로 혈연관계가 인정된다면, 즉 호적상 친자관계가 입증된다면 상속인의 자격을 얻으므로 고인이 남긴 상속재산에 대해 다른 형제와 동일 비율로 나눠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인이 남긴 선산도 이복형제가 가져갈 수 있는 상속재산에 해당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해당 토지가 법조문상 '제사 주재자가 승계하는 특수 재산'에 해당한다면 이복형제는 선산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우리 민법 제1008조의3은 조상을 기리기 위한 특수한 재산인 ‘분묘기속재산(분묘에 속한 1정보 이내의 금양임야 및 600평 이내의 묘토인 농지)’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상속재산분할 법칙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선산은 형제들이 1/N로 쪼개 갖는 일반 유산이 아니라, 조상의 제사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사람인 '제사 주재자'가 단독으로 물려받는 특별한 재산입니다.

따라서 해당 임야가 금양임야·묘토에 해당하고, 다른 공동상속인보다 특정 상속인이 제사주재자로 인정된다면, 그 범위 내에서는 다른 상속인은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단순히 제사를 한 번도 지내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자동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금양임야'와 '묘토', 우리 선산도 여기에 해당할까요?

법원에 '이 땅은 선산이므로 이복형제와 나눌 수 없다'고 주장하려면, 해당 토지가 법에서 정한 금양임야묘토의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입니다. 단순히 조상의 묘가 몇 개 있다고 해서 산 전체가 보호받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 1008조의 3에 따라 금양임야(1정보 이내)·묘토(600평 이내)에 해당하는 부분은 제사 주재자가 단독 승계합니다. 상속 개시와 동시에 법률상 당연히 제사 주재자의 단독 소유가 되고, 다른 상속인의 공유 지분이 처음부터 생기지 않습니다. 이복형제도 이 부분에는 분할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면적을 초과하는 나머지 부분, 또는 선산이라는 명칭은 붙어 있지만 분묘가 없어 금양임야·묘토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하는 토지는 일반 상속재산으로 취급되어 상속인 전원의 공유가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복형제도 법정상속분에 따른 지분을 갖고, 공유물 분할 청구가 가능합니다.

실무에서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선산이 대부분 한 필지로 등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등기부상 한 필지라도 금양임야 해당 부분과 초과 부분이 섞여 있으면, 분쟁 시 어느 범위까지가 제사 주재자의 단독 소유인지를 먼저 확정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 분필(分筆) 절차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만약 고인이 남긴 산이 1만 평인데 조상 묘는 구석에 조금만 모셔져 있다면, 분묘 수호와 제사에 필요한 범위 내의 1정보 이내 금양임야까지만 제사주재자의 승계 대상으로 인정될 수 있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일반 상속재산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선산 전체의 면적과 분묘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실무상 첫걸음입니다.

이복형제가 공유물 분할 청구를 하면 어떻게 되나요?

앞서 언급한 바대로 금양임야나 묘토가 아닌 선산은 상속인 전원의 공동소유(공유)가 됩니다. 협의분할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복형제는 민법 제268조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 또는​ 공유물 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공유물 분할 청구는 상속인 간의 협의가 없어도 단독으로 법원에 청구할 수 있는 형성의 소입니다.

법원은 분할 방법으로 세 가지를 검토합니다. 현물분할, 경매를 통한 대금분할, 그리고 특정 상속인이 현물을 취득하는 대신 나머지 상속인에게 가액을 배상하는 가액배상분할입니다.

하지만 선산처럼 조상의 묘소가 여러 기 있는 토지는 현물분할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경우 법원은 경매나 가액배상 방식을 선택하게 되는데, 경매에 부쳐지면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되기 때문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협의분할을 원한다면 이복형제의 주소를 파악해 연락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상 소송 이전에 협의 요청 경위를 남겨두면 상대방의 태도와 분쟁 경과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망인의 제적등본과 기본증명서를 통해 이복형제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내용증명을 통한 협의 요청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복형제가 지분을 요구할 때, 실무상 어떻게 방어해야 하나요?

선산의 규모가 너무 크거나 법적 요건을 미처 채우지 못해 '일반 상속재산'으로 분류되어 이복형제와의 분할 소송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면 ‘기여분’과 ‘현물 분할 거부’ 전략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여분이란 여러 명의 공동상속인이 있을 때 그중 고인(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고인의 재산 유지 및 형성에 유별나게 기여한 사람이 있다면, 그 노력을 인정해 상속재산에서 그만큼의 몫을 먼저 떼어주는 제도인데요,

이복형제가 땅을 나눠달라고 할 때, 그동안 아버지를 모시고 선산의 벌초 비용, 묘지 이장 및 관리 비용, 종중 관련 세금을 홀로 감당해 온 내역을 철저히 증명해 소송에서 기여분을 청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제사를 지냈거나 벌초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기여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상속인을 장기간 특별히 부양했거나 선산 유지·관리 비용을 지속적으로 부담해 상속재산 보존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이 객관적 자료로 입증되어야 기여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두번째 방어방법은 '현물 분할'이 아닌 '가액 배상(돈으로 정산)'을 유도하는 것읹데요,

이복형제에게 선산의 '지분(토지)' 자체를 넘겨주면 나중에 그 땅을 팔 수도 없고, 묘소를 이장하라고 억지를 부리는 등 가문에 큰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송 과정에서 "선산은 우리 가문의 상징이므로 우리가 단독 소유하되, 이복형제의 지분에 해당하는 가치만큼은 '현금'으로 계산해서 지급하겠다"는 가액 배상 판결을 이끌어낸다면 선산의 소유권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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