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연루 의심으로 인한 민사 손해배상 방어] 법률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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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

[보이스피싱 연루 의심으로 인한 민사 손해배상 방어] 법률가이드 

신도성 변호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이스피싱 등 금융 범죄에 연루되어, 단지 계좌 명의자라는 이유만으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처한 분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법적 쟁점과 대응 방법을 안내드립니다.

1. 문제 상황: 왜 계좌 명의자가 손해배상 피고가 되는가?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자신이 송금한 계좌의 명의자를 상대로 민사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계좌 명의자가 실제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원고 측은 다음과 같은 논리로 책임을 주장합니다.

  • 계좌를 타인에게 양도·대여하여 범죄에 이용되도록 하였다.

  •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거나 방조하였다.

  •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그 범행에 가담한 자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피해자에게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민법 제760조 제1항). 판례 역시 보이스피싱 범행에서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2. 핵심 쟁점: 계좌 명의자에게 실제로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는가?

불법행위 성립 요건

민사상 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고의 또는 과실, 위법행위, 손해 발생, 인과관계가 모두 갖추어져야 합니다 (민법 제750조). 따라서 계좌 명의자가 단순히 피해금이 입금된 계좌의 명의자라는 사실만으로는 손해배상책임이 자동으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과실에 의한 방조 책임의 성립 요건

계좌 명의자가 직접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과실에 의한 방조로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이에 관하여 판례는 다음과 같이 엄격한 요건을 요구합니다.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과실에 의한 방조로서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방조행위와 불법행위에 의한 피해자의 손해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며,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할 때에는 과실에 의한 행위로 인하여 해당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사정에 관한 예견가능성과 아울러 과실에 의한 행위가 피해 발생에 끼친 영향, 피해자의 신뢰 형성에 기여한 정도, 피해자 스스로 쉽게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책임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부산지방법원 2018. 11. 07. 선고 2018가합41262 판결).

즉, 단순히 계좌 명의자라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범행에 대한 예견가능성, 방조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구체적으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3. 피고(계좌 명의자)의 주요 방어 논리

범행 가담 사실 자체의 부존재 주장

계좌를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한 사실이 없고, 범행에 가담하거나 방조한 사실이 전혀 없음을 적극적으로 주장·입증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계좌 거래내역 및 입출금 기록

  • 수사기관의 불기소처분서 또는 무혐의 처분서

  • 관련 형사사건 기록

예견가능성 및 인과관계 부존재 주장

설령 계좌가 범행에 이용되었다 하더라도, 명의자가 그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알 수도 없었다면 과실에 의한 방조 책임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범행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음을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통해 입증하여야 합니다.

형사 처분 결과의 활용

수사기관으로부터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또는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경우, 이는 민사소송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됩니다. 다만, 형사상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하여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이 자동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민사 책임의 요건을 별도로 다투어야 합니다.

불법행위에 따른 형사책임은 사회의 법질서를 위반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행위자에 대한 공적인 제재(형벌)를 그 내용으로 함에 비하여, 민사책임은 타인의 법익을 침해한 데 대하여 행위자의 개인적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전보를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고, 손해배상제도는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것이므로, 형사상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침해행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형사책임과 별개의 관점에서 검토하여야 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01. 22. 선고 2019가합575504 판결).

4. 소송 대응 시 유의사항

초기 대응의 중요성

손해배상 소장을 받은 즉시 답변서 제출 기한을 확인하고, 기한 내에 적절한 답변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초기 대응이 미흡할 경우 의제자백이 성립하거나 불리한 방향으로 사건이 전개될 수 있습니다.

관련 형사사건 기록의 확보

보이스피싱 관련 형사사건이 진행 중이거나 종결된 경우, 해당 수사기록 및 판결문을 확보하여 민사소송에서 적극 활용하여야 합니다.

원고의 입증책임 확인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원고는 피고의 고의·과실, 위법행위, 손해 발생 및 인과관계를 모두 입증하여야 합니다. 원고가 이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피고는 청구 기각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5. 마치며

계좌 명의자라는 사실만으로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하려면 고의·과실, 위법행위, 손해 발생, 인과관계가 모두 갖추어져야 하며, 과실에 의한 방조 책임의 경우에도 예견가능성과 상당인과관계가 엄격하게 요구됩니다.

억울하게 소송에 휘말린 경우라면, 사건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무고함을 주장·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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