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스토킹 피해가 사회적으로 주목받으면서 2021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이 제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행위가 이 법에서 말하는 '스토킹범죄'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싼 해석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4월 16일, 스토킹행위의 지속성·반복성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판결을 선고했습니다(2026도2108).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스토킹범죄란?
스토킹처벌법은 두 가지 개념을 구분합니다.
스토킹행위 (제2조 제1호):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을 따라다니거나 정보통신망을 통해 말, 글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등을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
스토킹범죄 (제2조 제2호): 스토킹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는 것
그리고 스토킹처벌법에 의해 처벌받는 것은 "스토킹범죄"입니다. 즉, 상대방이 불안감을 느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행위가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이어야 비로소 스토킹처벌법으로 처벌받는 것입니다. 이번 판결은 바로 이 요건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지속적 또는 반복적' 요건 - 대법원의 판단 기준
대법원은 두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지속적: 1회의 행위라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되어, 그 자체로 상대방의 불안감·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
반복적: 2회 이상의 행위 사이에 시간적 근접성,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계속성 등이 인정되어, 전체적으로 일련의 반복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
반대로, 짧은 시간의 단속적 행위이거나 서로 연관성이 없는 일회성·단발성 행위가 여러 번 있었던 것에 불과하다면, 설령 횟수가 여럿이라도 스토킹범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다른 죄명으로의 처벌은 별개).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행위는 두 가지였습니다.
2024. 3. 31. 15:43경부터 15:52경까지 피해자가 운전하는 차량을 약 10분간 따라간 행위
2024. 6. 11. 14:33경부터 14:38경까지 휴대전화로 피해자를 약 5분간 촬영한 행위
원심(항소심)은 이 두 행위를 합쳐 '반복적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달리 판단했습니다. 각 행위는 짧은 시간에 그쳤고, 두 행위 사이에는 약 2개월 이상의 시간적 간격이 있어 시간적 근접성과 범의의 계속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일련의 반복적 행위로 묶어 스토킹범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하여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대응 전략 및 결론
이번 판결의 핵심은, 스토킹행위에 해당하는 행위가 여럿이라고 하여 자동으로 스토킹범죄가 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각 행위 사이에 시간적·장소적 연관성과 범의의 계속성이 갖추어져야 비로소 '반복적'이라는 요건을 충족하여 스토킹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① 스토킹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피의자 입장에서는, 각 행위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길거나, 장소·맥락이 달랐다면 반복성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스토킹처벌법 위반이 무죄가 되더라도 개별 행위(촬영, 미행 등)가 다른 죄명으로 처벌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방어하여야 합니다.
② 스토킹범죄를 당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대법원이 반복성 판단에서 시간적 근접성과 범의의 계속성을 핵심 기준으로 제시한 만큼, 각 행위의 날짜·시간·장소·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해 두고 경찰 신고를 통해 공식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행위 사이의 간격이 짧고 연관성이 뚜렷할수록 스토킹범죄 인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촬영 피해라면 성폭력처벌법상 불법촬영죄, 미행이라면 상황에 따라 주거침입·업무방해 등으로도 고소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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