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인도 분쟁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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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인도 분쟁의 모든 것 

최용석 변호사

건물인도 분쟁은 겉으로 보기엔 단순합니다. 임대차가 끝났으니 임차인은 건물을 비워주고, 임대인은 건물을 돌려받으면 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임대차가 정말 종료되었는지, 보증금 반환과 건물 인도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지, 임차인이 계속 점유한 기간에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지, 원상회복 범위는 어디까지인지가 함께 문제 됩니다.

그래서 건물인도 분쟁은 “누가 먼저 나가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종료 이후 권리와 의무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따져보는 구조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물인도 청구는 임대차 종료에서 시작,

기간 만료와 해지가 가장 흔한 출발점

건물인도 청구가 가장 자주 문제 되는 경우는 임대차계약이 끝났을 때입니다. 기간이 만료되었는데도 임차인이 계속 점유하고 있거나, 차임 연체를 이유로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법원도 임대차가 기간 만료로 종료되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건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고, 종료 후 계속 점유하면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차임 연체가 누적되어 적법하게 해지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임차인은 건물을 인도하고, 연체 차임 및 종료 후 점유에 따른 금원을 부담하게 됩니다(광주지방법원 2015. 10. 28. 선고 2015나52479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9. 30. 선고 2021가단5013465 판결).

기간을 안 정한 계약도 끝낼 수 있다…

해지통고 뒤 바로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간혹 별도로 기간을 정하지 않고 임대차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임대인이 해지통고를 했다고 해서 바로 계약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임대차에 대해 일정한 기간이 지나야 종료된다고 보고 있고, 건물임대차에서도 그 통고 뒤 일정 기간이 지나야 인도 문제가 본격적으로 발생합니다.

즉 건물인도 청구에서는 “해지 통보를 했는가”만이 아니라, “그 통보가 언제 효력을 발생하는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8. 5. 30. 선고 2017가단142414 판결).

재개발·재건축이라고 다 같은 건 아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뒤에는 구조가 달라진다

건물인도는 일반 임대차 종료뿐 아니라 재개발·재건축 사업 과정에서도 자주 문제 됩니다.

정비사업에서는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되면 종전 건물의 사용·수익 권한이 제한되므로, 임차권자 등은 더 이상 목적물을 계속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사업시행자에게 인도해야 하는 구조가 됩니다.

그래서 재개발·재건축 사건의 건물인도는 단순한 임대차 종료 사건과 달리, 정비사업 절차의 진행 단계가 권리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같이 봐야 합니다(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0. 11. 24. 선고 2020가단205556 판결).

계약이 없어도 청구할 수 있을까?

소유자는 무단점유자에게 직접 인도를 구할 수 있다

건물인도 청구가 항상 임대차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건물 소유자는 아무런 권원 없이 건물을 점유하는 사람에게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로서 건물 인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계약이 없거나 이미 종료되었는데도 계속 점유하고 있다면, 소유자는 “내 소유 건물을 돌려달라”는 방식으로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건물인도 분쟁은 계약관계가 끝난 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 넓게 보면 무권원 점유를 정리하는 소송이기도 합니다(부산지방법원 2020. 7. 9. 선고 2019가단339471 판결).

보증금부터 줘야 하나, 건물부터 비워야 하나?

건물인도 분쟁에서 가장 많이 다투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임대차가 종료되면 임차인은 건물을 돌려줘야 하고, 임대인은 보증금을 반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두 의무는 따로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동시이행관계에 있습니다.

즉 임차인은 보증금을 돌려받기 전까지 건물 인도를 거절할 수 있고, 반대로 임대인은 건물을 넘겨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보증금을 반환하겠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법원도 임차인의 건물 인도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는 연체 차임 등 당해 임대차에 관한 채무를 정산한 나머지 금액을 기준으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8. 7. 26. 선고 2017나42061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9. 30. 선고 2021가단5013465 판결).

짐 안 빼면 인도도 안 된 걸로 본다… 동시이행항변은 실제 반환이 전제

실무에서는 “나는 나가겠다고 했다”거나 “열쇠는 놔두고 나왔다”는 주장만으로 인도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건물 내부에 집기류나 물건을 그대로 둔 채 점유를 계속하고 있다면, 법원은 임대인이 건물을 제대로 인도받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임대인은 “건물 인도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거절하는 동시이행항변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건물인도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상대방이 건물을 자유롭게 사용·관리할 수 있을 정도로 반환되어야 문제 해결이 됩니다(대구지방법원 2024. 2. 13. 선고 2023가단114557 판결).

종료 후 계속 쓰면 돈도 따라온다… 차임 상당 부당이득이 붙을 수 있다

임대차가 끝난 뒤에도 임차인이 건물을 계속 점유·사용하면, 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에 해당하는 금전을 반환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실무에서는 차임 상당 부당이득이라고 정리합니다.

쉽게 말하면 계약은 끝났는데 계속 건물을 쓰고 있으니, 그만큼의 경제적 이익은 돌려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법원은 단순히 형식적으로 점유만 했다고 다 부당이득이 된다고 보지는 않고, 실제로 사용·수익을 했는지를 함께 봅니다.

따라서 건물을 점유하고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사용하지 못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부당이득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4. 1. 9. 선고 2023가단1963 판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8. 4. 6. 선고 2017가단108174 판결).

상가에서는 갱신 거절이 또 다른 출발점…

철거·재건축과 권리금이 함께 얽힌다

상가건물인 경우 건물인도 문제는 갱신 거절과도 바로 연결됩니다. 임대인이 철거나 재건축을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 그 사유가 적법하다면 계약은 종료되고 결국 인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다만 상가에서는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문제도 함께 생기므로, 단순히 “계약이 끝났으니 나가라”는 구조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자신이 직접 영업하겠다는 이유만으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한 경우, 대법원은 이를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1년 6개월 이상 직접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사유도 종료 시점부터 그 이유를 들어 거절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사용하지 않아야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상가의 건물인도는 종료 사유뿐 아니라, 그 종료 과정이 적법했는지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대구지방법원 2008. 7. 22. 선고 2008나8841 판결,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8다252441, 252458 판결,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85257 판결).

권리남용이라고 다 막히진 않는다… 법원은 이런 항변을 엄격하게 본다

건물인도 소송에서 임차인이나 점유자는 종종 “지금 내보내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신의칙에 반한다”, “권리남용이다”라는 항변을 합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런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차임 연체를 이유로 임대차를 해지하고 건물 인도를 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권리남용이 아니라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 물론 재개발이나 현금청산처럼 특수한 상황에서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신의칙 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결국 법원은 그 사정을 매우 구체적으로 따져 판단합니다.

즉 건물인도 소송에서 권리남용 항변은 자주 나오지만, 인정 문턱은 높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9. 8. 28. 선고 2019가단73038 판결, 부산지방법원 2019. 5. 16. 선고 2018가단17705 판결).

나가면 끝? 원상회복 범위도 분쟁이 된다

임대차가 끝나면 임차인은 건물을 단순히 비워주는 것만이 아니라 원상회복의무도 부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원상회복은 임대인이 임대 당시의 용도에 맞게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까지 포함됩니다.

다만 원상회복을 청구하려면 무엇을 어떤 상태로 회복해야 하는지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합니다. 법원은 구조와 면적 등 구체적 내용이 특정되지 않은 원상회복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건물인도 분쟁에서는 “인도”만 따로 볼 것이 아니라, 그 이후 원상복구 범위까지 함께 정리해야 뒤탈이 적습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 4. 17. 선고 2018가단233852 판결,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17. 5. 11. 선고 2017가단498 판결).

핵심은 인도·보증금·점유 상태

건물인도 분쟁은 단순히 계약이 끝났는지만 확인하면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기간 만료인지, 차임 연체 해지인지, 재개발 절차인지에 따라 출발점이 다르고, 임대차보증금 반환과의 동시이행관계, 종료 후 부당이득, 상가의 권리금 문제, 원상회복 범위까지 모두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결국 건물인도 소송의 핵심은 “나가야 하느냐” 하나가 아니라, 어떤 종료 원인 아래에서 누가 무엇을 먼저 이행해야 하는지를 구조적으로 정리하는 데 있습니다.

소송을 서두르기 전에 종료 사유, 보증금 정산, 점유 상태, 원상회복 범위를 먼저 점검해야 분쟁을 훨씬 정확하게 풀 수 있습니다.

현재 건물인도 문제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계약 종료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보증금 반환과의 관계, 현재 점유 상태, 연체차임이나 부당이득 문제, 원상회복 범위까지 함께 검토해 보셔야 합니다.

저희는 건물인도 분쟁의 구조를 면밀히 살펴 인도청구 가능성, 보증금 정산, 종료 후 금전 문제, 원상회복 범위까지 현실적인 방향으로 검토해 드리고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전에 관련 자료를 정리해 상담부터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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