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기수 변호사입니다.
최근 약사 컨설팅 사기와 관련하여 상담 문의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에 불법 컨설팅 업체들의 블랙리스트가 돌아다니고 있으나 같은 사람이 업체 이름만 바꿔 동일한 수법으로 계속해서 사기를 치고 있는 판국입니다.
이에 약사 컨설팅 사기란 도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런 사기 행각이 계속되는지, 이와 관련된 판결이나 처벌 사례가 있는지, 마지막으로 이를 예방하거나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1. 약사 컨설팅 사기란 무엇인가?
약사 컨설팅 사기는 개국을 목적으로 한 약사에게 컨설팅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컨설팅 비용 및 권리금(프리미엄) 등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수억 원을 편취하는 사기 수법입니다.
"여기 건물 3층에 5월 중으로 내과랑 이비인후과가 확정적으로 들어올 예정이에요. 의사는 3명이고 처방개수는 최소 000개 이상 보장합니다. 저희가 여기 독점권을 가지고 있어요.“
"기존 약국 자리는 아니지만 권리금 계약을 하시고 들어오셔야 합니다“
"월 조제료 0천만 원을 보장합니다. 지금 바로 계약하셔야 합니다“
약사 컨설팅 사기꾼들은 좋은 위치의 약국 상가를 소개하고, 개국에 필요한 각종 업무인 인테리어, 인허가, 수익 분석, 홍보 등을 컨설팅해준다는 명목으로 중개수수료를 훨씬 상회하는 금액을 컨설팅 비용과 권리금을 편취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컨설팅업체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정확하면 다행이지만, 추측이나 단순 예정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도 이들은 '확정적 사실'인 것처럼 약사분들을 속여 돈을 취득합니다. 컨설팅 업체에서는 약사분들에게 매력적인 정보를 주어야 계약을 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원 입점 여부, 의사 수, 입점 시기 등을 거짓으로 얘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왜 아직도 이런 사기가 기승을 부릴까?
약사 컨설팅 사기가 많은 이유는 개국하기 좋은 약국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약국은 병원의 처방수에 따라 매출에 큰 차이가 나는데, 사기꾼들은 미리 해당 자리를 선점해두거나 마치 선점해 둔 것처럼 포장하여 약사들에게 사기를 칩니다.
약사분들은 팜플과 같은 사이트에서 매물 정보를 보고 컨설팅 업체에 연락하고, 컨설팅 업체에서 제공하는 달콤하고 매혹적인 정보에 혹해 사기를 당하게 됩니다. 약사분들은 좋은 약국 위치를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기꾼들에게 거금의 컨설팅비용과 권리금을 지급하고 개국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한가지 이런 종류의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공인중개사의 경우 법적으로 허용되는 중개수수료 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컨설팅'이나 '종합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계약서 이름이 바뀌게 되면 수수료의 상한선이 없기 때문에 법정 중개수수료 이상의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인중개사라 하더라도 ‘컨설팅 계약서’라는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합니다.
3. 약사 컨설팅 사기 관련 판결이나 형사처벌 받은 사례가 있는가?
컨설팅 업체를 상대로 돈을 청구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약사 컨설팅 사기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이 가능합니다(대전지방법원 2018가단202061 판결).
두번째는 컨설팅과 관련된 내용이 이행되지 않았다면 약사가 컨설팅 계약을 해제, 취소하여 원상회복을 구하거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0가단148973).
마지막으로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었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단5291251 판결). 다만, 해당 판결에서는 약사 스스로도 해당 정보를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는 컨설팅 업체의 배상책임을 30%로 제한하였습니다.
또 하나의 쟁점은 컨설팅 업체가 실질적으로는 부동산 중개 업무만 수행하고, 공인중개사 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럴 경우 컨설팅 계약은 무효이고 따라서 컨설팅 업체가 받은 컨설팅 비용을 반환해야 합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0가단148973). 물론 실제로 종합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여 컨설팅 수수료가 정당하다고 본 판례도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단5291251 판결).
형사적으로는, 병·의원 입점 여부, 진료과목, 처방전 수는 약국 개설 의사결정의 본질적 요소이므로, 이를 “확정”으로 단정하거나 핵심 불확실성(중복 가계약, 해지 가능성, 입점 미확정, 분양권 이미 양도 등)을 은폐하면 기망성이 강하게 평가되고 처벌받게 됩니다.
특히 통상 병원 신설 또는 이전을 희망하는 의사들은 조건이 좋은 개원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여러 군데의 자리에 소액의 가계약금 또는 계약금 중 일부만을 걸어두었다가 최종적으로 그 중 한 자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그에 따라 병원 입점이 예정되었다가 무산되는 신축 상가의 사례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기꾼들은 의사들이 단순히 소액의 계약금만 지급한 상태로 최종적으로 당해 상가에 병원을 개설할 것인지 여부가 대단히 불분명한 경우에도 ’입점 확정‘ 내지 ’입점 보장‘이라는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고, 의사들이 위와 같이 중복적으로 상가 입점을 위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실에 관하여는 피해자들에게 철저히 비밀로 감추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약국의 입지조건에 관하여 오인과 착각을 일으킬 만한 허위 내지 과장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반면 계약서·면담 등으로 피해자가 불확실성을 인지했거나, ‘확정’ 표현이 당시 계약 진행 상황을 과장한 정도에 그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면 무죄 가능성이 열립니다(수원지방법원2020고단264).
4. 미연에 방지하거나 사기를 당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컨설팅 업체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정확히 확인하는게 중요합니다. 권리금 계약을 할 때 실제로 기존 임차인이 권리금을 취득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지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최근 수임한 사건에서 컨설팅 업체는 구두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가계약금만 지급하였는데, 의뢰인으로부터 권리금을 취득하였습니다. 그러나 가계약금만 지급한 상황에서는 권리금을 취득할 자격이 없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16나10954).
그리고 병원 입점과 관련해서는 해당 병원 원장과 미팅을 통해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임대인과 소통하여 병원이 실제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이상을 납부하였는지 여부도 확인하는게 좋습니다.
만약 정보 확인이 어렵다면, 계약서를 작성할 때 ‘컨설팅 업체에서 얘기하는 조건이 성취되지 않을 경우 컨설팅비용과 권리금을 모두 반환한다’는 특약사항을 기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안타깝게 사기를 당하였다면, 변호사 상담을 통해 문자나 내용증명을 발송해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을 알리는게 좋습니다. 컨설팅 업체에서는 해당 문자나 내용증명을 보고 보상액을 제안할 수도 있는데 해당 금액을 보고 향후 법적 절차를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하면 됩니다. 실제로 제가 담당했던 사건에서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컨설팅 비용과 권리금 전액을 반환받기도 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약사분들을 대신해 몇 달치 임대료를 대신 지급하겠다고 제안하는 컨설팅 업체도 있습니다.
만약 법적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면, 민사상 손해배상을 구하거나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걸 고려해보아야 합니다. 상황에서 따라서는 민사나 형사만 진행하거나 혹은 둘 다 병행해서 압박하는 방법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약사분들이 안전하게 개국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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