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민사 항소심 절차에 대한 판례를 살펴보았는데요,
오늘은 형사 항소심과 관련한 판례를 하나 살펴볼까 합니다(대법원 2026도529판결).
사안은 이렇습니다.
A 씨는 2024년 청소년성보호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년과 전자장치 부착명령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2025년 3월, A 씨에 대한 형 집행이 끝났습니다. A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음주를 하지 말라는 준수사항을 부과받았습니다.
그런데, A 씨는 2025년 8월 17일 오전에 술을 마시고 귀가 안내를 받았는데도 오후에 추가로 술을 마셨습니다.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오전 10시 35분경 0.215%, 오후 1시 18분경 0.243%였습니다.
<1심>은 A 씨의 2025년 8월 17일 오전 음주 행위에 대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음주 행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심은 A 씨가 오후에 추가로 마시지 않았더라도, 오후 측정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를 훨씬 넘었을 것으로 봤습니다. 0.243%라는 오후 측정 결과만으로는 추가 음주로 인한 별도의 준수사항 위반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판단했습니다. A 씨는 1심의 유죄 부분에 항소하지 않았지만 검찰은 1심의 무죄 부분에 항소했습니다.
<항소심>은 1심과 달리 A 씨가 오후에 추가로 음주 제한 준수사항을 어겼다고 봤습니다.
준수사항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추가로 혈중알코올농도 0.03% 상당의 음주를 하는 것까지 금지한다고 해석한 것입니다. 오전과 오후 음주 행위는 함께 묶어 하나의 형으로 처벌하는 관계이므로, 항소심은 1심 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다시 선고했다. 항소심은 A 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다른 죄로 인한 누범기간 중에 범행한 점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무죄부분이 없어졌지만 유.무죄 부분을 모두 고려하여 형량을 선고함에 따라 형량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입니다.
쟁점이 된 것은 항소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항소심에서 이를 심리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대법원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동시에 기소된
수개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일부 유죄, 일부 무죄를 선고하거나
수개의 공소사실이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확정판결 전 후의 것이어서 각기 따로 유․무죄를 선고하거나 형을 정하는 등으로
판결주문이 수개 일 때에는 그 1개의 주문에 포함된 부분을
다른 부분과 분리하여 일부상소를 할 수 있고 당사자 쌍방이 상소하지 않은 부분은 분리 확정된다. 따라서 경합범 관계에 있는 공소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는 유죄, 일부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하 여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한 경우,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하지 않은 유죄 부분은 항소기간이 지남으로써 확정되어 항소심에 계속된 사건은 무죄 부분에 대한 공소뿐이고, 그에 따라 항소심에서 이를 파기할 때에는 그 부분만을 파기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도140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도 10985 판결 등 참조)
라고 전제하면서 검사의 상고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즉,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 은 항소하지 않았고 검사가 제1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으므로, 제1 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확정되었고 무죄 부분만 원심에 계속되게 되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제1심판결 중 무죄 부분만을 심리ㆍ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이미 확정된 부분까 지 심리하여 다시 형을 선고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심리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결국 항소심은 이미 확정된 오전의 음주에 대해서는 심리할 수 없고 오후 음주에 대해서 유죄가 인정된다면 이에 대해서만 별도로 형을 선고했어야 했던 것입니다.
피고인 음주한 사실이 너무나 명확했기 때문에 항소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그러나 재판은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며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때문에 항소여부에 대한 것, 항소심에서 나의 입장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여부 등 모두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서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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