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인테리어 공사 중 외벽·공용부분을 손대면 형사처벌 될까?
안녕하세요. 유수완 변호사/건축기사입니다. 상가 인테리어 공사를 하다 보면, “어차피 우리 점포가 쓰는 공간인데요” 또는 “철거했다가 다시 원상복구하면 되잖아요” 라는생각으로 외벽·배관·공용벽체 등을 건드리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집합건물에서 외벽과 각종 설비는 대개 공용부분에 해당하고, 이를 관리단 결의 없이 훼손·변경하면 민사(원상회복청구, 손해배상청구)를 넘어 형사(재물손괴 등)상의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관리단 집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공용부분을 손괴·변경한 경우 형사책임이 문제되는 경우를,
관련 판결을 중심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몰랐다”는 항변이 통하지 않는 이유: 법률의 착오(형법 제16조)의 한계
“관리단 결의가 필요한 줄 몰랐습니다.”
“허가 대상인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형법 제16조(법률의 착오)에 대해 “단순한 법률의 부지는 면책 사유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오래 유지해왔습니다.
법률의 착오가 적용되어 처벌을 면할 수 있으려면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행위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상 허용되어 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했고,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정됩니다.
따라서 “허가 대상인지 몰랐다”, “결의 대상인지 몰랐다”는 정도는 대개 ‘단순한 법률의 부지’로 평가되어 면책으로 연결되기 어렵습니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도1566 등 취지 참조).
2. 핵심은 ‘공용부분’인지 여부, 그리고 ‘관리’가 아니라 ‘처분/변경’인지 여부
형사책임(특히 재물손괴)이 문제되는 사건에서 법원이 먼저 보는 축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① 대상이 공용부분인가?
② 그 행위가 단순 유지·관리(보존)인지, 아니면 기존 상태에 본질적 변화를 주는 ‘변경/처분’인지?
집합건물법에 따를 때
일반적인 공용부분 관리는 통상 결의(과반수)로 가지만(제16조, 제38조), 보존행위 수준을 넘으면 논점이 달라집니다.
공용부분의 변경은 원칙적으로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 4분의 3 이상 결의를 요하고(집합건물법 제15조 제1항),
그 변경이 다른 구분소유자의 권리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면 개별 승낙까지 필요합니다(제15조 제2항).
즉, “공용부분을 건드린다” + “본질적 변경” + “특별한 영향(예: 특정 점포 가스 차단)”이면,
절차 위반이 곧바로 위법성 조각(정당행위 등) 부정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3. 관련 판례 : 관리단 결의가 있어도 ‘개별 승낙’이 없으면 위험하다
(1)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인천 남동구 B 건물 관리인이며, 피해자 C는 해당 건물 D호의 구분소유자이자 공용부분 공유자임.
피고인은 2018. 11. 20. B 건물 2층에서 G' 점포 시공 중 피해자의 동의 없이 D호에 연결된 가스배관을 절단하여 가스 공급을 중단시키고 피해자 소유의 재물을 손괴함.
이 사건은 “상가 공실률 해소·안전사고 방지”라는 명분 아래, 피해자 점포에 연결된 가스배관을 동의 없이 절단해 가스 공급을 중단시킨 사안입니다.
(2) 법원의 판단
가스배관은 전유부분에 속하지 않는 건물의 부속물로서 공용부분에 해당
배관 절단은 기존 상태에 본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행위로, 단순한 ‘관리’를 넘어 처분(또는 변경) 성격이 강함
특히 가스 공급 중단은 특정 구분소유자에게 특별한 영향을 미치므로, 집합건물법 제15조 제2항 취지상 피해자의 승낙이 선행되어야 함
그럼에도 동의 없이 절단했으므로 정당행위(형법 제20조)로 볼 수 없고,
법정절차에 의하지 않고 사전 통보도 없이 단행한 것은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난 자력구제에 불과하여 자구행위로도 볼 수 없음
결론적으로 법원은 재물손괴죄를 인정하여 벌금 7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제366조(재물손괴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가스배관은 E호부터 D호까지 연결된 것으로서 '전유부분에 속하지 아니하는 건물의 부속물'에 해당한다고 보이는바 집합건물법 제2조 제4호가 규정하는 '공용부분'이라 할 것인데, 판시 가스배관의 절단은 공유물의 기존의 모습에 본질적 변화를 일으켜 '관리' 아닌 '처분'의 정도에 이르는 것이므로(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다33638, 33645 판결 참조), 피고인 측에서 주장·제출하는 바와 같이 관리단 총회 결의가 실제로 집합건물법 및'B' 건물의 관리규약에 따른 적법한 소집 절차 등을 거쳐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설령 그 의결정족수가 충족되었다고 하더라도, 판시 가스배관의 절단은 이른바 공용부분의 철거 내지 처분에 해당하여 공용부분의 변경을 넘어선다고 볼 여지가 있는 이상 집합건물법 제15조 제2항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로 인하여 가스의 공급 중단 등 특별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피해자의 승낙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D호의 구분소유자인 피해자의 동의 없이 판시 가스배관을 절단하게 한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록 피고인으로서는 'B' 건물의 공실률 문제 해소를 위하여 노력해 온 사람으로서 , G' 점포가 순조롭게 입점할 수 있도록 최대한 공사 과정을 배려할 필요가 있었고, E호부터 D호까지 이어져 있는 가스배관을 사전에 절단하지 않으면 공사 진행 중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방지한다는 정당한 목적이 있었다고 보이기도 하지만, 피고인이 'B' 건물 2층의 대표 지위에서 피해자에게 별다른 사전통보 없이 무단으로 판시 가스배관을 절단하게 함으로써 이를 손괴한 행위는, 관리단 총회 결의가 있은 시점 및 'G'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시기(2018. 10. 4.)를 고려할 때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다른 적법한 절차를 취하는 것이 곤란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하는바, 이는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서 법이 허용하지 않는 자력구제에 불과할 뿐이고, 청구권의 보전불능 등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행위라고도 볼 수 없다.
인천지방법원 2019. 10. 18. 선고 2019고정953 판결
여기서 실무상 주의해야 할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관리단 결의가 있거나 명분이 있어도, 특정 구분소유자에게 직접적·중대한 불이익(특별한 영향)을 주는 방식이면 개별 승낙 없이는 형사 리스크가 현실화된다.”
4. 정당행위/자구행위로 빠져나갈 수 있을까? 거의 ‘요건 싸움’입니다
현장에서 자주 기대는 방어 논리가 정당행위(형법 제20조) 또는 자구행위인데, 법원은 대체로 엄격합니다.
(1) 정당행위(형법 제20조)
정당행위의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목적의 정당성
수단·방법의 상당성
법익균형
긴급성·보충성
공용부분을 물리적으로 절단·철거·손괴하는 방식은, 목적이 어느 정도 정당하더라도 수단의 상당성에서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자구행위
자구행위는 “법정절차로는 권리 보전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긴급 상황”에서의 최소한 조치라는 성격인데, 집합건물 분쟁은 대개 다음과 같은 대체적 수단이 존재하기에 “절단·철거” 같은 직접 조치는 자력구제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내용증명
공사중지가처분
점유/방해금지 가처분
손해배상·원상회복 청구
같은 법적 수단이 존재합니다.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5077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등 참조). 또한 형법상 자구행위라 함은 법정절차에 의하여 청구권을 보전하기 불능한 경우에 그 청구권의 실행불능 또는 현저한 실행곤란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6도4328 판결 등 참조).
인천지방법원 2019. 10. 18. 선고 2019고정953 판결
5. 외벽 손괴·구조 변경 인테리어의 실무 결론: 형사는 ‘재물손괴’가 출발점입니다
상가 인테리어에서 문제가 되는 행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외벽 타공(간판·배기·덕트)
구조벽 철거(내력벽/공용벽체)
공용설비 변경(배관·덕트·전기·소방)
공용공간 점유·전용
이 중 “물리적 훼손”이 있으면 형사에서는 재물손괴(형법 제366조)가 가장 먼저 거론됩니다.
그리고 “원상복구하면 괜찮다”는 인식도 위험합니다. 손괴죄는 손괴 시점에 기수가 되는 구조로 보일 여지가 크고, 사후 복구는 주로 양형(감경 사유)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사안에 따라 다툼 여지는 있습니다.
6. 체크리스트: 분쟁을 ‘민사’로 끝내려면 여기서 멈추세요
공사를 진행하는 구분소유자/임차인/시공자에게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형사로 가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공용부분 여부 선확인: 외벽·덕트·배관·전기·소방은 일단 공용가능성을 전제로 검토
관리단 결의 필요성 검토: 관리(통상결의)인지, 변경(4분의3 결의)인지
특별한 영향이 있으면 ‘개별 승낙’: 특정 점포 영업에 직접 타격(가스·전기 차단 등)이면 승낙 없이 진행하지 않기
문서화: 동의서/승낙서/결의서 + 도면 + 공사범위·원상복구 범위를 명확히
선조치 금지: “일단 하고 나중에 해결”이 형사 리스크의 전형적 트리거
상가 인테리어 소송, 상가 공용부분 변경문제, 더 나아가 공용부분 변경으로 인한 재물손괴죄는 법리와 실무에 모두 능통한 전문가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유수완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 전문 변호사이자, 집합건물분쟁조정위원 출신 변호사로 집합건물 분쟁, 관리단 분쟁의 전문가입니다. 더불어 유수완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과 건축기사 자격을 모두 보유하여, 건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변호사입니다. 상가 인테리어 소송, 상가 공용부분 변경, 재물손괴죄는 전문변호사 유수완 변호사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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