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차이나 가치관의 고조된 갈등으로 인해 부부가 서로 합의 하에 협의이혼 절차를 밟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법원의 숙려기간 도중, 혹은 협의이혼을 논의하던 과정에서 배우자의 숨겨진 외도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는 사례가 실무 현장에서 종종 발생합니다.
이미 이혼을 하기로 뜻을 모았던 상황이라 할지라도, 신뢰의 전면적인 붕괴를 마주한 의뢰인들의 충격과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당장이라도 상대방에게 책임을 묻고 싶겠지만, 법률가로서 이 시점에 내리는 감정적인 대처는 향후 진행될 재판에서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오늘은 협의이혼 진행 중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알게 되었을 때, 법적 실리를 지키기 위해 '절대 먼저 해서는 안 되는 행동' 4가지를 실무 관점에서 명쾌하게 짚어드리겠습니다.
홧김에 협의이혼 취하서부터 제출하는 행동, 왜 손해일까?
배우자의 외도를 안 순간 너무 분한 마음에 구청이나 법원으로 달려가 협의이혼 취소하고 소송하겠다며 협의이혼 취하서부터 제출하려는 분들이 계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증거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협의이혼 절차를 그대로 유지하시는 것이 전략적으로 훨씬 유리합니다.
만약 외도를 들킨 배우자가 눈치를 채고 협의이혼이 깨질 것을 예감하면, 그 즉시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폐기하는 등 모든 외도 증거를 인멸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실무적으로 가장 현명한 순서는 이렇습니다.
상대방에게는 여전히 협의이혼을 진행할 것처럼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하면서 뒤로 외도 증거(카카오톡, 블랙박스 등)를 우선 확보하세요. 증거가 모두 수집된 그날, 협의이혼을 취하해도 늦지 않습니다.
불륜 현장에 들이닥치거나 상간자에게 먼저 전화하는 행동, 왜 참아야 할까?
외도 사실을 알게 된 당일, 흥분한 상태로 상간자의 직장에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어 폭언을 퍼붓거나 사과를 요구하는 행동은 절대 금물입니다.
상간자에게 먼저 연락을 취하는 순간, 상간자는 즉시 내 배우자에게 연락해 대책을 논의할게 뻔하거든요. 결국 두 사람 모두에게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벌어주는 꼴이 됩니다.
게다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상간자의 직장 동료에게 이 사실을 알리거나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실무적으로 유책배우자인 상대방 측으로부터 '명예훼손'이나 '스토킹 범죄'로 역고소를 당해 오히려 손해배상이나 합의금을 물어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화가 치밀더라도 상간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은 소송 제기 전까지 완전히 차단해야 합니다.

상간자 인적사항을 알아내려고 흥신소에 계약금부터 송금하는 행동, 왜 위험할까?
상간자의 이름과 전화번호만 알고 주민등록번호나 주소를 모른다는 이유로, 급한 마음에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흥신소나 심부름센터에 수백만 원을 주고 뒷조사를 의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를 하다 보면 흥신소에 돈만 날리고 사기를 당하거나, 혹은 흥신소 측이 위치추적기 부착이나 미행 등 불법적인 방식으로 증거를 수집해 오는 바람에 의뢰인이 형사 처벌을 받게 되는 사례를 접하기도 해요. 게다가 법적으로 불법 수집된 증거는 재판에서 효력을 잃을 위험이 큽니다.
합법적이고 돈이 들지 않는 법원 절차가 있습니다. 상간자의 '전화번호' 하나만 정확히 알고 있으면, 이혼 및 상간자 소송을 제기한 직후 법원에 '통신사 사실조회 신청'을 하여 일주일 만에 상간자의 합법적인 인적사항(이름, 주민번호, 주소)을 모두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무의미한 불법 업체에 절대 먼저 돈 쓰지 마세요.
늦은 밤 배우자를 붙잡고 '외도 자백 각서'를 강요해 받아내는 행동, 왜 효력이 없을까?
배우자를 추궁하여외도를 인정하는 내용의 각서를 받아두면 게임이 끝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밤새 잠을 재우지 않거나, 거실 문을 막아선 채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각서에 서명하라고 압박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이렇게 받은 각서는 실무에서 법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아요.
민법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조항을 들어 각서의 효력을 무효화시킬 수 있거든요.
우리 대법원 판례 역시 각서가 작성된 '당시의 상황'을 매우 엄격하게 보기 때문에 아무리 부정행위를 저지른 유책배우자라 할지라도, 신체적·정신적 자유가 제한된 상태에서 강요당해 쓴 각서는 자발적인 의사에 반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아 그 증거 가치(증거력)를 아예 인정하지 않거나 현저히 낮게 평가합니다.
오히려 각서를 받아내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거나 문을 막아섰다면, 상대방으로부터 강요죄나 감금죄, 혹은 형사상 폭행죄로 역고소를 당해 소송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잡힐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첨언하자면 숙려기간 중 외도 문제는 일반적인 상간소송보다 쟁점이 복잡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 대응 방향 자체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도 사실을 알게 된 직후라면, 즉시 상대방을 압박하기보다 먼저 증거와 법적 구조를 정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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