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 사람이 왜 법정에 서야 하나요"
또래 친구와의 다툼은 흔히 "애들 싸움"으로 가볍게 여겨지지만, 그 결말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한쪽이 상대를 고소하면 다른 쪽도 맞고소를 하고, 결국 쌍방이 모두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을 받는 상황이 자주 벌어집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훨씬 더 크게 다친 쪽이 오히려 가해자로 지목되어 법원에 송치되는 일이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최근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처리한 사건(2026푸216 폭행)이 바로 그러한 경우였습니다. 의뢰인은 또래 친구와 몸싸움을 벌였고, 형식적으로는 '쌍방폭행'이었지만 실제로는 일방적으로 더 많이 맞아 전치 6주의 안와골절 등 중한 부상을 입은 피해자에 가까운 입장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상대방이 의뢰인을 고소하면서 사건이 가정법원(소년부)으로 송치되었고, 의뢰인은 졸지에 보호처분을 받을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의 조력으로, 이 사건은 심리불개시결정이라는 가장 유리한 결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심리불개시결정이 무엇이고, 어떤 전략이 주효했는지를 소개합니다.
소년보호사건과 심리불개시결정
19세 미만 소년이 형사사건의 대상이 되면, 사안에 따라 형사절차가 아닌 소년보호절차로 처리됩니다. 이때 사건은 소년부(가정법원 또는 지방법원 소년부)로 송치되고, 소년부 판사는 조사관의 조사보고와 송치서를 토대로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게 됩니다.
이 첫 단계의 갈림길이 바로 심리개시 여부입니다. 소년법 제19조 제1항은 "소년부 판사는 송치서와 조사관의 조사보고에 따라 사건의 심리를 개시할 수 없거나 개시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하면 심리를 개시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즉 본격적인 심리(재판)에 들어가기도 전에, 판사가 "이 사건은 굳이 법원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절차를 종결하는 것이 심리불개시결정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심리불개시결정은 "비행사실(혐의) 자체가 전혀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헌법재판소 역시 소년심판절차에서 소년부 판사는 비행사실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보호의 필요성"의 유무와 그 정도에 따라 심리불개시(제19조 제1항)·불처분(제29조) 등을 결정한다고 보고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14헌마768 결정).
다시 말해, 심리불개시결정은 혐의가 일부 인정되더라도, 국가가 그 소년에게 보호처분을 통해 개입할 필요성(=보호의 필요성)이 없거나 미약하다고 판단될 때 내려지는 처분입니다. 폭행 사실 자체가 있었더라도, 소년의 환경·비행의 정도·사건의 경위 등을 종합할 때 법원이 굳이 나서서 교정·보호조치를 할 필요가 없다고 보면 절차를 일찍 닫아주는 것입니다.
소년 입장에서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심리가 개시되어 보호처분(보호관찰,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 소년원 송치 등)으로 나아가는 것과 달리, 심리불개시결정은 별다른 보호처분 없이 사건이 종결되는, 사실상 가장 가벼운 결말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진학·취업 등 소년의 장래에 미치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변호인이 적극적으로 다투어 받아내야 할 목표가 됩니다.
변호 전략: '피해의 압도적 경중'을 정면으로 부각하다
쌍방폭행 사건의 가장 큰 함정은, 양쪽 모두 "상대를 때렸다"는 외형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이 외형만 보면 의뢰인 역시 가해 행위를 한 것이 되어, 자칫 보호처분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가 주목한 것은 바로 '피해의 경중이 비교조차 불가능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전치 6주의 안와골절을 비롯한 중상을 입은 반면, 상대방의 피해는 그와 비교가 되지 않는 경미한 수준이었습니다. 형식상 쌍방폭행이라 하더라도, 실질을 들여다보면 의뢰인은 일방적으로 공격당한 측에 훨씬 가까웠던 것입니다.
이에 변호인은 다음의 논지를 집중적으로 부각했습니다.
첫째, 사건의 실질적 경위입니다. 단순히 "서로 때렸다"는 결과론이 아니라, 누가 어떤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했고 그 결과 누가 어느 정도의 부상을 입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의뢰인의 행위가 일방적 공격이 아닌 방어적·우발적 성격에 가까웠음을 드러냈습니다.
둘째, 피해 정도의 극심한 비대칭입니다. 전치 6주의 안와골절이라는 객관적 진단 결과를 통해, 의뢰인이야말로 이 사건의 실질적 피해자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의무기록이라는 객관적 증거로 뒷받침되는 사실관계였습니다.
셋째, 이러한 사정을 종합할 때 소년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결론입니다. 비행사실의 인정 여부와 별개로, 이 소년에게 법원이 개입하여 보호처분을 부과할 만한 교정·보호의 필요가 없다는 점을 정면으로 주장한 것입니다.
이처럼 "혐의 자체를 다투는" 접근에만 머무르지 않고, 소년법의 심사구조(비행사실 + 보호의 필요성)에 맞추어 '보호의 필요성 없음'을 설득한 것이 이 사건 변호의 핵심이었습니다.
결과와 의의
법원은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에 대해 심리불개시결정을 내렸습니다. 의뢰인은 별도의 보호처분을 받지 않고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었고, 중한 부상을 입고도 가해자로 몰릴 뻔했던 부담에서 벗어났습니다.
이 사건은 쌍방폭행 사건을 다룰 때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을 잘 보여줍니다. "서로 때렸으니 비슷하게 처리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대응하면, 더 크게 다친 쪽이 오히려 불리한 결과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건의 실질과 피해의 경중을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고 소년법의 판단 기준에 정확히 맞추어 주장하면, 심리불개시결정이라는 가장 유리한 결말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특히 소년 사건은 한 번의 처분이 학교생활과 진로 등 아이의 장래에 오래 남는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건 초기 단계, 즉 조사와 심리개시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에서의 전략적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맺으며
자녀가 또래와의 다툼으로 경찰 조사를 받거나 가정법원에 송치되었다는 통지를 받으면, 보호자는 큰 혼란과 두려움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우리 아이가 더 크게 다친 피해자에 가까운데도 가해자로 지목되는 상황이라면 그 억울함은 더욱 클 것입니다.
이러한 사건일수록 "맞은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어떻게 법적 언어로 구성하고, 소년법의 어느 요건에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 피해의 압도적 경중과 보호의 필요성 결여를 설득력 있게 주장하여, 의뢰인에게 심리불개시결정이라는 최선의 결과를 안겨드렸습니다.
소년 사건, 쌍방폭행 사건으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사건 초기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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