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집행방해, 경찰관을 밀친 순간 사건은 가볍지 않아진다
술자리 시비, 택시비 문제, 가정 내 다툼, 거리 소란으로 경찰관이 출동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흥분한 상태에서 경찰관을 밀치거나 멱살을 잡거나 손을 뿌리치는 순간, 사건은 단순 폭행이 아니라 공무집행방해로 바뀐다. 본인은 술에 취해 기억이 흐릿하고 큰일이 아니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사기관의 시선은 다르다.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한 경우 성립한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경찰관 개인에 대한 폭행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국가의 공권력 행사를 방해한 범죄로 평가된다. 그래서 피해 정도가 크지 않아도 사건이 쉽게 가볍게 처리되지 않는다.
◆ 경찰관 폭행은 상해가 없어도 성립할 수 있다
공무집행방해 사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세게 때린 것도 아니고 그냥 밀쳤을 뿐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은 반드시 상해가 발생해야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 경찰관의 직무집행을 방해할 정도의 유형력 행사라면 폭행으로 평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출동한 경찰관의 팔을 뿌리치거나, 가슴을 밀치거나, 제복을 잡아당기거나, 순찰차 탑승을 거부하며 몸으로 버티는 행위도 문제 될 수 있다. 술에 취해 욕설을 하며 경찰관에게 달려드는 경우, 실제 타격이 크지 않았더라도 현장 상황에 따라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된다.
다만 모든 신체 접촉이 곧바로 같은 무게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우발적으로 스친 것인지, 경찰관의 제지를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 저항이었는지, 명확한 공격 의사가 있었는지, 폭행이 반복되었는지에 따라 처벌 수위는 달라진다. 결국 이 사건은 폭행이 있었는지뿐 아니라 그 폭행이 어떤 맥락에서 어느 정도로 이루어졌는지를 따지는 싸움이다.
◆ 공무집행이 적법했는지도 반드시 따져야 한다
공무집행방해죄는 경찰관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려면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해야 한다고 본다. 즉 경찰관의 행위가 권한 범위 안에 있고, 구체적인 법적 요건과 절차를 갖춘 직무집행이어야 한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문제 되는 것은 체포, 제지, 신분확인, 보호조치 과정이다. 경찰관이 왜 제지했는지, 체포 사유를 고지했는지, 미란다 원칙을 안내했는지, 물리력 사용이 필요한 상황이었는지, 피의자가 먼저 폭력적으로 행동했는지가 쟁점이 된다.
물론 경찰관의 대응에 다소 불만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폭행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직무집행 자체에 중대한 위법이 있었다면 공무집행방해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생긴다. 따라서 현장 영상, 바디캠, 순찰차 블랙박스, 주변 CCTV, 목격자 진술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공무집행방해 사건에서 영상은 말보다 정직하다. 가끔 너무 정직해서 무섭다.
◆ 술에 취했다는 사정은 면죄부가 아니다
경찰관 폭행 사건의 상당수는 음주 상태에서 발생한다. 피의자는 술에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가족들은 평소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호소한다. 실제로 초범이고 우발적인 사건이라면 양형에서 참작될 수는 있다. 그러나 술에 취했다는 사정이 곧바로 죄를 없애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수사기관은 음주 상태에서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건을 엄격하게 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은 현장을 정리하고 피해를 막기 위해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그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면 단순한 주취 소란보다 훨씬 무겁게 평가된다.
따라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좋지 않다. 당시 본인이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왜 흥분했는지, 경찰관의 어떤 조치에 반응했는지, 폭행이 의도적 공격이었는지 우발적 저항이었는지를 정리해야 한다. 기억 공백이 있다면 주변인 진술과 CCTV로 보완해야 한다. 기억 안 난다는 말은 방어 논리가 아니라 출발선일 뿐이다.
◆ 경찰관과의 합의만으로 끝나는 사건은 아니다
공무집행방해 사건에서 피해 경찰관에게 사과하고 합의하는 것은 중요하다. 실제로 경찰관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거나 피해 회복이 이루어진 경우 양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초범, 우발적 범행, 폭행 정도가 경미한 사건에서는 벌금형이나 선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가 된다.
그러나 공무집행방해는 국가의 공무집행을 보호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피해 경찰관과 합의했다고 해서 사건이 자동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합의가 있더라도 수사는 계속될 수 있고, 검찰이 기소할 수도 있다.
그래서 합의는 단독 카드가 아니라 전체 양형자료 중 하나로 봐야 한다. 반성문, 재범방지 계획, 음주 문제 개선 노력, 피해 경찰관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 당시 상황에 대한 객관적 설명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합의서 한 장만 던져놓고 끝나길 기대하면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다소 성의 없어 보일 수 있다.
◆ 초기 진술에서 우발성과 폭행 정도를 정확히 정리해야 한다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체포 직후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한 말들이 그대로 기록된다는 점이다. 욕설, 변명, 기억나지 않는다는 반복 진술이 나중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초기 조사에서는 먼저 공무집행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본인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신체 접촉이 어느 정도였는지, 경찰관이 다쳤는지, 주변 영상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후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나누어 진술해야 한다. 무조건 부인하면 영상과 충돌해 신빙성이 떨어지고, 반대로 모든 것을 과하게 인정하면 실제보다 무거운 사건으로 굳어질 수 있다.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작은 행동에서 시작해 큰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범죄다. 경찰관을 밀친 행위가 순간의 실수였다고 하더라도, 수사기록에는 공무집행을 방해한 폭행으로 남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건을 작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현장 상황, 공무집행의 적법성, 폭행의 정도, 우발성, 피해 회복을 차례로 정리해야 비로소 선처의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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