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관리단이 대규모점포관리자의 월권행위를 막을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유수완 변호사입니다.
집합건물(상가·주상복합 등)은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하는 순간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관리단이 ‘당연 설립’됩니다(집합건물법 제23조 제1항). 별도의 설립행위가 없어도 법률상 자동으로 생기는 조직이죠.
그런데 하나의 건물 안에 ‘대규모점포’가 포함되어 있으면 이야기가 복잡해집니다. 유통산업발전법은 일정 요건을 갖춘 대규모점포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거친 대규모점포관리자가 점포의 유지·관리를 위해 관리비를 입점상인에게 청구·수령하고 금원을 관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유통산업발전법 제2조, 제12조, 제13조 등).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관리단도 있고, 대규모점포관리자도 있는 경우 공용부분 관리권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공실(빈 점포) 소유자에게도 대규모점포관리자가 관리비를 걷을 수 있을까요?
오늘 소개하는 판결은, 이런 실무상 분쟁에서 관리단 권한을 명확히 확인해 준 사례입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대규모점포관리자가 공용부분을 사실상 관리하고, 공실 점포 구분소유자에게까지 관리비를 부과·징수하는 등 월권적 관리행위를 한 사안에서, 관리단의 관리행위중지청구가 이유 있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1. 사건의 경위
원고: 이 사건 건물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된 집합건물법상 관리단
피고: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2019. 1. 30. 대규모점포관리자 변경신고 완료
이 사건 건물은 재건축위원회가 결성되었고, 2017. 12. 14. 관리단집회에서 관리유지업무 중단 공고
건물 현황은 좋지 않았고, 지상 4층~8층 대부분 공실
지하 1층~지상 3층 일부 상가 운영되었으나 도시가스·전기 공급 중단, 대부분 상인 퇴거
그런데 피고는 공용 주차장 관리비를 부과하고, 공실 점포 구분소유자에게도 관리비를 징수했으며, 공용부분에 발전기·케이블 등을 설치하여 전기를 공급했습니다.
2. 관리단의 주장
관리단은 다음을 핵심으로 다퉜습니다.
① 공용부분 관리권은 관리단에게 있다. 대규모점포관리자가 공용부분까지 지배할 권한은 없다.
② 대규모점포관리자는 공실 점포 구분소유자에게 관리비를 징수할 수 없다.
③ 개정 유통산업발전법은 관리비 청구·수령 대상을 ‘입점상인’으로 명확히 한정하고 있으므로, 공실 매장의 구분소유자에게는 관리비를 징수할 수 없다.
3. 법원의 판단: “공용부분 문제도, 공실 관리비 문제도 관리단 손을 들어줌”
(1) 공용부분(주차장 등) 관리권은 누구에게?
법원은 원칙부터 분명히 했습니다.
집합건물법상 공용부분은 관리단이 관리합니다(집합건물법 제16조).
공용부분에서 발생하는 수익 역시 지분 비율에 따라 귀속됩니다(집합건물법 제17조).
반면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점포관리자의 관리대상인 ‘매장’에 주차장 등 공용부분이 당연히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고, 유통산업발전법의 입법 취지는 상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대규모점포의 적절한 운영에 있다는 점이 강조됩니다.
집합건물법상 공용부분은 구분소유자에 의한 결의에 따라 관리단이 공용부분을 관리하고(집합건물법 제16조), 공용부분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지분의 비율에 따라 취득하도록(집합건물법 제17조) 명시되어 있는 반면, 대규모점포관리자의 관리대상인 유통산업발전법의 '매장'에는 주차장 등의 공용부분이 포함되지 아니하고, 대규모점포개설자의 업무에 관하여 '대규모점포 등을 유지·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업무'라고 규정되어 있을 뿐 관리의 범위에 관하여 구체적인 규정도 없다. 또한 구 유통산업발전법(2003. 7. 30.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와 구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 제8조의2에 의하면 대규모점포관리자를 두게 한 입법 취지는 상거래질서의 확립을 위한 대규모점포의 적절한 운영에 있는 것이지 건물의 관리에 있는 것이 아니고, 구분소유자의 동의 없이 입점상인들의 동의만으로 설립된 대규모점포관리자가 공용부분 관리에 관한 사항까지 결정하는 것은 구분소유자의 소유권 행사와 충돌하게 되는 것이며, 점포구분소유자가 임차인에게 공용부분의 사용권한을 넘어서 관리권한까지 위임했다고 볼 수 없다.더욱이 집합건물 중 일부가 대규모점포가 아닌 경우까지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권이 대규모점포관리자에게 있다고 한다면, 점포소유자가 아닌 다른 구분소유자들은 공용부분 관리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방법이 없게 되어 결국 구분소유자의 소유권을 침해하게 된다. 따라서 건물 전체가 대규모점포에 해당하여 대규모점포관리자에 의해 관리되고 주차장 등의 공용부분이 대규모점포의 운영·관리에 불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물의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권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수익금은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에게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집합건물의 상당 부분이 대규모점포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7다291517, 291524 판결 참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8. 18. 선고 2020가합474 판결
위와 같이 이 사건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기에 공용부분 관리단은 대규모점포관리단이 아닌 관리단에게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중층 이상이 공실이고 저층 상가도 대다수 퇴거하여 대규모점포로서의 기능이 사실상 크게 약화된 상태였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2) 공실 점포 구분소유자에게 관리비를 걷을 수 있나?
이 부분이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법원은 2017. 10. 31. 개정으로 신설·정비된 유통산업발전법 체계를 전제로, 대규모점포관리자의 관리비 청구·수령 대상은 ‘입점상인’으로 정리되었다고 보았습니다(시행일 2018. 5. 1. 전후 체계).
즉, 입점상인이 존재하지 않는 공실 점포의 구분소유자에게까지 대규모점포관리자가 관리비를 부과·징수하려면 관리단과의 별도 약정 등 ‘특별한 사정’이 필요하고, 그런 사정이 없다면 징수 권한이 없다는 판단입니다.
피고가 근거로 든 기존 판례들은 개정 전 사안이어서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도 정리했습니다.
2017. 10. 31. 법률 제14997호로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3 제1항은 "대규 모점포 등 관리자는 대규모점포 등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관리비를 입점상인에게 청구·수령하고 그 금원을 관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가 입점상인에 대하여 관리비의 징수권이 있음을 명문화하면서도 관리단에 대하여는 어떠한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9다208953 판결 참조). 이와 같이 개정 유통산업발전법이 대규모점포관리자의 관리비 징수대상을 입점상인 으로 한정하는 규정을 신설한 점, 대규모점포관리자는 입점상인이 운영하는 매장들로 구성된 대규모점포를 유지 · 관리하는 데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구분소유자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입점상인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 설립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개정법이 시행된 2018. 5. 1.부터는 관리단과 사이에 관리비 징수에 관한 약정이 체결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규모점포관리자는 입점상인이 부존재하는 공실 점포의 구분소유자로부터는 관리비를 징수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공실 점포에 대한 관리비 징수권한이 있다는 논거로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7다83427 판결, 2016. 3. 10. 선고 2014다46570판결, 2019. 12. 27. 선고 2018다42835 판결 등을 원용하고 있으나, 위각 판결은 그 판시내용에 의하더라도 위 개정법에서 대규모점포관리자의 입점상인에 대한 관리비 등 청구권에 관한 규정이 신설되어 시행되기 전까지의 사안에 대한 것으로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 나.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앞서 본 사실을 비추어보면, 이 사건 건물 전체가 대규모점포에 해당하여 대규모점포관리자에 의해 관리되고 주차장 등의 공용부분이 대규모점포의 운영· 관리에 불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등의 사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더욱이 이 사건 건물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중층 이상이 종전부터 공실이었고 상가로 사용되던 저층 일부 역시 대다수의 입점상인이 퇴거하여 대규모점포로서의 기능도 거의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설령 피고가 갖는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점포관리자의 지위가 변경신고수리에 따라 행정처분의 공정력에 의하여 일응 유효하게 유지된다 하더라도, 이사건 건물의 주차장을 비롯한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권은 관리단인 원고에게 있다 할 것이고, 공실 점포의 구분소유자로부터 관리비를 징수할 권한도 피고에게는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8. 18. 선고 2020가합474 판결
(3) 발전기 가동 등 특정 행위의 금지
법원은 관리규약/관리운영규정의 문언과 안전 위험을 결합해 판단했습니다.
승인 없는 공유시설 변경 금지, 임의 전기시설 변경·증설 금지(관리운영규정)
건물 보존에 해로운 행위 중지·예방조치 권한(관리규약)
안전시설 미비·노후화로 발화 위험 진단, 화재의무보험 미가입
전기설비 점검 결과, 발전기와 케이블 취약·소방설비 미작동 등으로 사고 위험이 있다는 가동중지 권고
사정까지 종합해, 피고의 행위는 건물 안전과 구분소유자 재산권 침해 우려가 크므로 관리단이 중지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4. 판결의 실무적 의미
이 판결은 “대규모점포관리자 vs 관리단” 권한 충돌에서 기준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1) 공용부분 관리권은 원칙적으로 관리단
“대규모점포관리자 지위가 유효하게 유지된다”는 사정만으로 공용부분까지 넘어오지 않습니다.
‘특별한 사정(건물 전체가 대규모점포 + 공용부분이 운영에 불가분)’이 입증돼야 합니다.
(2) 공실 점포에 대한 관리비 징수는 특히 조심
개정 유통산업발전법 체계에서 관리비 청구·수령의 기본 상대방은 입점상인입니다.
공실 소유자에게 부과하려면 관리단과의 계약/규약 근거 등 명확한 법적 토대가 필요합니다.
(3) 안전 이슈는 ‘관리행위중지’에서 강력한 무기
관리규약 위반 + 안전진단/점검 결과가 결합되면,
법원이 중지 필요성을 인정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5. 정리
집합건물에 대규모점포가 포함된 경우, “누가 관리권자냐”는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관리비 부과·수납, 공용부분 운영, 안전책임까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상가관리단 소송은 법리와 실무에 모두 능통한 전문가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유수완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 전문 변호사이자, 집합건물분쟁조정위원 출신 변호사로 집합건물 분쟁, 관리단 분쟁의 전문가입니다.
더불어 유수완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과 건축기사 자격을 모두 보유하여, 건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변호사입니다.
상가 관리단소송, 관리단 분쟁, 관리인 분쟁은 유수완 변호사에게 문의 바랍니다.
유수완 변호사
Mobile. 010-2752-5782
Email. blackswanyu@naver.com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