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법상 '채권양도 금지특약'에 위반한 채권 양도는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는데, 채권 관계에서 사적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을 강조한 판결로서 대법원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 하였습니다(2016다 24284 사건).
2. B사는 2009년 농협으로부터 광주 농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공사를 도급받으면서 '공사 이행 목적 외의 다른 목적으로 공사대금 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채권양도 금지특약을 맺었으나,공사를 끝내지 못한 채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농협은 도급계약을 해제했던바, B사는 부도 직후 하청업체들에게 공사대금 채권 일부를 양도했습니다. 그러나 B사의 채무자이자 회생관리인인 A씨는 농협에 "B사에 미지급한 기성공사대금 중 31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고, 이에 대해 농협은 "B사의 하청업체들이 공사대금채권 일부를 양수해 채권이 유효하게 양도됐다"고 맞섰습니다.
3. 이에 진행된 위 재판에서는 민법상 '채권양도 금지특약'에 위반한 채권양도가 무효인지, 유효인지가 쟁점이 됐는데, 기존 판례와 다수설은 '특약에 위반한 채권양도는 원칙적으로 무효이고, 다만 특약을 모르고 채권을 양수한 선의의 제3자인 경우 예외적으로 유효'라는 '물권적 효력설'을 택하고 있는바, 이에 따르면 B사가 하청업체들에게 채권을 양도한 것은 무효이므로, 농협은 A씨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반면 소수설인 '채권적 효력설'은 '특약에 위반한 채권양도도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다만 특약을 알면서도 채권을 양수한 악의의 양수인인 경우 예외적으로 무효'라는 입장인바, 이러한 경우 농협 측에게 유리합니다.
4. 이에 대하여 재판부는 "양도금지특약을 한 채권은 양도성을 상실하므로 이를 위반한 채권양도는 당연히 무효"라며 다만 채무자는 선의의 제3자에게는 무효를 주장할 수 없는데, B사 채권 양수인인 하청업체들은 양도금지특약이 있음을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으므로 예외에 해당하지 않고, 이어 "채권 관계에서는 사적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가 계약 내용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으므로 양도금지특약을 하면 채권은 양도성을 상실하게 되고 이는 제3자에게도 효력이 미친다"며 "이때 채권 양도는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는 것이 악의의 양수인과의 관계에서 법률관계를 보다 간명하게 처리하는 방법"이며, 또 "채권의 재산적 성격과 양도성을 제고하는 것이 국제적 흐름이라 하더라도, 현행 민법 규정상 문언의 합리적 해석범위를 넘어 이를 인정할 순 없다"며 "채권양도가 유효하다고 인정하는 국제규범이나 외국 입법례는 대부분 제한적 범위 내에서 '해석'이 아닌 '법 규정(입법)'으로 이를 규율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B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5. 얼핏 보면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도 보이는데, B사로부터 채권을 양도받은 하청업체들은 B사를 상대로 사기의 형사고소 및 민사상의 불법행위 청구도 가능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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