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사 사건을 변호하다 보면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하는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특히 상대방 몰래 녹음한 내용이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뢰인들이 궁금해합니다.
20년간의 검사 생활과 서울 부장검사로서 수많은 증거의 증거능력을 검토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대법원 판례를 통해 녹취록의 증거 사용 조건을 명쾌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상 '대화'의 정의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고 취득한 내용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어디까지를 '대화'로 볼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상 보호받는 '대화'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있는 당사자들이 육성으로 말을 주고받는 의사소통행위는 ‘대화’에 해당하나, 사람의 육성이 아닌 사물에서 발생하는 음향이나 사람의 비명소리나 탄식 등 의사 전달의 목적이 없는 소리는 제외"
대법원 2016도19843판결
사례 분석: "악" 소리와 "우당탕" 소리는
증거가 될까요?
최근 대법원 판결(2016도19843)은 매우 흥미로운 사례를 다루었습니다. 피해자와 통화를 마친 후 전화가 끊기지 않은 상태에서 제3자가 수화기 너머로 들은 소리가 증거가 되는지 여부였습니다.

당시 제3자는 약 1~2분간 "악" 하는 비명과 "우당탕" 하는 몸싸움 소리를 들었고, 이는 피고인의 상해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되었습니다.
피고인 측은 이것이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청취한 것이므로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은 명확했습니다.
우당탕 소리: 사물에서 발생하는 음향일 뿐이므로 대화가 아니다.
악 소리: 사람의 목소리지만 의사를 전달하는 말이 아니므로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소리들을 청취하고 이를 법정에서 진술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며,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대화'가 아니라고 해서 무조건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어떤 소리가 통신비밀보호법상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증거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공익과 사익의 비교형량이라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판단 기준: 형사소추와 진실 발견이라는 공익 vs 개인의 인격적 이익 및 사생활의 비밀
만약 녹음이나 청취 행위가 개인의 사생활과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한도를 벗어났다면, 대화가 아니더라도 증거 능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위 사례에서는 소리가 들린 시간이 짧았고 사생활에 관한 정보가 포함되지 않았으며, 범죄 현장을 목격하는 과정에서의 자연스러운 청취였기에 공익적 필요성이 더 크다고 판단된 것입니다.

한편, 간음행위 사실을 입증하기 위하여 성관계 소리를 몰래 녹음한 경우라면 어떨까요. 이 경우는 사생활과 인격권에 대한 침해 정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에 의한 증거수집을 법원이 용인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형사 전문 변호사의 조력 필요성
녹취록이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유무죄의 향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경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해당 증거의 위법성을 논리적으로 다투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저는 검찰에서 부장검사로서 수많은 사건에서 증거의 엄격한 증명력을 끊임없이 확인해 왔습니다. 수사기관이 어떤 기준으로 증거의 적법성을 판단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 형사 사건으로 고민 중이시거나 중요한 증거를 합법적으로 확보하여 법정에서 활용하고 싶으시다면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의 전문적인 검토를 받으시길 권유합니다.

법률사무소 고호는 치밀한 법리 해석을 통해 의뢰인의 권리를 지키는 든든한 방패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상담 전에 아래 글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서울 부장검사 경력 변호사가 설명하는 형사 사건의 판단 구조(경찰, 검찰, 검사 feat:박사방-조주빈 사건 총괄 검사)
최근 개설한 유튜브도 방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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