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말했는데 명예훼손? — 사실적시 명예훼손 성립과 처벌
사실을 말했는데 명예훼손? — 사실적시 명예훼손 성립과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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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모욕 일반

사실을 말했는데 명예훼손? — 사실적시 명예훼손 성립과 처벌 

강대현 변호사

"사실을 말한 것뿐인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는 상황은 생각보다 자주 벌어집니다. 거짓말도 아니고 실제 있었던 일을 알렸을 뿐인데 어떻게 처벌이 되는지 의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형법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헌법재판소도 이를 합헌으로 보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언제 성립하는지, 한 사람에게만 말해도 처벌되는지, 어떤 경우에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을 면하는지를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란 — 형법 제307조

명예훼손죄는 형법 제307조에 규정되어 있고, 적시한 사실이 진실인지 거짓인지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뉩니다.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는 제1항으로 2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는 제2항으로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진실이어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입니다. 명예훼손죄가 보호하려는 것은 진실 여부와 별개로 사람이 사회에서 받는 객관적 평가, 즉 외적 명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한 말은 다 사실"이라는 항변만으로는 죄책을 벗기 어렵고, 별도의 위법성 조각 사유가 인정되어야 처벌을 면합니다.

진실인데도 처벌? —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두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위헌 논란이 오래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2021. 2. 25. 2017헌마1113, 2018헌바330(병합) 결정은 형법 제307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헌재는 개인의 외적 명예를 보호할 필요성, 이를 대체할 덜 침해적인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 그리고 형법 제310조를 통해 표현의 자유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을 합헌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즉 진실한 사실이라도 함부로 타인의 평판을 깎아내리면 처벌될 수 있되, 공익적 표현은 제310조로 보호한다는 구조를 인정한 것입니다.

진실한 사실을 적시했더라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고, 다만 그것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처벌되지 않는다.

성립 요건 — 무엇을 충족해야 하나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몇 가지 요건이 모두 갖추어져야 합니다. 단순히 누군가에 대한 부정적 말을 했다고 곧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다음 요소를 함께 따집니다.

  • 공연성 —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말했어야 한다.

  • 사실의 적시 — 구체적 사실을 드러내야 하며, 단순한 의견·평가는 모욕죄의 문제일 수 있다.

  • 특정성 — 그 내용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 명예 훼손 가능성 — 그 사실이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저 사람 전과가 있다"처럼 구체적 사실을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해 대상자가 특정된다면, 그것이 진실이더라도 명예훼손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마음에 안 든다"는 식의 단순한 의견 표명은 사실의 적시로 보기 어렵습니다.

한 사람에게만 말해도 처벌될까 — 공연성과 전파가능성

많은 분이 "둘이서만 한 얘기인데 무슨 명예훼손이냐"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판례는 전파가능성 이론에 따라, 비록 한 사람에게 말했더라도 그 말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비밀을 지킬 특별한 관계가 아닌 사람에게 험담을 전했고, 그가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옮길 만한 상황이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부처럼 전파 가능성이 낮은 관계에서 한 말이라면 공연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몇 명에게 말했는가'보다 '그 말이 퍼질 상황이었는가'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처벌을 면하는 길 — 형법 제310조 위법성 조각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형법 제310조에 의해 처벌을 면할 수 있습니다. 적시한 사실이 진실한 사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일 때에는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되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이 조항의 적용 범위를 넓게 해석해 표현의 자유 제한을 최소화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공적 인물의 비리나 소비자 피해를 알리는 것처럼 공익적 목적이 주된 동기라면 제310조로 보호받을 여지가 큽니다. 다만 사익적 비방이나 보복이 주된 목적이라면 '오로지 공공의 이익'으로 보기 어려워 면책되지 않습니다. 결국 표현의 동기와 내용, 공익성의 정도가 면책 여부를 가릅니다.

고소·수사 단계에서 점검할 실무 사항

명예훼손 사건은 어떤 말을, 어떤 자리에서, 누구에게 했는지가 그대로 쟁점이 됩니다. 고소를 당한 입장이라면 발언의 전체 맥락과 공익적 목적, 진실성을 보여줄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방어의 핵심입니다. 반대로 고소를 고민한다면 발언 내용과 그것이 전파된 정황, 공연성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한편 명예훼손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합의 여부가 결말에 큰 영향을 줍니다. 사실적시인지 허위사실인지, 공연성과 제310조 적용 여부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대응 전에 전문가와 점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도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헌법재판소도 합헌으로 보았습니다(2017헌마1113). 다만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진실한 사실이라면 제310조로 처벌을 면할 수 있습니다.

Q. 단둘이 나눈 대화도 명예훼손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판례의 전파가능성 이론에 따라, 한 사람에게 말했더라도 그 말이 불특정 다수에게 퍼질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됩니다. 반대로 전파 가능성이 낮은 관계라면 공연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Q.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명예훼손은 처벌이 어떻게 다른가요?

A. 진실한 사실 적시는 2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제307조 제1항)이고, 허위사실 적시는 5년 이하 징역 등(제2항)으로 더 무겁습니다. 허위인 줄 알고 적시했는지가 중요한 다툼이 됩니다.

Q. 공익을 위해 알린 것이라면 무조건 처벌을 면하나요?

A. 진실한 사실이면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어야 제310조로 면책됩니다. 공익적 목적이 주된 동기여야 하며, 사익적 비방이나 보복이 주된 목적이라면 면책되기 어렵습니다.

Q. 의견을 말한 것도 명예훼손인가요?

A. 명예훼손은 '구체적 사실의 적시'를 전제로 합니다. 단순한 의견·평가나 가치판단은 사실의 적시로 보기 어려워 명예훼손이 아닐 수 있으나, 모욕적 표현이라면 모욕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진실한 사실을 말했더라도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면 성립할 수 있고, 헌법재판소도 이를 합헌으로 보았습니다. 다만 공연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형법 제310조로 처벌을 면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같은 말이라도 어떤 자리에서, 어떤 목적으로 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고소를 당했든 고소를 고민하든, 발언의 내용과 맥락, 공익성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혼자 결론짓기 전에 형사 전문 변호사와 상담해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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