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개요
전세사기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임차인들이 임대인뿐만 아니라 임대차계약 체결 과정에 관여한 공인중개사 및 중개보조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역시 임차인이 임대인의 전세사기로 인해 임대차보증금 상당액의 손해를 입게 되자, 임대차계약 체결 과정에서 부동산을 안내하고 일부 응대를 하였던 중개보조원을 상대로 미회수 임대차보증금 전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었습니다.
저희는 위 사건에서 중개보조원인 피고의 소송대리를 맡아, 원고의 청구원인 전반을 적극적으로 다툰 결과, 수억원대의 청구금액 대비 극히 소액의 지급만을 내용으로 하는 화해권고결정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냈습니다.
2. 원고 측 주장의 요지
원고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근거로, 의뢰인에게 임대차보증금 전액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의뢰인이 소속되었던 중개사사무소가 미등록 중개업체이고, 의뢰인 또한 공인중개사 또는 중개보조원으로 등록되지 아니한 무자격자라는 점
의뢰인이 무자격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중개행위를 수행하였고,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등 임대차계약상 중요사항을 잘못 안내하였다는 점
의뢰인이 자신의 계좌로 중개수수료를 지급받았다는 점
위와 같은 의뢰인의 행위가 공인중개사법 위반의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임대차보증금 미반환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 전부에 대하여 배상책임이 있다는 점
3. 본 법무법인의 주요 변론 전략
저희는 사건의 쟁점을 면밀히 분석한 후, 다음과 같은 변론 전략을 수립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였습니다.
가. 의뢰인의 공인중개사법상 지위 확정 — 중개보조원에 해당함
원고는 의뢰인을 무자격자라고 주장하였으나, 본 법무법인은 다음과 같은 객관적 자료를 통해 의뢰인이 공인중개사법상 적법한 중개보조원임을 입증하였습니다.
의뢰인이 소속되어 있던 공인중개사사무소는 대표자 공인중개사가 개업하여 중개사무소 등록을 마친 사무소라는 점
의뢰인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직무교육 과정을 정상적으로 수료한 중개보조원이라는 점
관할 관청의 중개보조원 근무사실확인서 정보공개결정통지서
이로써 "의뢰인이 무자격자로서 중개행위를 하였으니 그 자체로 불법행위"라는 원고 주장의 전제 자체가 사실과 다름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나. 중개의뢰 관계의 부존재 — 의뢰인이 속한 사무소를 통해 계약이 체결된 것이 아님
본 법무법인은 사실관계를 정밀하게 재구성하여 다음과 같이 변론하였습니다.
원고가 인터넷에 게재된 매물을 보고 최초 연락한 상대는 의뢰인이 아닌 같은 사무소의 다른 직원이었던 점
위 다른 직원이 원고와의 일정 조율이 어려워 의뢰인에게 단순 안내를 부탁한 것에 불과한 점
의뢰인은 중개보조원으로서 2~3개의 부동산을 보여주는 등 현장안내 및 일반서무 등 보조 업무만을 수행한 점
원고는 결국 의뢰인이 소속된 사무소가 아닌 임대인 측이 중개의뢰한 별도의 공인중개사(공동피고)의 중개행위를 통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의뢰인이나 의뢰인 소속 사무소는 위 계약체결에 관여하지 아니한 점
이를 통해 원고와 의뢰인 사이에 중개의뢰 관계 자체가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부각하였습니다.
다. 인과관계의 부존재
저희는 가사 의뢰인의 행위에 일부 중개행위적 요소가 있다고 보더라도, 임대인의 전세사기로 인한 손해와 의뢰인의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점 역시 주된 방어 법리로 삼고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무자격자가 부동산매매계약을 중개한 것만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고, 무자격 중개행위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하급심 판결을 적극 원용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4. 7. 25. 선고 2023가단234064 판결).
이를 토대로,
의뢰인의 단순 안내행위와 임대인의 전세사기 사이의 구체적 관련성에 대한 원고의 주장·증명이 부재한 점
보증보험 관련 안내 역시 임대인 측으로부터 "임대사업자로서 보증보험 의무가입대상"이라는 확인을 받아 그대로 전달한 것에 불과한 점
의뢰인의 보조적 안내행위가 임대인의 보증금 미반환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킨 직접적 원인으로 평가될 수 없는 점
등을 강조하여 인과관계 부존재 입증을 시도했습니다.
라. 중개수수료 수령 주장에 대한 반박
원고는 의뢰인 계좌로 중개수수료가 입금된 사정을 문제삼았으나, 본 법무법인은 다음을 입증하였습니다.
위 입금은 임대인 측 분양사무실의 요청에 따라 수수료를 대신 수령한 것에 불과한 점
의뢰인은 오히려 함께 중개에 관여한 공인중개사(공동피고)에게 자신이 받은 금액보다 더 큰 금원을 이체한 점
따라서 의뢰인이 중개행위의 대가로 수수료를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점
객관적 증빙자료인 이체내역까지 제시함으로써, "수수료 수령 = 중개행위"라는 원고의 단선적인 주장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데에 신경쓰고 대응하기도 한 것입니다.
4. 사건 결과 — 화해권고결정에 의한 종결
위와 같은 변론의 결과, 재판부는 원고가 청구한 3억원이 넘는 손해배상청구금액에 비하여 현저히 적은 소액이 500만원 지급을 내용으로 하는 화해권고결정을 하였고, 양 당사자가 이의 없이 이를 수용함으로써 사건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으로 종결되었습니다.
원고가 당초 청구한 임대차보증금 전액 상당의 거액과 비교하면, 사실상 의뢰인의 책임을 거의 인정받지 않는 수준으로 분쟁을 종결한 것으로, 의뢰인의 입장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였습니다.
5. 시사점
최근 전세사기 사건이 폭증하면서, 임차인들이 임대차계약 체결 과정에 관여한 공인중개사뿐 아니라 중개보조원, 단순 안내 직원 등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소송이 다수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 사안에서 확인할 수 있듯,
- 중개보조원의 법적 지위를 객관적 자료로 명확히 하고,
- 실제 중개의뢰 관계의 존부를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다투며,
- 중개보조행위와 임대인의 사기행위로 인한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 수수료 수령 등 외형적 사실의 실질을 객관적 자료로 입증한다면,
청구금액과 큰 차이가 나는 합리적 수준에서 분쟁을 종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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