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지금 이런 상황이신가요?
피해자와 합의만 하면 사건이 바로 종결될 것이라 믿는 분
거액의 합의금을 줬는데도 경찰 조사나 재판이 계속되어 당황하신 분
반의사불벌죄가 무엇인지, 내 사건도 해당하는지 궁금하신 분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대표변호사 입니다.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갈등으로 형사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조언은 아마 "빨리 합의해라"일 것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합의는 피해 회복의 핵심이며, 법원에서도 중요하게 보는 양형 요소니까요.
하지만 변호사로서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변호사님, 피해자한테 무릎 꿇고 빌어서 겨우 합의서 받아냈는데 왜 재판에 가야 하나요?"라며 억울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돈만 많이 제시했다고 해서, 모든 사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오늘은 '합의'라는 마법 같은 단어 뒤에 숨겨진 차가운 법적 진실, 그리고 합의보다 더 중요한 '타이밍과 방식'에 대해 짚어드리겠습니다.
모든 범죄가 합의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 반의사불벌죄
반의사불벌죄 리스트와 그 법적 의미 우리 형법에는 피해자가 "이 사람을 처벌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의사를 밝히면 국가가 더 이상 처벌할 수 없는 범죄가 있습니다. 이를 '반의사불벌죄'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반의사불벌죄 리스트
폭행죄 및 존속폭행죄 (형법 제260조)
과실치상죄 (형법 제266조)
협박죄 및 존속협박죄 (형법 제283조)
명예훼손죄 (형법 제307조 제1항 및 제2항) *단, 사자명예훼손은 친고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죄 (형법 제309조)
이런 사건은 합의서가 수사기관에 제출되는 순간,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됩니다.
하지만 업무방해죄나 최근 법 개정으로 반의사불벌죄에서 폐지된 스토킹 범죄 등은 그렇게 종결되지 않습니다.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죄들은 합의를 이미 마쳤더라도 수사와 재판은 계속됩니다.
다만, 여기서도 합의는 형량을 줄여주는 양형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합의의 법적 효과를 좌우하는 합의의 타이밍
Q. 언제까지 합의해야 의미가 있을까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며, 피해자와의 합의를 하고자 하는 경우, 반드시 1심 판결 전까지 그 의사표시를 받아야 합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수천만 원을 들여 어렵게 합의했는데도 전과는 남고, 집행유예조차 못 받는 안타까운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폭행 사건에서, 1심 판결 후에 제출된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효력이 없고, 공소기각 판결을 할 수 없다고 명확히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1도3992).
제232조(고소의 취소)
① 고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③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서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한 경우에도 제1항과 제2항을 준용한다.
Q. 판결 후 합의는 아예 의미가 없나요?
이미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진 뒤에 하는 합의는, 사건 자체를 없애주지 못합니다.
다만, 형량을 다투는 양형자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피해자와 뒤늦게나마 합의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참작하여 형을 일부 낮춰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접근해야 효과적인 합의를 할 수 있는지
타이밍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접근 방식입니다. 형사합의에서 잘못된 접근은, 오히려 재판부에게 “반성 없는 피고인”으로 찍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1) 가해자의 직접 연락은 2차 가해로 비칠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문자·SNS로 연락해 “합의해 달라, 선처해 달라”고 반복하는 행위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합의 시도가 아니라 압박으로 느껴지기 쉽습니다. 실제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 측이나 주변인이 피해자의 SNS 글, 진단서 등을 인터넷에 유포하거나, 합의를 강요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다시 공격한 행위가 민사상 2차 가해 책임으로 인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나아가, 스토킹·성범죄 사건에서는 직접 연락을 시도한 것 자체가 접근금지 위반, 추가 스토킹 행위로 평가되어 구속사유가 되기도 합니다. 이 경우 “합의하려고 연락했다”는 변명은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발언은 재판부가 매우 부정적으로 보는 전형적인 ‘2차 가해’ 유형인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이 정도 가지고 너무하는 거 아니냐”
“합의 안 해주면 나 감옥 간다, 책임질 거냐”
“합의 안 해주면 너도 기사 나온다”
2) 변호사를 통한 정중한 ‘대리 합의’가 안전합니다.
실무에서는 변호사를 통한 합의 절차를 강력히 권합니다. 피해자의 연락처, 거주지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직접 알 필요가 없고, 연락 내용도 변호사가 정리해 법원이 보아도 무리 없는 수준의 제안과 사과로 통제할 수 있으며, 합의서·처벌불원서 양식, 제출 시기, 방식까지 형사소송법에 맞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어떻게 합의했는지의 절차의 적절성 여부에 대하여 판사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합니다.
변호사를 통해 예의를 지키며,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는지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를 재차 자극하거나 모욕하지 않았는지
합의금 액수가 아니라, 진정한 사과와 피해회복 노력이 보이는지
지금까지 합의의 타이밍과 방식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요약하자면,
반의사불벌죄에서 합의의 시한은 1심 판결 선고 전까지입니다. 이 시점을 넘기면 사건을 끝내는 효력은 사라지고, 단지 형을 줄이는 참고자료에 그칩니다.
합의의 방식에서 가해자의 무리한 직접 접근은 2차 가해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양형에 불리하거나, 성범죄·스토킹 사건에서는 구속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변호사를 통한 정중한 대리 합의, 피해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절차, 진정한 사과와 피해회복 노력이 결국 판사가 보는 “진짜 반성”의 증거입니다.
형사사건 합의의 타이밍과 방식으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스스로 판단해 무리하게 움직이기보다는
초기 단계에서 형사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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